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슨 틸러슨 엑손모빌 CEO 발언 화제
셰일가스 개발 부정적 여론에도 일침

[이투뉴스] 세계 최대 정유사 엑손모빌의 렉슨 틸러슨 최고경영자(CEO)가 기후변화와 석유탐사, 에너지 독립에 대한 불안과 우려가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틸러슨 CEO는 최근 한 외교적 회의에서의 연설에서 "화석연료를 태우는 행위는 지구온난화를 일으켰으나 우리 사회는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정유사들이 석유와 가스시추 위험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어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외산 석유에 의존하는 것은 공급만 확실할 경우 우려할 문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같은 문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측을 겨냥해 "과학과 수학, 공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대중과 나태한 언론, 공포를 조장하는 시민단체"라고 폄훼하기도 했다.

틸러슨 CEO는 최근 몇 년간 북미 석유·가스 대발견으로 20년간 하락세를 보이던 미국 원유시장의 상황이 뒤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동의 불안한 정세에도 불구하고 연료 공급을 차질없이 진행한 정유 산업의 능력을 자찬하기도 했다.

◆"기후변화, 우리는 적응가능할 것"
틸러슨 CEO는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영향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향 규모를 예측하는 기후 모델링의 정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 해수면 상승이나 농업 생산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후 변화에 대해 "우리는 삶을 적응하면서 보낸다. 우리는 적응할 것"이라며 "(기후변화는)공학적 문제이기 때문에 공학적 해법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그의 발언은 곧 반발을 샀다.

캐나다의 빅토리아 대학교에서 기후 모델링과 분석을 주도한 앤드류 웨버는 기후 모델링은 일어날 법한 기후 변화의 종류에 대해 매우 상세히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틸러슨이 전망하는 것보다 변화에 적응하는 게 더 어려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엑손 모빌과 미국 파워>라는 책을 쓴 스티븐 콜은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음에도 엑손이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도시 전체를 옮기는데 돈이 훨씬 더 많이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셰일가스 개발, 환경단체와 언론이 불안 조장"
틸러슨 CEO는 셰일암(岩)에서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새 시추 기술을 대중이 우려하는 것에 대해 좌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 단체들이 시추 기술에 대해 이해가 없는 대중의 불안을 조장하고 있으며, 이들의 주장을 자세히 조사하지 않은 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나태한 기자들이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원유와 가스 시추는 항상 유출과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위험들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정유사들이 생산하는 에너지량에 비해 매우 작은 수준이기 때문에 감수할만하다고 했다.

셰일암을 뚫는 방법은 인근의 거주민들에게 매우 작은 위험만 주고 있으며 생명에 위협을 주거나 위험이 지속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셰일암 시추 방법은 모래와 일부 화학물질을 수백만 갤런의 물에 혼합해 셰일암에 직접 쏘아 암석을 깨고 원유와 가스를 뽑아낼 길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시추에 사용한 물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않을 경우 식수를 오염시킨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틸러슨 CEO는 "정유산업의 가장 큰 과제는 기술을 모르는 대중에게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독립 구분해야"
틸러슨 CEO는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독립에 대해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산업 경제가 에너지수급을 확실시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너지 독립은 다른 문제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그는 원유가 세계적으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미국이 어디서 석유를 얻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북미에서 생산된 원유만 사용하더라도 중동에서 사건이 발생하면 원유가가 오르기 때문에 미국과 세계 경제에 위협을 주는 것은 마찬가지란 논리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