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지금 전력난을 겪고 있는가?
빠져나올 방법은 있는가?
우리는 왜 지금 전력난을 겪고 있는가?
빠져나올 방법은 있는가?
  • 허은녕
  • 승인 2012.06.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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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녕 자원환경경제학박사 /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부교수
허은녕
자연환경경제학박사
[이투뉴스 / 칼럼] 이미 햇수로 3년째다. 정전 될까봐 걱정하게 된 것이. 작년에는 결국 정전사태를 겪었는데, 올해는 잘 넘어갈지 걱정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몇 년간은 계속 같은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한때는 전력예비율이 너무 높다고 과투자를 걱정하였던 우리나라가 도대체 왜 전력난을 겪게 되었을까? 오랫동안 에너지 분야에 종사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적인 원인에서 온 문제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구조적인 원인에서 온 문제임을 지적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장기적인 원인은 중장기 에너지인프라 재투자시기의 도래이다. 우리나라가 전력관련 인프라를 대폭 확장하기 시작한 것이 1980년대이다. 특히 원자력발전소를 중심으로 많은 대형 발전소들이 1990년대 초까지 10여년간의 기간에 집중적으로 건설되었다. 이 발전소들이 이제 대부분 수명을 다하여 보수 및 교체의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말 부터 진행된 한국전력 분리경쟁도입 및 민영화 시책도 장기적 원인이다. 정부가 한국전력 등 에너지공기업을 민영화하여 시장경쟁 도입 논의를 시작한 것이 1997년 외환위기 직후였으며, 2000년에 한국전력공사의 발전부분이 6개 자회사로 쪼개어졌다. 이후 자회사들은 경영혁신이라는 구호 아래 비용절감에 들어갔으며, 신규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삭감하고 기존 발전소 개보수를 통한 수명연장 전략으로 선회하게 되었으며, 안전성 확보투자, 전문인력 보강 등에의 투자를 줄이게 됐다.

중기적인 원인으로는 2004년 이후 국제유가 상승과 정부의 국내전력가격 억제로 나타난 국내 전력사용의 급격한 증가이다. 10여년 동안 이어진 전력요금 억제로 전력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2008년 이후에는 기존의 전력계획이 아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급격히 상승하였다. 시장이 정하는‘가격’이 아니라 15년 전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결정하는‘요금’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시장경쟁을 통한 효율화’가 이루어졌을 리 만무하다. 그 덕분에 전력요금 수준은 2000년 OECD 평균수준이던 것이 지금은 OECD 최하위권이 되었으며 OECD 최고 수준이었던 전력공급안정성은 이제 거의 매달 정전을 걱정하여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단기적인 원인으로는 일본의 후쿠시마사태 이후의 전력공급원에 대한 갈등구조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수년전부터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공급을 확충하고자 하였으나, 높은 발전비용으로 인한 가격상승 및 환경피해 문제 제기로 인하여 확실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기존 발전원들 역시 이산화탄소 배출량, 안전성 등의 문제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여기에 님비(NIMBY) 현상으로 발전소 건설이 난항을 겪으면서 원래 계획대로 발전소가 건설되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단기적인 대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발전소 가동률 높이기가 문제를 더욱 키웠다. 모자라는 공급을 보충하기 위하여 기존 발전소의 안전점검 및 휴지기를 줄여 계속 발전에 투입하다보니 노후화된 발전기기들이 견뎌내지 못하고 하나 둘 고장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안그래도 오래된 발전설비들을 계속 돌리고 있으니 예전에 발생하지 않던 고장이 자주 나타나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것이다.

해결책은 있는 걸까? 계획대로 발전소가 지어진다면 3년 안에 해결된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원자력발전소 등 발전소 건설이 계획대로 순조로울지 의문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더 발전소를 지어야 하는데, 이게 과연 지속가능한 방법일까?

지금까지 나온 대안들을 모아보면 다음과 같다. 중장기 정책은 당연히 발전소의 추가건설과 전력가격의 현실화(전력가격 상승)이라는 것에 모두 동의한다. 앞으로도 전력 소비는 계속 증가할 것이며, 과소비를 막기 위한 전력가격의 현실화는 차기정부가 필수적으로 내세워야 하는 정책이 되어야 하겠다. 통일이 될 경우, 러시아와의 전력선 연계도 대안이 되겠다. 그런데 이건 모두 중장기적 정책이다.

그럼 단기적으로는? 당장의 허리띠 졸라매기 정책에서 그나마 조금 눈에 띠는 아이디어는 연료전지의 공급이다. 후쿠시마원전 사태로 원전을 포기한 이웃 일본이 현재 연료전지 보급을 늘리고 있다. 기존 건물에 이미 설치된 천연가스 망에 연결하면 간단히 설치 가능하며,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고 효율적이며, 대량 생산으로 통한 대량 공급이 가능하니 천연가스발전소 2~3개 정도의 전력추가공급이 1년 안에 가능하다. 발전소 짓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아예 기존 발전소에 추가로 설치도 가능하다.

문제는 비용이다. 연료전지 자체의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이다. 분산형 전원이고 수소경제의 도입이라는 가능성은 점수를 줄 만하지만 정부의 결단이 없고서는 선뜻 시행하기 어렵다. 당장은 그것도 안되니, 전등 하나 더 끄고, 에어콘 키지 말고, 컴퓨터도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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