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중국 수입 원유 45%가 아프리카산

중국의 석유 확보에 대한 집념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잘 드러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원유 수입 중 아프리카 원유도입 비중이 30%에 이르고 있으며 오는 2025년경에는 그 비중이 4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의 아프리카 자원개발은 석유 등 에너지 자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광물, 면화, 목재 등 각종 원자재를 망라하고 있다.


박영호 대회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연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대대적인 원조공세를 앞세운 중국의 아프리카 접근전략은 경제 진출 차원을 뛰어넘어 국가적 영향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으며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에 대해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아프리카 접근에 있어 이미 서방국가들보다 월등히 우월한 지위를 확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집념의 석유 확보 전략=중국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요인과 석유 수급 불안정에 대비해 세계 전 지역을 대상으로 석유 공급처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 중 아프리카 지역에서 성과가 가장 잘 실현되고 있다. 박전문연구원은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석유조달문제가 자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자 원조 제공 및 정상방문 등을 앞세워 아프리카 자원개발에 주력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아프리카 원유 도입액은 120억달러에 달했으며 중국 전체 원유수입액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최대 석유공급원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의 1.5배에 해당하는 규모라는 게 박전문연구원의 설명이다.


특히 중국의 아프리카 공략은 상대적으로 자원의 패권주의가 덜한 아프리카 신흥 산유국을 집중공략하고 있는 형국이다. 예건대 중국은 지난 2004년 4월 유엔 안보리에서 대규모 인종 학살이 자행되고 있는 수단에 대해 경제제재안을 상정하려 하자 거부권을 행사하고 대규모의 자금을 수단 석유산업 투자했다. 그 결과 중국은 수단 남부지역에서 유전 개발 및 정유산업 그리고 송유관 건설 등에 이르기까지 석유산업 전반을 사실상 독차지하고 있다.


◆개발욕구가 충족된 아프리카=많은 아프리카 국가는 중국과의 협력 강화가 자국의 개발욕구를 충족시켜주고 경제발전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올해 9월 발간된 세계은행 보고서 '아프리카의 비단길: 중국과 인도의 새로운 경제 지평'에 따르면 중국과의 경제 교류 강화로 아프리카 경제의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며 이는 아프리카 성장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전문연구원은 "아프리카의 주력 수출상품인 원유, 광물, 원자재 등 1차 상품의 가격상승으로 교역조건이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아프리카 독재국가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이러한 아프리카 접근은 서방국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자원공략에 대한 서방의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많은 서방언론은 중국이 원조공세를 앞세우며 아프리카 자원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중국의 접근을 경계하고 있는 것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아프리카의 협력은 '자원확보'=중국·일본·인도 등 우리의 주변 경쟁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아프리카의 잠재적 가치에 주목하고 다양한 협력채널과 개발원조 등을 앞세우며 아프리카 개발에 주력해오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에게 있어 아프리카는 그동안 사실상 불모지로 방치되어온 측면이 없지 않았으며 그 결과 협력대상에서 늘 멀어져 있었다는 지적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아프리카가 이미 글로벌 경쟁무대로 변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아프리카의 잠재적 가치에 주목하고 이에 걸맞는 외교적 노력과 협력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석유하면 먼저 중동을 떠올리지만 아프리카 곳곳에는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막대한 양의 석유자원이 숨겨져 있다. 개발 붐이 본격화된다면 걸프지역에 버금가는 새로운 원유공급처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나이지리아·앙골라·적도기니 등의 신흥 산유국이 몰려 있는 서아프리카 기네아만의 경우에는 심해유전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2008년경에는 1일 생산량이 700만~800만배럴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전문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원유의존도는 4% 정도에 머물고 있으나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일정 부분 중동지역 대체도 가능하다"면서 "아프리카 대륙은 에너지자원 이외에도 각종 광물자원이 엄청나게 매장돼 있어 개발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원수급 문제는 시장경제의 논리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국가안보차원의 문제임을 감안할 때 우리도 아프리카를 전략적 자원다변화 지역으로 인식하고 이에 걸맞는 외교적 노력을 가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