에너지이용효율·설치 공간 유연성이 최대 장점
소비자 인식 확대·대량생산 통해 가격 낮출 것

[이투뉴스] 김치냉장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 각 가정에는 이미 냉장고가 보편화돼 있었다. 기존 냉장고가 있음에도 김치냉장고가 급속도로 퍼진 데에는 강남을 중심으로 한 중산층 가정주부의 힘이 컸다.

시장 초기 가격이 비쌌지만 제품의 효과를 직접 경험한 사람이 늘어나자 몇 년 안 돼 입소문이 나고 곧 가격경쟁력을 갖추면서 혼수에 빠질 수 없는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 퓨얼셀파워 1kw급 일체형 연료전지 쎌빌.
전력다소비건물 집중 공략… 이미지 제고 '시급'
연료전지 업계에서는 김치냉장고의 사례가 제품에 대한 고객 인식 확대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고 말한다. 전력사용량이 많은 건물과 주택에 우선적으로 보급함으로써 소비자가 연료전지의 효용성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연료전지는 높은 에너지효율과 편리성, 경제성 등에 비해 소비자 인식이 낮은 편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시스템으로 국내에서는 건물·가정용이 보급 단계에 있다. 최근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도입으로 발전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선박이나 자동차에 탑재해 동력으로 사용하는 수송용 연료전지는 기존 전통 에너지시장의 견제로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퓨얼셀파워와 GS퓨얼셀이 건물·가정용, 포스코에너지와 두산중공업이 상업·발전용, 현대자동차가 수송 부문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도시가스를 수소로 변환해 사용하고 있으며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하기 때문에 타에너지원에 비해 kW당 에너지 생산량과 이용률이 월등히 높다.

연료전지는 사용하는 전해질에 따라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와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등으로 구분된다.

국내 기업들은 중·소형 용량의 PEMFC와 발전용에 주로 사용되는 MCFC에 주력하고 있으며 전 분야에 고루 활용이 가능해 차세대 연료전지로 주목 받고 있는 SOFC는 개발단계에 있다.

PEMFC는 가동에 걸리는 시간이 짧고 부피가 작아 도심에 위치한 가정이나 건물용, 수송용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가정용 연료전지시장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의 모니터링 사업을 거쳐 올해까지 3년간 시범보급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본격적인 양산 및 보급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매년 보급 수량을 늘리겠다는 당초 정부의 계획이 모니터링 사업 이후 200~300대 수준에 머물면서 시장이 정체됐다. 게다가 1kW급 기준 약 5000만원에 이르는 높은 판매단가 때문에 대량 생산이 이뤄지기 전에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1kW급 연료전지는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에서 75%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자체 지원 10%를 포함해 모두 약 85%를 보조해 소비자 부담 비율은 전체 금액의 15% 정도다.

업계에서는 연료전지의 장점이 확실하기 때문에 소비자 인식이 확대된다면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크 수요관리 장점… 공공·민간 건축물 시장 '기대'
국내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전문업체인 퓨얼셀파워(대표 신미남)는 1kW 보급이 정체되자 가정용 연료전지의 시장 확대를 위해 새로운 전략을 펴고 있다.

퓨얼셀파워는 최근 PEMFC를 다세대 주택에 공급하기 위해 10~20kW로 규모를 키워 다세대 주택에 공급하는 중앙공급식 연료전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다수의 가정이 누진제 적용으로 월 평균 300~450kWh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세대에 중앙공급식으로 공급해 각각의 패턴에 따라 경제적인 사용을 유도하는 것이다.

1kW 가정용 연료전지는 월 600kWh 이상 사용할 때 가장 경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1kW 제품은 전력 다소비 가정을 대상으로 보급하고 일반 가정은 다세대 개념으로 공급하는 다각적인 전략으로 보급 확대에 나섰다.

신미남 퓨얼셀파워 대표이사는 "연료전지는 높은 에너지 효율과 공간 제약이 적은 장점을 기반으로 다양한 주택형태에 적용이 가능하다"며 "특히 퓨얼셀파워의 가정용 PEMFC는 지능형 시스템을 채용해 가정의 생활패턴을 인지하고 능동적이면서도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설치의무화제도도 연료전지 보급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공공기관이 신·증·개축하는 연면적 1000㎡ 이상의 건축물에 대해 예상에너지사용량의 1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도록 의무화한 이 제도에 효율과 설치공간의 장점을 바탕으로 한 연료전지가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PEMFC는 신속한 온·오프가 가능해 수요관리를 위한 에너지원 다변화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며 "공공건물에 설치할 경우 전력 피크 시간에 빠르게 대처해 건물의 계약전력 사용을 낮출 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전력수요를 관리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민간건축물의 에너지효율 향상과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 등 관련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건물용 연료전지의 강점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중·소형 연료전지의 보급이 활성화될 경우 대량 생산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건물용 연료전지 하나에 사용되는 부품은 약 1400개로 관련 부품·소재 중소기업군이 매우 넓기 때문이다.

신미남 대표는 "연료전지에 대한 도시가스 전용요금제 신설이나 정부의 정책지원, R&D 등 다양한 업계 이슈가 존재하지만 결국 소비자 인식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부 지원에만 매달리기 보다는 우선 기업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고 각자의 노력이 보태진다면 결국 소비자가 먼저 연료전지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연료전지의 장점을 인식하면 다음은 건축설계·건설사가 시공에 반영하게 되고 정부보조금 없이도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상업·발전용 연료전지인 MCFC에 주력하고 있는 포스코에너지(사장 오창관)는 최근 10kW급 건물용 SOFC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미 국내 MW급 MCFC발전소에 시스템 공급 및 합작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와 함께 효율, 경제성, 수명, 크기 등에서 획기적인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인 SOFC를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오는 2013년과 2015년에 각각 건물형 10kW급과 50kW급 SOFC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부민 기자 kbm02@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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