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④] 폭탄돌리기 가격정책 벗어나 원칙 지켜야
[기획연재④] 폭탄돌리기 가격정책 벗어나 원칙 지켜야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2.06.04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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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한전, 열-한난 기준’ 공룡사이서 질식사 위기
자본전액잠식·가스공급 중단 등 CES회사 가장 심각

에너지가격 이대론 안된다 / 집단에너지분야
[이투뉴스] 경기 양주 고읍지역에 열과 전기를 공급하는 구역전기사업자인 경기CES의 열병합발전소에 지난 5월 가스공급이 끊겼다.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분 가스요금 33억5000만원을 내지 못하자 주주사이기도 한 대륜E&S가 가스공급을 중단한 것이다.

자본금 134억원인 경기CES는 현재 남은 자본금이 제로, 0원이다. 경제학용어로 완전자본잠식 상황을 맞은 것이다. 아니 지급하지 못한 공사대금 및 가스요금까지 고려할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할 수 있다. 부채만 남아있는 이 회사는 직원 월급도 겨우 마련하고 있다.

일반 사기업이라면 벌써 청산해야 할 부실덩어리지만 경기CES는 여전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열과 전기 등 주민들의 기본 인프라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열은 다행히 하절기라 HOB를 잠깐씩 돌려 공급하고 있고, 전기는 한전에서 받아와 재판매하고 있다.

국내 최대 CES업체인 수완에너지 역시 지난해 658억원 매출에 230억원의 손실을 봤다. 적자규모가 매출의 3분의1이 넘는다. 2010년 524억원 매출, 141억원 손실에 이어 적자규모가 더 커졌다. 부산정관에너지 역시 지난해 매출은 123억원에 불과하고 216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 외에 소규모 CES사업자들 역시 지난해 수십억원씩 손실을 입었다.

■ 정부 가격통제가 사업자들 손실로 연결
‘황금알 낳는 거위’라며 한때 많은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던 CES사업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전기는 한전, 열은 지역난방공사라는 거대 공기업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이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최근 들어 전기와 열요금이 한 번도 제때,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LNG가격은 계속 오르는 등 연료비 부담은 커지는데 반해 정부가 전기와 열요금을 통제하다 보니 그 사이에 낀 민간사업자들만 죽어나는 꼴이다. 심지어 2008년에는 국민세금으로 추경예산까지 편성, 한전과 가스공사 적자를 보전해줬다. 사기업인 집단에너지 및 CES사업자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물론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포화수요시기가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는 점과 장밋빛 전망을 앞세운 무리한 투자도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내부요인 보다 연료비 변동 등 외부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현실에서 정부의 무분별한 에너지가격 통제는 고스란히 사업자들의 손실로 연결됐다는 지적이다.

집단에너지사업자 역시 한난과 GS파워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난과 GS파워 역시 전기를 분리한 열부문에서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상요인이 발생해도 정부가 열요금 조정을 미루거나 일부만 해준데서 비롯됐다.

■요금결정 사업자가, 정부는 철저한 검증
최근 열요금 조정 과정에서 사업자들이 정부 사전승인을 받지 않은 채 단체로 열요금 인상신청을 한 것도 결국 이같은 이유에서다. 정부를 믿고 요금을 맡기기에 한계에 부닥쳤다는 것이 사업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법규를 벗어난 비정상적 통제가 집단에너지사업 전체의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해법은 요금결정은 사업자가 하되, 정부는 이를 철저히 검증하고 감시하는 형태의 가격결정시스템 밖에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법과 제도는 연료비 연동제와 열요금 신고제를 통해 이미 그렇게 하도록 오래 전에 만들어져 있다. 원칙은 지켜졌을 때 원칙이지, 지켜지지 않으면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더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자별 원가에 입각한 개별요금제로 가야 한다는 지적도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각열, 발전수열, 발전소 규모 등 원가구조가 현저하게 다른 사업장을 한 가격으로 묶을 경우 상위 사업자는 과다이익을, 하위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일한 재화인 열 가격이 지역·사업자별로 다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민원 해소방안이다. 주민 설득을 위해선 열요금검증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시민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는 등 성의를 보이고 신뢰를 쌓는 방법밖에 없다. 민원을 두려워하지 말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결국 사업자 몫이다.

지역난방공사의 한 간부는 "수요대비 턱없이 전기가 부족한 현실에서 분산형 전원으로서 장점뿐 아니라 에너지이용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집단에너지사업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돼선 국가 에너지사업 전체에 큰 손해"라면서 "지원을 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가격으로 발목을 잡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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