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경제성 등 장점…차세대 BIPV로 '주목'
효율·내구성 등 인증기준·보급 정책개발 박차

▲ 이건창호 인천 본사 전경
[이투뉴스] 건물일체형 태양전지(BIPV)가 태양광 산업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높은 변환효율로 태양광 시장을 주름잡던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가 설치공간의 제약과 급격한 시장변화로 주춤하는 사이 태양광 시장의 니치마켓을 주목하던 기업들이 BIPV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창호(대표 안기명)는 1988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시스템창호를 선보이며 이후 창호시장을 선도, 탄탄하게 내실을 다져온 중견기업이다.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이건창호는 창호기술이 바탕이 되는 BIPV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현재 국내 고급 창호 시장(시스템창호)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특히 2세대 태양전지(박막형) 가운데 BIPV 적용시 투명 제조가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저가격화가 기대되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DSSC)는 이건창호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정성훈 이건창호 수석연구원은 "건물일체형 태양전지는 창호시스템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건창호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며 "현재 실리콘계 BIPV의 대안으로 염료감응형 태양전지(DSSC)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에너지 사용량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건물 부문에서 BIPV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발전용 태양광 발전소는 설치 면적의 제약으로 보급에 한계가 있지만 BIPV는 우리나라와 같은 도시 집약형 주택에서의 활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BIPV는 건물의 어느 부분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다른 형태의 모듈이 요구된다. 옥상 또는 지붕에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모듈이, 창문에는 DSSC가 적합하다. 다만 DSSC는 낮은 변환효율과 내구성 확보를 위한 전해질 개발 등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현재 BIPV에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가 채용되고 있으나 불투명성과 태양빛을 정면에서 받아야 하는 방위·방향의 제한, 높은 온도에 취약한 점 때문에 창문형 BIPV로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극복할 수 있는 게 바로 DSSC다"고 강조했다.

DSSC는 염료의 종류와 색상에 따라 디자인을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고 투명하며 양면발전, 흐린 날, 낮은 입사각, 산란광 등 일반적으로 태양전지의 악조건으로 꼽히는 환경에서 모두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효율이 높다. 아울러 긴 발전 시간(최고 7~8시간)과 낮은 생산단가, 건물 곡선면 적용, 다양한 사이즈 변형 등이 장점이다.

이건창호는 이 같은 DSSC의 장점과 창호기술을 접목해 국내 BIPV 시장 선점은 물론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아직 DSSC 관련 국내 인증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성훈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창호가 규격화돼있지 않기 때문에 BIPV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게다가 DSSC는 세계적으로도 표준화된 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효율과 내구성 등의 표준화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국내·외 인증기관 가운데 DSSC를 취급하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건창호는 DSSC 표준화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2~3년 뒤에야 인증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현재 국내 기업들의 DSSC 기술개발을 상용화 단계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를 2년 이내로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게 이건창호의 생각이다.

이건창호는 최근 지식경제부 R&D과제에 선정돼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건축 외장형 BIPV 시스템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3년간 82억원 규모로 진행되는 이 연구는 BIPV 시스템 개발 뿐 아니라 BIPV 모듈 인증 기준마련과 보급을 위한 정책개발도 포함돼 있다. 이건창호의 연구가 BIPV 정책의 밑바탕이 되는 셈이다.

정 연구원은 "BIPV는 발전용이 아닌 생활형 태양광 발전소로 기존 태양광 시장과는 분명히 다르다"면서 "BIPV 시장 뿐 아니라 LED연계형, 충전용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DSSC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민 기자 kbm02@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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