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를 둔 12명의 어머니의 진실한 속내

[이투뉴스] 열달 동안 뱃속에 아이를 품은 많은 부모들은 단 한가지를 꿈꾼다.

손가락, 발가락 열개씩, 건강하게 태어나기를…. 그렇게 고대하던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어떤 심정일까.

그 절박하고 막막한 마음은 장애아를 가진 부모가 아니면 쉽게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장애아를 둔 부모는 장애에 대한 편견, 무지와 무시로 가득 찬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을 못 이룰 것이다. 또 아이를 키우는 일의 대부분이 엄마의 몫으로 남아 있는 현실에서 그 무게는 어떻게 이겨 낼까.

마흔아홉 해를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지체장애를 안고 살아온 저자인 김효진은 결혼이란 자신과 거리가 먼 일인 줄 알았다.

그러다 같은 장애를 가진 남편을 만나 마흔둘에 사내아이를 낳았다. 엄마가 되고 보니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달리 보였다. 특히나 자신처럼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에 마음이 닿았다. 저자는 자신을 키운 어머니의 삶과 여전히 현재진행 중인 어머니와의 복잡한 애정을 떠올리며 12명의 엄마들을 만났다.

지금껏 누구도 엄마에게 주목한 적 없었다. 오로지 장애를 극복한 이야기에, 장애를 이겨 낸 특별한 장애인들에게 세상의 시선은 고정돼 있었다. 그들 뒤에서 묵묵히 세상과 연결하는 다리가 되어 준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공기처럼 물처럼 당연히 여기고 다들 무심했다.

어느 날 느닷없이 붙여진 '장애아 엄마'라는 이름표 앞에서 그들은 어떻게 살아 냈고 살아가고 있을까. 장애를 통해 차이 너머의 세계를 볼 수 있게 된 그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묻는다.

무엇을 위해 그토록 악착스럽게 자식을 가르치는지, 아이들에게 경쟁과 효율은 무엇이며, 성공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족은 무엇이고 진짜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를. 그리하여 이 땅의 지치고 고단한 엄마들에게 되레 응원가를 불러 준다.  

지체장애가 있는 저자 김효진이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12명의 장애 자녀 엄마들을 만났다.

청각장애, 시각장애, 자폐, 발달장애, 다운증후군 등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들이 겪은 남모를 아픔과 고충 그리고 기쁨과 성장을 솔직하고 생생하게 털어놓았다. 지금껏 주목 받지 못했던 장애 자녀 엄마들의 초상 속에 나와 너의 엄마를 만날 수 있다.

장애 판정을 받던 그날의 생생한 내면 풍경에 울컥 하다가도 엄마에게 하트를 그려 보이는 아이들을 보며 웃음 짓게 된다. 장애 등록을 하는 일조차 여러 번 관공서를 드나들어야 하는 강퍅한 현실에 엄마들이 느꼈을 분노가 전해지기도 한다.

세상의 편견 속에서 그녀들은 어떻게 버거운 삶을 이겨 냈을까. 엄마들의 씩씩한 이야기들은 이 땅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의 의미와 행복을 되새기게 한다.

<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모두 256쪽이며, 가격은 1만3000원이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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