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추기술의 진보, 세계 자원판도를 바꿀 것인가
시추기술의 진보, 세계 자원판도를 바꿀 것인가
  • 정우진
  • 승인 2012.05.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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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우진
에경연 선임연구위원
[이투뉴스 / 칼럼 ] 석유와 가스의 시추기술이 크게 진보하면서 기술혁명이 세계 에너지 판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미국에서 발전된 수평시추-수압파쇄 시추기술이 셰일가스의 생산비용을 크게 낮추면서 가스의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다.

바다속 깊은 심해지역 역시 시추기술이 발전하면서 미국의 멕시코만과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을 중심으로 석유와 가스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셰일가스의 경우 암석층에 갇혀있기 때문에 생산비가 기존 가스보다 크게 높아 그동안 거의 유효 자원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에너지이다. 심해 광구 역시 1500∼3000m의 해저로부터 다시 3000m 이상 아래에 있는 암염하층(pre-salt)을 관통해야 채굴하는 유전지대로서 그동안 심해의 고압과 고열로 석유생산이 어려웠던 지역이다.

셰일가스를 비롯하여 오일샌드, 오일 셰일 등 비전통자원은 매장량이 전통 석유와 가스의 매장량 이상으로 풍부할 뿐만 아니라 대규모 에너지 소비국인 북미나, 유럽, 중국 등에도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라이스대 베이커 연구소 등 일부 전문기관들은 비전통자원이 중동과 러시아 등 기존 자원패권국들의 영향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셰일가스의 경우는 미국을 가스수입국에서 잠재적 가스수출국으로 변화시켰다. 북미의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헨리 허브(Henry Hub) 가격도 약 2년전 백만 btu 당 6∼8달러선이었으나 현재는 2.5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석유는 배럴당 70∼80달러선에서 110달러 수준으로 상승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불과 몇년전 전문가들 사이에 논쟁이 되었던 오일 고갈설이나 오일 피크론도 셰일가스 생산이 증가하면서 이제 머나먼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일부에서는 셰일가스의 시추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오일샌드나 오일셰일 등 비전통석유의 채굴기술도 발전하여 생산비가 낮아지고 석유공급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비전통자원이 확대되면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추기술의 발전이 세계 에너지 판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이 실현되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많다.

비전통석유의 생산비가 기존 석유와 경쟁할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아직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이다. 미국에서 셰일가스의 생산비는 낮아졌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생산비가 낮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셰일가스 부존국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지층구조가 미국과 달리 복잡하여 생산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주요 부존지역이 사막지대에 위치해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셰일가스 시추기술인 수압파쇄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분석들이 많다.

또 셰일가스 시추시 사용되는 화학제품의 환경오염 문제들이나 대량의 물을 사용하는 것들도 아직은 논란의 대상이다.

이 때문에 유럽은 대다수 국가들이 여전히 셰일가스의 생산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증가로 천연가스 가격이 2달러대로 낮아졌지만, 이미 많은 천연가스 생산기업들이 적자에 시달리면서 문을 닫는 광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시장이 다시 재편되면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유가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시추기술 발전으로 비전통자원이나 심해 광구의 석유가 크게 늘어나면서 많은 희망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현시점에서는 과한 기대보다는 냉철한 판단으로 국제 시장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대응해 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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