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에너지 산업 국유화, 토지개혁 등 자신의 주요 정책에 대해 보수파 의원들이 제동을 걸자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수파 ‘포데모스’(우리는 할 수 있다란 뜻) 정당이 현 정부 발의의 광범위한 토지개혁 법안 저지를 위해 ‘상원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더욱 중요한 에너지 부문 국유화 조치의 완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또 상원 회의 일정을 물리적으로 막는 보이콧 결의는 외국 에너지 대기업들과 극적 타결을 본 새 계약의 공식 승인을 포함해 여러 중요한 의안들을 ‘볼모’로 잡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앞서 모랄레스 정부는 에너지 국유화 조치 6개월만인 지난달 28일 외국 기업들로부터 볼리비아 내 사업통제권을 넘겨받는 데 성공했다.
이날 모랄레스는 “(보수 정당이) 이전에도 국유화를 거부했고 지금은 보이콧을 통해 국유화 조치의 완결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새 계약을 승인하지 않으면 앞으로 볼리비아를 위한 새 투자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소 14명이 출석해야 상원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는데 포데모스는 상원 전체 27석 가운데 13석을 확보하고 있다. 모랄레스의 사회주의운동당 상원 의석은 12석이고 나머지 2명은 소수파 야권 의원들이다.
또한 볼리비아 9개 주 가운데 6개 주의 주지사는 지난 19일 모랄레스 대통령이 인기영합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민주주의 수호 차원에서 모랄레스 정권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들은 특히 하원 전체 255개 의석 가운데 142석을 차지하고 있는 사회주의운동당이 급진적으로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에 반대한다고 밝히고 하원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개헌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주민 출신으론 처음으로 대통령에 오른 모랄레스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남미 좌파 포퓰리스트 지도자의 한 축을 이루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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