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산업 불모지서 국내 최초 공작기계 개발
故권승관 회장 '덕인정신' 계승 동반성장 실천

[이투뉴스] 공작기계 대표기업 화천(회장 권영렬)이 올해 창사 60년을 맞았다. 화천은 공작기계를 개발·제조를 기반으로 각종 기계류의 소재 및 부품 생산, 자동차 핵심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기계 산업 전문기업이다.

공작기계란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 모든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국가 기간산업 가운데 하나다.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대부분의 공산품들은 공작기계를 거쳐 생산된다. 자동차와 가전제품, 휴대전화 등 라인을 통해 제조되는 제품들은 공작기계로 금형을 만든 후 개별 디자인을 통해 상품화 되는 것이다.

◆끊임없는 제품 개발 통해 고객만족 실현
'화천이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제품이 아닌,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한 고객 만족입니다.'

이 한 문장에는 화천이 내세우는 경영철학이 모두 담겨 있다. 60년 전통의 화천이 공작기계 시장에서 대표기업으로 평가 받는 이유는 비단 반세기 이상의 역사와 전통 때문만은 아니다. 끊임없는 혁신과 독자적인 제품 R&D가 지금의 화천을 만들었다.

실제로 화천은 공작기계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국내 최초로 NC(수치제어) 선반, CNC 밀링머신을 개발했다. NCTC 밀링머신, PC-NC 밀링머신 등 '최초'란 수식어가 붙는 공작기계 개발 성과들은 화천이 국내 공작기계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화천은 1952년 설립돼 공작기계 전문 생산기업인 화천기공과 화천기계, 서암기계공업, Fn-Guide, TPS코리아 등 5개 법인으로 구성돼 있다. 또 미국에 화천아메리카와 화천USA, 독일에 화천유럽, 싱가포르에 화천아시아 등 4개 해외 현지 법인을 비롯해 전세계 32개 대리점 망을 거느리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공작기계 기업이다.

현재 국내 공작기계 시장은 대기업의 영향력이 우세한 상황이다. 화천과 함께 산업 초기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이 1980~1990년대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대기업에 흡수 합병됐기 때문이다.

화천은 이러한 시장판도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창업자 故권승관 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 받아 공작기계에 대한 열정을 기반으로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몰두했다. 국내외 대기업과 함께 세계 공작기계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의 공작기계 대표기업이라는 호칭에는 화천의 열정과 노력이 그대로 녹아있다.

반세기 공작기계 기술의 노하우가 결집돼있는 기술개발연구소는 1989년 설립 이래 각종 기계관련 기술의 개발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CNC 공작기계와 자동화 시스템, 주조, 정밀계측, 제어 기술 등의 기반기술과 이를 활용한 가공 및 생산기술 등이다.

◆60년 역사 비결은 임직원·협력사와의 '신뢰'
화천의 60년 역사 속에는 대내외적으로 쌓아온 '끈끈한 신뢰'가 자리하고 있다. 권영렬 회장은 기업의 성장은 CEO 홀로 이뤄내는 게 아니라 회사 임직원 및 협력사들과의 유기적인 협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천과 함께 살아오면서 한 결 같이 느껴온 것은 공작기계에 대한 임직원들의 남다른 열정이었다"면서 "화천의 임직원들에게 회사가 보답할 수 있는 모든 가치는 구성원들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에게 '노사분규'란 단어는 생소하다. 기업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직원들에게 신뢰를 준다면 심각한 분쟁은 애초에 생길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의견차이가 생기기 마련이고 크고 작은 갈등이 빈번한 게 사실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있다면 갈등 따위는 오래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화천은 노사분규가 없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말뿐인 신뢰가 아니라 현장에서 실천하는 신뢰경영의 결과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기업 간 동반성장, 상생경영 등은 화천에서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들이 서로 믿고 도움을 주고받는 것, 이는 화천이 '덕인정신' 아래 이미 오래전부터 실천해오던 신뢰경영이기 때문이다.

화천의 기업정신은 '덕인(德人)'이란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60년 동안 한 우물에 전념하면서 공작기계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많은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 화천의 임직원들은 현재 업계에서의 회사 입지가 자신들만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외부 거래처들의 꾸준한 신뢰에 대해 기술과 품질로 보답하고 있다. 

권 회장은 "화천은 거창하게 기업 늘리는 법에 익숙하지 않다"며 "한 때 유수의 기업들이 부동산 투기와 문어발식 계열사 불리기에 급급했을 때도 화천은 정직·끈기·성실의 사훈을 지키면서 묵묵히 공작기계 외길을 걸었다"고 자부했다.

화천을 믿고 도움의 손길을 나눴던 사람들에게 기업의 외형적 규모로 보답하기 보단 혁신적인 공작기계 제품으로 신뢰를 쌓아간다는 신념에서다. 오랜 세월 습관처럼 노사간, 기업간 쌓아온 신뢰구축은 화천 직원들에게는 기본 강령으로 인식돼 있다.

한편 화천은 최근 해외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쌓아온 탄탄한 기업신뢰도를 기반으로 세계 공작기계 시장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서남아시아, 남미 등지에서 화천의 기술력과 품질을 직접 경험하고 인정한 기업들이 한국에서 화천의 역량을 높이 평가해 매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2 국제공작기계전 참가… 바이어 시선 집중
화천은 지난 4월 개최된 2012 서울국제공작기계전(SIMTOS 2012)에서 신개념 미래형 융합기술을 구현한 세계 최초의 스마트머신 '화천 SMART-Ua'를 선보였다.

'SMART-Ua'는 공작기계의 오랜 숙원인 생산성과 효율의 극대화를 실현하기 위해 공정의 단순화 및 최적화된 생산체계를 시스템 내부에 접목해 생산성 향상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어디서나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초간편 버튼방식 기술을 도입, 초보자도 손쉽게 기계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기술인력의 절대적인 필요와 의존 상황을 기초 인력으로 대체 활용할 수 있다. 또 기존 기계 대비 400% 이상의 생산성 향상 및 고효율을 실현했다.

회사 관계자는 "화천은 지난 제15회 서울국제공작기계전시회에서 가장 주목 받는 신제품 및 신기술로 관람객과 국내외 바이어들이게 최고의 찬사와 호응을 받았다"며 "이는 설립 이래 다른 분야에 한눈팔지 않고 우리나라 자본재 산업의 핵심인 공작기계 산업에만 매진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화천의 이 같은 기업 활동은 국가와 지역사회의 건전한 '기업시민'으로서 자리매김하는 발판으로 우리나라 공작기계를 대표하는 신뢰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현재의 국내 공작기계 대표기업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노력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부민 기자 kbm02@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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