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투뉴스 / 정우진 칼럼] 유가와 광물자원 가격이 상승하면서 새로운 자원의 보고로 부각되는 곳들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남미 일부 국가들이다.
과거 저유가 시기에 이 지역들은 정정불안, 불투명한 상관습 제도, 빈약한 인프라 때문에 자원이 풍부함에도 투자자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국제 자원가격으로 이 지역들은 신흥자원부국으로 부상되었고 강대국들의 자원쟁탈 각축장이 되었다. 또한 이 지역 중 많은 국가들이 자원으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산업화에 시동을 걸면서 세계 경제의 신흥 투자처(emerging market)로 그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신흥 자원부국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수년전부터 다양한 외교와 함께 경제·자원협력 채널조성, ODA 확대 등을 통해 진출기반을 닦았다. 그러나 그 성과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석유개발의 경우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아프리카의 모잠비크 등에서 일부 성과를 거두었지만 우리나라 전체의 석유개발 투자에서 신흥자원부국의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광물자원은 투자비중이 다소 늘어났지만, 마다가스카르의 니켈광구와 니제르의 우라늄광구 등 일부를 제외하면 의미 있는 투자실적은 아직 없는 형편이다.
이같이 투자가 부진한 원인은 몇 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신흥자원부국 대부분이 강력한 중앙집권체제이면서, 법·제도가 정비되어 있지 않아 사업위험이 높고 국가신뢰도가 낮아 금융기관에서 재원을 조달하는 데도 많은 장벽이 있다. 둘째는 강대국들이 이미 양질의 광구들을 선점하여, 신규 광구를 개발하기가 과거보다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셋째는 이 지역들을 잘 알고 사업경험이 풍부한 전문 인력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신흥자원부국의 잠재력을 보고, 많은 기업들이 투자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이러한 장벽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이 지역자원을 선점한 강대국들도 많은 시간과 진입비용을 치른 후에야 그 과실을 향유하고 있다. 신흥자원 부국으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높은 투자 장애들을 장기간 감내하는 사업의지가 우선되어야 한다.
정부차원에서도 신흥자원부국들을 한 영역으로 묶어 종합적인 진출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가장 시급한 대책은 높은 사업위험에 적절한 금융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금융기관들의 현지 진출을 확대하고, 위험분산을 위해 국제기관과 다각적인 연계 금융체제도 구축해야 한다. 정부차원에서 ‘신흥자원부국 투자기금’과 같은 재원조성도 요구된다.
한편으로는 현지 관료나 정책입안자, 기업가 등과의 폭넓은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도록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요구된다. 인적 관계가 중요한 신흥자원부국에서 이러한 네트워크는 사업 발굴뿐만 아니라, 투자위험을 완화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지난 수년간 정부의 다양한 자원외교가 추진되었지만 정책의 단기성, 실무자들의 빈번한 자리이동으로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데는 부족했다. 현시점에서는 이러한 점을 상기하면서 이들과의 외교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신흥자원부국은 자원뿐만 아니라 인프라나 IT 등 다양한 사업군에서 잠재력이 높은 미래의 성장동력원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성과를 얻으려면, 우선 열악한 시장환경을 극복하면서 장기간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내부 역량과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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