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증가 및 국제 제품가격 인상 기인…환율 하락 영향은 미비

올해 석유제품의 수출액은 물량 증가 및 국제 제품가격 인상으로 인해 지난해와 비교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석유제품 수입액도 납사 및 벙커C유 수입증가와 수입단가의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 대비 약 27%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의 석유제품 수출물량은 지난해 수출물량의 81%를 차지, 무난히 지난해 수준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올해 4분기의 경우 생산 증가로 인한 수출여력 증가, 동절기 진입 및 경질제품 가격강세가 전망됨에 따라 올해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해보다 10% 내외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나리 석유공사 국내조사팀 대리는 "중국의 경제 성장세 지속도 석유제품 수출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러나 올해 4분기 수출 채산성은, 지난달 현물시장에서의 두바이가격이 올해 최저치를 기록하고, 지난 9월 이후 원유와 제품간 가격차이가 줄어드는 등의 원인으로 다소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물량의 증가도 있었으나 수출단가 강세로 인해 지난해 1년간의 수출금액을 초과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내수는 오히려 경기둔화 및 고유가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오대리는 "석유소비가 둔화된 결과 총에너지 소비 가운데 석유의 비중은 꾸준히 감소되는 추세"라고 말하고 "이는 산업 및 수송부문을 제외한 전부문에 걸쳐 타에너지원으로의 대체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의 환율 하락이 일반 제품과는 달리 석유제품 수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와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석유제품 수출에 환율의 영향보다는 최근의 유가변동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이들은 "석유제품 수출은 국내 공급분을 제외하고 싱가폴 현물시장을 통해 내놓는 것"이라며 "현물시장을 통해 실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며 국제유가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석유제품 수입 8.2% 증가
올해 1~9월까지의 석유제품 수입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2% 증가한 1억4060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석유제품 수입량의 66.9%를 차지하는 납사 및 국내생산이 감소한 벙커C유의 수입증가에 기인한다는 게 석유공사의 설명이다. 특히 석유제품 수입물량 및 수입단가 상승으로 수입금액은 지난해 보다 39.3% 상승한 85억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석유수입사들의 석유제품 수입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1.7% 감소한 반면 LPG 수입사 및 정유사 등의 수입은 크게 증가했다.


반면 올해 수입된 석유제품은 중동지역에서 전체 수입물량의 64.6%인 9090만배럴이다.

 

오대리는 "중동지역에 대한 의존은 지난해 70.3%에 비해 비중이 다소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 매출 증대
올해 1~9월까지의 석유제품 수출은 국제 석유제품가격 인상으로 인한 수출여건 호조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4.5% 증가된 2억1320만배럴을 기록했다. 수출단가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6.21달러 상승한 배럴당 73.14달러였으며 월별로는 지난 7월에 사상최고 수준인 배럴당 79.34달러를 기록했다.


오대리는 "이란 핵문제, 이스라엘-레바논 충돌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증대와 더불어 나이지리아 공급차질 심화로 인해 7월중 현물시장에서 두바이유가가 월별 최고수준인 배럴당 69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등 국제 원유가가 크게 상승한데 기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 제품들의 수출단가도 하반기 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등유·경유·항공유 등 경질제품들의 수출단가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수출단가가 가장 높았던 제품은 항공유로서 배럴당 84.35달러에 달했고 반면 가장 낮았던 제품인 벙커C유도 배럴당 51.97달러를 기록했다.


아울러 휘발유 및 항공유 수출증가에 힘입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4.4% 증가한 2억1250만배럴을 기록했다는 게 석유공사의 설명이다. 정유사 이외에도 석유화학사들의 부산물인 액화석유가스(LPG) 수출 및 석유수입사들의 수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대리는 "SK의 경우 올해 3분기중 휘발유·항공유·경유 등 경질제품 수출액 급증에 힘입어 수출금액이 석유사업매출 4조5284억 가운데 53%를 차지해 처음으로 내수판매액을 앞지르기도 했다"며 "정유사들은 높은 국제 제품가격으로 인한 수출증가를 통해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1.4% 증가한 6460만배럴을 기록했으며 주로 벙커C유 및 항공유가 수출됐다.

 

특히 벙커C유의 경우 중국은 액화천연가스(LNG)로의 대체가 많이 이뤄지지 않아 발전용으로 수출됐으며 등유·경유를 생산하기 위한 2차 정제용으로도 주로 수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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