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울릉도 등 지열발전 정밀탐사 가속도
30조원 세계시장 예상…기초초사 정부 나서야

[이투뉴스] 국내 지열발전 개발 열기가 뜨겁다. 최근 울릉도 지열자원의 경제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본격적인 탐사 작업에 착수했고, 포항시 흥해읍에 조성예정인 1.5㎿급 규모 지열발전사업은 올해 1단계 사업 평가를 앞두고 다음달 예정인 심부(3㎞이상) 지열 시추 준비에 한창이다.

울릉도 지열자원 탐사는 에너지기술연구원이 주관한 '울릉동 녹색섬 조성 종합계획 수립 연구'의 일환으로 ㈜넥스지오에서 지난해 5월 울릉도 봉래폭포와 서달지구에 지하 500m 기초탐사를 진행했다. 시추결과 약 65℃, ㎞당 지온증가율 96.7℃,지열류량 ㎡당 153.5㎽로 지열발전 경제성이 국내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같은 비화산지대에서 지열발전을 가능케하기 위해서는 EGS(인공저류층생성) 기술을 도입해야하는데, 이 기술에선 지하로 들어갈수록 일정하게 지온이 증가하는 지원경사와 지열류량의 조건이 최대 관건이다.

울릉군과 넥스지오는 지난 10일 경상북도, 서울대학교 등과 함께 울릉도 지열탐사 및 개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앞으로 1년동안 지하 1㎞급 지열자원 확인 및 지질구조 탐사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고온의 지열자원이 확인될 경우 넥스지오는 심부지열자원 정밀타당성 조사와 상업용 지열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울릉군은 사업부지 및 인·허가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넥스지오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기초조사 결과만 놓고 가정할 경우 울릉도에 상업용 지열발전소가 들어서면 사용 전력의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포항에서 진행하고 있는 '㎿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의 EGS 기술 노하우를 울릉도에 접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경부 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도 오는 11월 1단계 사업 종료와 동시에 사업 평가를 앞두고 시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내달 말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며 1단계 연구의 최종 목표인 3㎞에서 100℃ 이상의 열원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5년에 국내 최초로 1.5㎿급 지열발전소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포항 사업이 이 처럼 속도를 낼 수 있는 까닭은 국책 연구과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EGS 기술을 활용한 비화산지대의 지열발전은 아직 세계적으로도 상용화 플랜트를 손에 꼽을 정도로 초기단계에 있다. 게다가 기초조사와 정밀탐사 등 준비 단계부터 수 십억원 단위의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민간기업이 섣불리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다. 포항 국책 연구사업에도 정부 200억원과 민간자금을 합쳐 약 5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다.

지질자원연구원이 자체 과제로 기초초사를 진행했던 석모도 지열자원 개발사업 역시 700~1200m에서 약 70℃의 열원을 발견하는 지열발전 가능성을 발굴했지만 상업성 평가를 위한 정밀탐사작업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만한 국내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

한 지열발전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EGS 기술을 활용한 심부지열발전 사업이 성과를 내면 동남아와 유럽 등 2030년까지 전세계 30조원의 지열발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국내 지열자원 기초조사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민간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부민 기자 kbm02@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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