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얼마전 올해 원유수입액이 8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리나라 수입총액의 3분의 1에 이르는 규모다. 바꾸어서 얘기하면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를 외국에 팔아서 벌어들인 외화를 원유를 도입하는데 모두 쓰고 있는 셈이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유지하는데 어쩔수 없이 들여야만 하는 비용이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규모의 소중한 외화를 원유 수입에 쓰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고민하는 사람이나 집단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액이 급증한 것은 올들어 국제원유값의 급상승에 큰 원인이 있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석유값이 크게 오르리라는 것은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였다. 일각에서는 지금도 국제석유값이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서서 2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석유값이 급등하는 것은 주요 산유국인 중동 정세의 불안에도 기인하지만 보다 본질적으로는 석유 부존자원이 무궁무진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석유채굴비용이 눈덩이 처럼 점점 불어나고 있다. 대체로 2020년에서 2030년 사이에 석유생산량은 절정에 이른뒤 점차 감소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한다.


석유자원의 고갈은 곧 산업혁명후 찬란한 인류문명사를 견인해온 화석연료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 현재 인류문명의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가 없다고 가정해보자. 수없이 들어선 고층빌딩과 아파트 촌. 그야말로 인류의 대재앙이 아닐수 없다.


일찌기 한 인류학자는 어떤 시대의 문명이든 에너지 이용능력에 따라 그 명운이 좌우된다고 갈파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말 현재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석유수입 규모는 7번째다. 에너지에 비상한 관심과 시간, 노력을 쏟아야할 이유다.


세계적으로 수없이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은 새로운 에너지 원(源) 창출을 위해 부심하고 있다. 지금 이시간에도 화석연료시대 이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밤잠을 자지않고 피와 땀과 눈물을 쏟고 있다.


대체로 새로운 에너지 자원은 물에서 얻을 수 있는 수소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인간은 반드시 화석연료 시대 이후의 에너지 자원을 확보할 것이라는 데 많은 사람이 의견을 같이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반도체를 비롯해 세계 최강의 IT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로 이제 싹을 틔우고 있는 태양광과 풍력 등에 IT 기술을 접목한다면 우리나라도 새로운 시대의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수소 에너지 이용에 선두를 달릴 수도 있다고 본다.


새 에너지 원을 개발하고 활용하는데 선구자적 위치를 고수하고 시장을 장악해 나간다면 우리는 에너지 강국 코리아를 넘어서서 동북아 문명을 창출할수도 있겠다는 꿈을 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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