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엘렌 페더슨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 총괄 담당관
EU 기업,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에 관심 많아

[이투뉴스] 지난해 7월 한-EU FTA 발효에 따라 양국 기업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다.

2009년 한국에서 처음 시행된 'EU 게이트웨이'는 유럽연합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과의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EU가 선정한 우수 중소기업들이 일주일간 우리나라를 방문해 산업 현황을 직접 체험하고 전시상담회를 통해 기업 실무 담당자와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환경·에너지 분야(6월)와 헬스케어·의료기술 분야(9월)에서 모두 80개 기업이 한국을 찾는다.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된 환경·에너지 분야 전시 상담회에는 18개국에서 37개 환경·에너지 분야 강소기업들이 참여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는 엘렌 페더슨 담당관을 만나 환경·에너지 분야 비즈니스 전시상담회의 주요 내용과 EU의 향후 지원 계획을 들었다.

◆기술·재정력 등 엄격한 선정기준 거쳐 선발
엘렌 페더슨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 아시아 총괄 담당관은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은 우수한 제품 및 기술력, 재정능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엄선해 소개하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은 한국의 산업현황과 관련 법규, 비즈니스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네트워크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EU가 나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 기업들은 한국의 관련 시장 잠재력을 파악하고 비즈니스 문화와 사업 관행, 제도 등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유럽 내에서는 한국의 환경·에너지 분야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특히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EU의 2020년 비전과 일치되기 때문에 EU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유럽은 2020년까지 교육과 연구, 혁신 사업에 집중 투자해 저탄소경제화를 통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 선정 기준은 매우 엄격한 편이다. 재정적으로 튼튼한 기반과 혁신적인 사업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고품질 제품 또는 첨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주로 선발된다.

엘렌 페더슨 담당관은 "특히 유럽 내에서도 성공적인 사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3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며 "기본적으로는 이미 한국 시장을 경험해본 기업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 수출 경험을 지닌 기업들이 선정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한국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까지의 상담회와 달리 올해 환경·에너지 분야 비즈니스 전시상담회에는 태양광 관련 기업들의 참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국내 태양광 산업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그녀는 "올해 EU 게이트웨이 행사가 독일의 국제태양에너지 박람회(인터솔라)와 같은 시기에 개최됐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의 참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태양광 분야는 유럽에서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中企에 구체적인 지원방안 모색해야"
유럽 경제의 80% 가량은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올 만큼 유럽에서는 중소기업의 역할과 중요도가 크다. 현재 유럽에는 약 2100만개의 중소기업들이 있으며 이 가운데 30%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때문에 EU는 게이트웨이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비즈니스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엘렌 페더슨 담당관은 "EU에서는 경제조직의 척추에 비교되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 외에도 언어와 사업전략, 네트워킹에 집중하는 경영간부 트레이닝(인력개발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기업 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녀는 "우선 사업 수요를 파악하고 기업 활동의 방해물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검토하는 것이 지원 정책의 성공 포인트"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정책 및 프로그램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의 사업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은 매우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실제 사업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러한 과정이 정부에게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한편으론 이를 통해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통한 기업간 비즈니스는 아직 '진행중'이다. 통상 기업 대 기업의 계약을 체결하기까지는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로선 성과를 논하기 보다는 비즈니스의 구체화 과정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무 논의 후 계약 및 파트너십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는 단계다. 우리나라에서의 EU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은 오는 2014년까지 계획돼 있다.

엘렌 페더슨 담당관은 "이후의 진행을 이어가기 위해 EU 집행위원회에서 추가 자금을 마련해 더욱 넓은 분야로 비즈니스를 넓혀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환경 및 에너지 관련 산업은 촉망받는 미래 기술 분야로 향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부민 기자 kbm02@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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