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규 SR코리아 대표

황상규 sr코리아 대표
[이투뉴스 황상규 칼럼]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이하 리우)에서 유엔환경발전회의(UNCED)가 열린 후, 20년 만에 다시 리우에서 ‘유엔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Rio+20)’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전세계 190여개국 지도자들과 유엔 등 국제기구 대표, 시민사회, 산업계,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회의 마지막 날인 6월 22일 향후 녹색경제를 촉진할 정치적 합의를 담은 정상선언문 ‘우리가 원하는 미래(The Future We Want)’를 채택하며 막을 내렸다.

1992년 리우 회의에서 채택된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은 경제개발, 사회발전 그리고 환경보호를 동시적으로 추진하는 통합적 발전개념이었다. 그러나 현실의 지배적인 운영시스템은 여전히 경제를 중심으로 움직여왔다.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계층간, 지역간, 국가간에 불평등과 갈등이 빈발하고 사회적 기회의 불평등과 자원이용의 비효율성이 갈수록 증대하고 있다. 미국발, 유럽발 경제위기, 식량과 에너지 가격의 폭등과 같은 자원위기, 기후변화와 핵사고로 대변되는 환경위기 등 경제, 사회, 환경 측면에서 위기는 오히려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세계 각국 정상은 이번 선언문에서 지속가능발전을 이루기 위한 주요 도구로 ‘녹색경제’(Green Economy)를 명시했다. 이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유엔 공식 문건을 통해 역사상 최초로 ‘녹색경제’라는 개념에 대해 합의한 것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세부적인 조치로 유엔지속가능발전위원회와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이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목표와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의 주요 주제였던 ‘녹색경제’와 ‘국제 지속가능발전 거버넌스 개편’ 등과 관련해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치열한 대립으로 합의문 도출에 큰 진통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렇지만, 전 세계 차원에서 ‘녹색경제’라는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게된 것은 일정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리우+20을 맞이하며 우리 한국사회의 자화상(自畵像)은 어떠하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정확한 개념 정립이다. 우리나라는 몇 년 전부터 녹색성장(Green Growth)이라는 말을 써왔지만, 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기 어려운 개념이다. ‘성장’을 위해 ‘녹색’을 이용한다는 뉘앙스가 짙어서 부정적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녹색경제(Green Economy)’는 ‘지속가능한 경제(Sustainable Economy)’로 연결돼 그 동안의 국제적 논의와 맥을 같이하지만, ‘녹색성장’은 그렇지 못하다. ‘녹색’과 ‘성장’ 사이의 형용 모순 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둘째, 유엔의 권고로 만들어진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재건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 들어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유명무실화하고, ‘녹색성장위원회’로 대체한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경제, 사회, 환경 측면에서 우려가 되는 부분을 정부관계자는 물론, 각 분야 전문가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검토하고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는 사회 거버넌스 시스템을 폐기한 것은 큰 잘못이다.

셋째, 천문학적인 국가 예산이 들어간 4대강 사업의 경제적 측면, 사회적 측면, 환경적 측면을 다시금 살펴보아야 한다. 수천년을 흘러 온 강을 섣부르게 몇 년 사이에 손을 댄 것은 큰 잘못이다. 이미 보의 균열과 하상 붕괴는 물론, 건설과정 상의 담합비리도 확인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강의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볼 때도 문제가 많다.

넷째, 에너지 및 기후변화 문제와 고리1호기 재가동 등 원전의 안전 문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5년 대비 2020년까지 에너지 사용을 절대량 기준으로 -4% 목표로 감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매년 6%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발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수명이 다한 고리1호기를 재가동하기로 하는 등 원전의 안전 문제도 우리나라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 각 분야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강화하는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인권, 노동, 환경, 소비자, 지배구조, 공정운영, 지역사회참여발전 측면에서 전세계 77개국이 공동으로 제정한 ISO26000 지침의 목표가 바로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리우 +20 시점에서 ISO26000 지침을 적극 활용하여 우리 사회 각 부분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움직임들이 활발하게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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