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에너지정책 대해부

 

'에너지 대국(大國)이 세계 대국'이란 등식이 성립할 것이라고 한다. 에너지가 없으면 경제개발은 일장춘몽이기 때문이다. 특히 화석연료의 고갈과 지구온난화가 에너지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미 에너지전쟁에 돌입했다. 미주와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아시아도 에너지확보에 국운을 걸었다. 특히 한국과 중국과 일본은 미래 아시아 대국을 꿈꾸고 있다. 한중일이 에너지 확보경쟁을 '에너지전(戰)'으로 표현하는 배경이다. 이를 위해 본지는 한중일 삼국(三國)의 에너지정책을 신재생에너지ㆍ전력산업ㆍ해외자원개발ㆍ기후변화협약 분야로 나눠 4회에 걸쳐 보도한다.

 

글 싣는 순서

(1) 신재생에너지
(2) 전력산업
(3) 해외자원개발
(4) 기후변화협약

자원 부족국인 우리나라는 무(無)에서 유(油)를 창조해야 한다. 해외자원개발이 기존 자원을 발굴하는 것이라면 신재생에너지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발전엔 국무총리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역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신재생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2011년까지 1차 에너지소비 대비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5%까지 올린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민간 자금을 제외하고도 9조원 이상의 국민 세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또 2007년을 신재생에너지 지방보급사업의 원년으로 삼았다.
전세계가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국운을 걸 정도다. 적어도 45개국이 신재생에너지 정책 목표를 설정했고 이중 43개국이 공급목표를 설정했다. 이와 관련 유럽연합(EU)은 2010년까지 발전량의 21%를, 총에너지소비량의 12%를 설정했다. 화석연료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도 2020년까지 발전설비용량의 12.5%를, 총에너지소리량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의 세계시장은 연평균 20~30%씩 급성장하고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993년 3.9%에서 2010년 4.9%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서 수소ㆍ연료전지 등 수소에너지 경제로의 이행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2004년 세계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은 1876Mtoe로 세계 총 1차에너지 공급량 11234Mtoe의 약 16.7%를 차지하고 있다. 원별로 살펴보면 신재생에너지 중 88%를 전통 바이오매스(54%)와 대수력(34%)이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2% 정도를 지역난방용 바이오매스(6.1%)ㆍ풍력(1.2%)ㆍ소수력(3.0%)ㆍ지열(1.0%)이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매스ㆍ도시쓰레기ㆍ수력을 합한 것이 94%를 차지하고 풍력ㆍ소수력ㆍ지열ㆍ태양광ㆍ조력 등의 비중은 5% 미만으로 저조하다. 특히 태양광 발전ㆍ태양열 발전ㆍ조력 발전은 0.1% 미만이다.

2004년 약 300억달러가 신재생에너지 설비보급에 투자됐다. 이 규모는 세계적으로 총 1100억~1500억달러 규모의 발전설비투자와 비교하면 약 20~25% 수준으로 신재생에너지의 위상제고를 짐작하게 한다. IEA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향후 30년간 발전설비투자의 1/3을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적어도 60개 정도의 공식적인 인수합병과정을 거쳐 조성된 시장자본은 2005년 4억달러다. 누적 시장자본은 2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세계의 움직임 속에 우리나라와 유사한 산업환경을 가진 일본과 최근 최대 에너지소비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이들의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산업의 흐름을 살펴보고 우리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비교해봤다.

 

◆한국=2011년까지 지방보급사업에 1조4000억원 투입

신재생에너지란…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이용ㆍ개발ㆍ보급 촉진법 제2조'에 의해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햇빛ㆍ물ㆍ지열ㆍ강수ㆍ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는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 정부는 이를 11개 분야로 나눠 지정했다.
재생에너지(8개분야)=태양열ㆍ태양광발전ㆍ바이오매스ㆍ풍력ㆍ소수력ㆍ지열ㆍ해양에너지ㆍ폐기물에너지
신에너지(3개분야)=연료전지ㆍ석탄액화가스화ㆍ수소에너지

우리 정부는 지난 2002년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2011년 1차에너지소비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5%로 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수소ㆍ연료전지, 풍력, 태양광 등 3대 분야를 전략적으로 집중 지원하여 2011년까지 연료전지와 태양광 부분을 세계 3위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한다. 또 세계 시장의 10~20%를 차지하는 수출전략 산업화를 추진해 현재 선진국대비 50~70%의 기술수준을 2011년까지 70~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011년 신재생에너지 공급 5% 달성을 위해서는 2004~2011년까지 약 6조원(융자예산 포함 시 9조1000억원)의 예산이 소모될 전망이다. 출연금은 기술개발ㆍ실증연구ㆍ성능평가사업 등에 4조4581억원, 융자금은 융자사업에 3조62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민간투자는 10조3000억원이 펀드로 이루어질 전망이며 신재생에너지의 기술수준과 산업숙성도에 따라 분야별로 지원수준의 전략적 차별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정부는 2007년을 신재생에너지 지방보급사업의 원년으로 삼았다. 1996~2006년까지 지역에너지사업을 펴왔던 정부는 신재생에너지를 에너지절약 차원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한 분야로 삼아 2007년부터 본격적인 보급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1996~2006년 동안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절약 분야에 총 654개 사업에 2191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신재생에너지관련 345개 사업에 1855억원을 투자했다.
정부는 그동안 지역에너지 사업추진 과정에서 축적된 정보와 기술력이 안정된 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정수장과 하수처리장 소수력ㆍ태양광 발전사업 등이 포함된다. 또 풍력발전의 실증사업을 시작한다. 바이오ㆍ폐기물 에너지 이용사업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사업을 평가한다. 정부는 2007~2011년까지 총 1조385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1987년 '대체에너지개발촉진법'을 제정, 공포한 이듬해인 1988년부터 본격적인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사업을 시작했다. 신재생에너지는 2005년 말 현재 우리나라 총 에너지 소비의 2.2%를 차지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촉진법이 제정되고 정부의 지원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기 시작한 1988년부터 2005년까지 총 투자액은 5134억원이다. 이 중 정부 지원액이 3232억원, 민간부담금이 약 1902억원으로 각각 63%와 37%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3대 중점분야인 수소ㆍ연료전지와 태양광ㆍ풍력분야 투자액은 3108억원에 달하며 11개 에너지원 전체 지원금 중 65%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기술 수준은 평균적으로 50~70% 수준이며 수소ㆍ연료전지 등 주요 분야의 핵심기술은 30~50% 수준에 불과하다. 수소ㆍ연료전지 분야는 일본에 비해 발전효율은 비슷하나 수명이 절반 수준이다. 풍력에서 우리나라는 750kW급 실증을 진행 중인데 비해 덴마크 등은 3MW급을 실증 중에 있다. 태양광분야에서는 발전효율이 일본의 80% 수준이나 설비단가가 1.8배에 이르는 등 아직 해결해야할 난제가 많은 상황이다.
 
◆중국="2020년 발전량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중국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통계는 아직까지 집계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이 쏟아내는 보고서를 종합하면 중국의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신재생에너지법이 수립됨에 따라 향후 체계적인 통계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중국은 50MW급 이하 소수력ㆍ풍력ㆍ바이오ㆍ태양ㆍ지열ㆍ조력을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하고 이를 '재생가능에너지'로 명명하고 있다.


중국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총 43개의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해 총 764MW의 발전용량을 확보한 상태다. 이 중 해외로부터 수입한 풍력발전 설비가 81%를 차지한다. 중국 내 6개 제조회사가 자국의 발전 설비율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최고 750kW급 풍력 터빈 생산이 가능하다. 지난해 중국의 풍력발전 총 설비량은 1GW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량은 2000년 1만9000kW에서 꾸준히 증가해 2004년 6만5000kW에 도달했다. 태양광 발전과 관련 중국의 7개 업체가 71.5MW급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태양전지 생산엔 6개 업체가 64MW급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무결정 태양전지 생산에도 역시 6개 업체가 22MW 규모를 확보했다. 태양전지 모듈엔 총 20개 업체가 104MW 규모로 생산 중이다.


약 300만기의 가정용 바이오가스 시설과 약 2200여개의 바이오가스 플랜트가 중국에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2GW를 발전할 수 있는 규모다. 중국 정부는 수소 연료전지 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수소 제조 및 저장에 관한 연구를 국가프로젝트로 수행 중이다. 또 2003년 약 36GW급 발전설비를 갖춘 소수력 부문도 앞으로 개발가능한 용량을 120GW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중 수력은 290GW, 풍력은 20GW, 태양광은 1GW, 바이오매스는 20GW가 목표치다. 이를 위해 중국은 2006~2010년까지 5개년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엔 2008년까지 2MW급 풍력발전 설비를 상용화하고 해상풍력 단지 건설도 포함되어 있다. 2010년까지 사막지역에 3개의 MW급 태양광ㆍ태양열 발전 설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있다. 또 2020년 수송분야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 연료전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중국의 신재생에너지 예산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중앙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업무의 수행과 관련된 조직과 인력을 운영하는 재원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개발 비용이다. 연구개발비용은 국가개혁위원회(NDRC)와 과학기술부(MOST)가 결정한다. 중국은 조직과 인력 운영비로 연간 약 1억8100만달러(1998년 기준)가 소요됐다. 2001~2005년까지 5개년 계획에 집행된 예산은 약 3000만달러에 이른다. 이 외에도 재정부와 농업부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 실증과 교육에 일정 부분의 보조금을 집행하고 있다. 수자원부도 약 2600만달러의 자금을 소수력 기술개발에 집행했다. 또 NDRC는 2001~2003년까지 마을에 전기 공급을 목적으로 한 서부대개발계획을 위해 2억4100만달러를 집행했다. 중국은 2006~2010년까지 11차 5개년계획에 10차 때보다 2배가량 예산을 증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오 연료 분야에 많은 예산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2010년 1차에너지공급량의 3%를 신재생에너지로"
일본은 2001년 기준 1차에너지 공급량의 1%에 머물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10년까지 약 3%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수력과 지열 에너지 보급은 2001년 5%에서 2010년 7%로 늘려 잡았다.
1892년부터 운영된 첫 상업용 수력발전은 1910년 이후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1950년 후반부터 경제성장의 전력을 위해 대규모 화력발전에 밀렸다. 최근 환경인식 확산과 청정에너지원으로 수력발전이 재평가받으면서 수력발전이 재부각되고 있다. 수력발전은 발전설비 총 용량의 약 20%로 간주된다.


일본의 바이오매스 에너지는 2010년 약 191억loe(lter of oil equivalent)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매스 기부금과 수용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은 바이오매스 확대보급에 목표를 두고 있지만 이후 기술개발과 고효율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일본은 2010년 폐기물 소각에 의한 발전 잠재력을 약 100억W로 잡고 이 중 41억W를 도입 목표를 설정했다. 현재 일본엔 동력발전설비와 결합한 폐기물 소각시설이 242개가 있으며 발전용량은 총 979MW정도다. 
제2차 오일쇼크의 영향으로 1980년대 태양열활용시스템 이용 비중이 매우 높아져 현재까지 400만 시스템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 수가 사용하는 시스템 수보다 많다. 고가의 태양열 기기보다 도시가스와 등유 사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태양열 기술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 새로운 태양열 통합기술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일본의 세계 태양광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태양전지 개발 및 태양광 발전기술의 실증과 보급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 비용절감과 보급량 증가를 이룩했다. 일본 신에너지산업총합개발기구(NEDO)에 따르면 kW당 설비비가 1993년 3700엔에서 2002년 710엔으로 떨어졌으며 누적 설치용량은 24MW에서 637MW로 증가했다. 신에너지재단(NEF)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03년 현재 누적 설치용량은 860MW, 2004년 1160MW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8년 1.12MW에 불과했던 일본의 풍력발전 설비는 1990년대 말부터 비약적으로 증가해 2000년 144MW로 증가했다. 일본 통상산업성(METI)에 따르면 2003년 말 총 누적 용량은 678MW로 증가했고 총 풍력발전기 수는 735기에 이른다. 일본의 풍력발전기는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나 발전용량으로 따지면 북부지역에 집중해 있다. 일본은 자국내 풍력발전보다는 해외 발전설비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유일의 풍력발전기 전문업체인 미쓰비시사는 전세계 시장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2010년까지 총 3000MW의 설비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2010년까지 2200MW의 연료전지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kW당 40만~70만엔에 이르는 높은 생산비용을 25만엔으로 내릴 경우 상용에너지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은 2010년까지 5만대, 2020년 500만대의 자동차에 연료전지를 장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은 핵심 기술 선정ㆍ장기 투자와 연구개발ㆍ실증과 보급ㆍ상업화 등 일련의 과정을 수십년간 꾸준한 정책을 유지해왔다. 또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필요한 각종 보조금제도가 장기적인 로드맵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 로드맵은 정확한 자원조사와 기술 실현의 타당성에 기초를 두고 있어 매우 신뢰할만하다. 
 
(표)세계 각국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목표
국가/목표/2004년 현재
 호주/2010년 9.57TWh 전력공급/5.4%
 중국/2010년 발전설비의 10%/-
 이집트/2010년 발전량의 3%, 2020년 14%/-
 인도/2012년 10% 발전설비 추가(10GW)/-
 이스라엘/2007년 발전설비 2%, 2016년 5%/-
 일본/2010년 발전량 1.35%(지열과 대수력 제외)/3.4%
 말리/2020년 총 에너지의 15%/-
태국/총에너지의 8%(농촌 바이오매스 제외)/-
 미국/20개주 발전량의 8~20%/4.2%
 EU/2010년 총 에저지의 12%, 발전량의 21%/-
 필리핀/2013년 5GW/-
 남아공/2013년 10TWh/-
 한국/2011년 총 에너지의 5%, 발전량 7%/2.2%
 (자료=유럽재생에너지위원회(EREC),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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