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아직도 더위는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주에 비하면 그래도 한풀 꺾인 모양새다.

한반도는 여름철 휴가기간에 맞춘 듯 지난 두 주간 유례없는 폭염을 기록했다. 많은 인파들이 폭염을 피해 산과 바다로 갔지만 그곳에서도 더위를 피할 수는 없었다.

기자가 더위도 식힐겸 업무 차 떠난 곳은 전북 군산시 옥도면에 소속된 비안도. 물론 그곳이라고 더위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었지만, 놀라운 것은 그 멀리 떨어진 작은 섬에서도 와이파이가 터진다는 점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새만금 방조제다. 섬 사람들은 2030년 쯤이면 비안도가 섬이 아닌 육지가 될 것이라며 반가워하는 분위기였다. 갈수록 위축되는 어업 외에 관광사업과 같은 부가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희망에서다.

원래 비안도는 전통적인 어촌으로 주요 생산물은 멸치다. 그런데 지금은 멸치를 거의 포획할 수 없다고 한다. 그 이유가 바로 새만금 방조제다. 바닷길을 막아버려 멸치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새만금 방조제는 전라북도 군산시와 고군산군도, 부안군을 연결하는 방조제로 길이 33.9Km다. 1991년 착공된 이후 약 2조 9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완공됐다. 이렇게 오랜 기간이 소요된 데는 환경보호단체의 반대에 부딪혀서다.

환경문제를 떠나면 새만금 방조제는 한국인이라면 자랑스러워할 곳이다. 세계 최장 방조제로 네덜란드의 주다치 방조제보다도 길다. 또한 평균 수심 34m, 최대 유속 초당 7m에 이르는 바다에서 고난이도의 심해공사를 통해 순수 국내기술로 조성됐다. 방조제 높이 및 단면은 1000년 빈도의 파랑에도 안전하도록 설계됐다.

새만금 방조제의 건설로 이미 401km²가 육지로 바뀌었다.이는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이 엄청난 기술의 산물은 인간의 위대함과 오만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쉽게 말해 사실 우리나라는 이런 방조제가 필요없다. 크지 않은 국토이지만 도심인구 집중현상만 해소하면 인구과밀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크게 낙후돼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있어도 좋고, 없어도 상관없는 것이 새만금 방조제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새만금 방조제로 잃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그만큼의 바다생물을 잃게 된다. 비안도에 서식하는 수많은 섬 생물들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비안도라는 섬도 사라진다. .

기자가 이곳 비안도를 찾은 것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SOKN생태보전연구소에서 진행한 섬 생태문화교육 캠프를 취재하기 위해서다. 캠프의 주제는 '생태공감'이다. 2박3일의 취재를 마치고 느낀 것은 이런 체험교육은 정부부처나 지자체 관계자들이 먼저 받았으면 좋았을 듯 싶다는 것이다.

이번 생태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은 20년 후엔 이곳을 다시 보기 어렵다. 땅이 아니라 지금의 생태환경은 전혀 다른 곳이 된다는 것이다.  

섬 생태문화교육 캠프의 한 관계자는 "문명의 이기가 없는 곳을 찾으려 하는데 매년 점점 더 찾기가 힘들어진다"며 "학생들이 환경과 교감하는 법을 배워가면 우리 캠프는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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