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서 전기료 인상 억제책 한계 지적
새 슬로건 '대한민국 행복발전소, 파워 KOMIPO' 제시

[이투뉴스] 최평락 중부발전 신임사장<사진>이 정부 전기요금 인상 억제로 재무상황이 열악해진 발전공기업의 대내외 현실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취임 이후 첫 공식 업무인 취임식에서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정부를 겨냥한 듯 "전력난은 절전운동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했다.

이같은 난국을 헤치고 맡은 바 본분을 충실히 이행하자는 내용으로 귀결된 취임사였지만, 현재 전력위기를 바라보는 발전사 새 수장의 문제인식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최 신임사장은 16일 오전 서울 삼성동 한전사옥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 6대 중부발전 사장'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최 신임사장은 보령화력 화재, 구조물 붕괴사고 등으로 사기가 떨어진 임직원을 격려하며 "저도 여러분의 고뇌와 어려움을 나누어지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화제가 된 발언은 중부발전의 당면과제를 설명하는 다음 대목에서 나왔다. 그는 전력수급난 극복을 위해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초유의 절전대책과 범국민적 에너지 절약운동을 거론하며 "하지만 전력난과 정전대란의 위기가 절전운동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에둘러 표현했으나 에너지절약은 미봉책일 뿐 근본적 해법은 전기료 인상이라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 발언이다. "국가경제를 고려해 현실화되지 못한 전기요금 문제로 인해 회사의 재무상태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음도 알게 됐다"는 후속발언도 그런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정부와 전기료 인상폭을 놓고 수면위 줄다리기를 벌이는 가운데 사내 행사면서 우회적 표현이지만 발전사 사장이 정부를 겨냥해 고언을 건넨 것은 이례적이다. 최 신임사장은 "그 난제로 인한 부담과 고민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주요 업무추진 방향을 설명할 때는 능동적인 업무자세를 당부하면서 미리 준비한 새 슬로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  신임사장은 ▶전력수급 안정화 및 공급능력 확충 ▶신사업 다각화 및 미래 성장동력 창출 ▶전력·에너지산업 생태계에서 주도적 역할 수행 ▶지속성장 경영기반 조성 등을 역점과제로 꼽았다.

이 가운데 '전력수급' 부문에서는 신보령 1,2호기 건설, 서울복합발전소와 세종열병합발전소 건설 등의 차질없는 추진을, 미래 '성장동력 창출' 부문에서는 해외 발전산업 진출 확대를, 발전사로서의 '위상' 부문에서는 에너지공급자 마인드에서의 발상 전환 등을 강조했다.

특히 경영 부문에서는 "국민의 기업인 공기업은 국민 부담을 줄이고 최대 성과를 창출해야 할 기본적 책무를 갖고 있는 바 빠른 시일 내에 성과지향형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조직개편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 신임사장은 이날 취임사 말미에 "우리나라와 국민들의 행복에너지를 창출하는 대표적 발전회사, 힘과 역량을 갖춘 글로벌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대한민국 행복발전소, 파워 KOMIPO'라는 새 슬로건을 제시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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