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순결, 즉 ‘육체적 순결’의 척도로서 ‘처녀막’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그 역사가 길다.

 

사람들이 순결의 증거로 결혼 첫날밤에 처녀막이 파열되면서 남기는 핏자국을 확인하는 것은 동서고금의 풍습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결혼 초야에 신부의 처녀막에서 나온 핏자국이 있는 침대보를 동네 사람들에게 흔들어보여 줘야 했고, 스페인 풍속에서는 아침에 피 묻은 속옷을 창가에 걸고 신랑이 큰 소리로 ‘내 아내는 처녀였다’고 외쳐야 했다.

 

처녀막이란 질 입구를 동그랗게 싸고 있는 유연하고 탄력성이 있는 결체조직으로 된 막으로 형성되어 있다. 처녀막은 소혈관들이 발달되어 있는데 첫 성관계시 파열이 되면서 출혈을 동반하게 되는 것이다. 처녀막은 상당히 두꺼운 사람이 있는 반면 아주 얇은 사람도 있어 첫 성관계시 출혈이 거의 없을 수도 있다. 특히 수영이나 승마,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으로 처녀막은 파열될 수 있기 때문에 첫 성관계시 출혈이 없다고 해서 처녀가 아니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A양은 혼전 성관계로 파열된 처녀막을 재생했던 경우이다. A양은 과거에 사귀던 사람과의 관계에서 인공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후 그 남자친구와는 헤어지고 지금의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A양은 자신이 처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버림을 받을까봐 불안에 떨다가 처녀막 재생수술을 받고자 내원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겠지만 A양은 수술을 원해 시술을 받았다. 한편 B양은 넘어지면서 가구 모서리에 음부부위를 부딪히면서 처녀막이 파열된 경우이다. 엄마와 같이 내원했던 B양은 진찰 결과 처녀막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되어 처녀막 재생수술을 받았다.

 

처녀막 재생수술은 손상된 정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15~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간단한 수술이다. 요즘 젊은 여성 중에서 성경험이 없는 여성이 ‘국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더라만 무분별한 성행위로 손상된 처녀막을 재생시켜 주는 것이 도덕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처녀막 재생수술을 시술받은 여성이 그로 인해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찾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면 처녀막 재생수술은 꼭 필요하다.

 

요즈음 미국에서는 ‘스냅게임’이라 해서 여자 아이들의 고무줄 팔찌를 남자 아이들이 가져가면 색깔에 따라 성에 대해 서비스를 해 주는 게임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버금가는 ‘진실게임’을 조숙한 여학생들이 남학생을 상대로 하기도 한다. 지금 사회는 초등학교에서조차 성에 대해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런 시기에 처녀막 운운하는 것은 오히려 시대에 걸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처녀는 곧 순결의 상징이다. 성개방론을 부르짖는 사람들 중에 너무나도 쉽게 처녀부정론을 내세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성행위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인생의 동반자로서 서로 믿고 의지한다는 마음의 표시로 행해질 때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순결이라는 단어조차 퇴색되기 쉬운 요즘 고귀하게 지켜진 처녀막의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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