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구밀도와 토지·자원 소유권 규제로 개발 부진

[이투뉴스] 미국을 휩쓸고 있는 셰일가스 붐이 유럽에서는 재현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됐다.

셰일가스의 시장 진입 불발로 재생에너지 산업이 덕을 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유럽연합의 장기적 노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은 석탄을 대신할 저렴하고 풍부한 셰일가스 개발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 뿐 아니라 에너지가격 하락을 이끌며 EU 등 다른 국가들에게 셰일가스 개발을 부추겼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셰일가스 혁명이 유럽에서 되풀이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최근 보도했다. 

이들은 EU 국가들이 셰일가스 실패로 천연 가스보다 더 청정한 연료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와 전력사, 재생에너지 산업에 투자하는 영국 투자관리사 Ecofin의 크리스 로우랜드는 "유럽에서 셰일가스 개발이 완전히 실패했다고는 볼 수 없다"며 "그러나 규모나 개발 속도는 미국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셰일가스는 탄소 배출을 보다 적게 내는 연료지만 탄소를 제거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럽위원회가 발표한 로드맵들은 사실상 탄소 중립의 발전이 2050년께나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탄소 포획과 저장이 상업적 규모로 개발되지 않을 경우 연료로써 가스의 미래는 어둡기 때문에 천연가스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이뤄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환경론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그린피스 재생에너지부서의 스벤 테스케씨는 "우리는 전통연료로써 천연가스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많은 양이 필요하지 않다"며 "천연가스는 석탄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도 시장에서 쫓아낼 것이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천연가스가 재생에너지의 보조 역할을 하는 믿을만한 발전원이라고 보고 있다.

주로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덴마크 국영 전력소 DONG Energy는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으로 가스와 재생에너지를 같이 이용하는 것을 제시했다.

DONG Energy의 카스턴 크로스가드르 톰슨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가스와 풍력에너지를 이상적인 혼합 발전원으로 보고 있다"며 "두 에너지원으로 안정적이고 청정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셰일 붐 "먼 미래"

전문가들은 유럽의 높은 인구 밀도와 토지와 자원 소유권에 대한 각기 다른 규제들이 셰일가스 탐험 속도를 미국에서보다 더디게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지면에서 수천미터 아래 셰일암석에서 가스를 추출하는 방법을 조사하기 위한 환경 영향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영국 석유가스 회사인 BG Group의 앤드류 굴드 회장은 "유럽에서는 가스 추출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꿔야한다"며 미국식 파쇄 추출 방법이 유럽 지형과 맞지 않음을 시사했다.

유럽연합국들은 셰일가스 개발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약 3만5000개 셰일가스 개발지를 보유한 반면 유럽에서는 약 20개 지역에서만 시범적인 추출이 이뤄지고 있다.

유럽 최대 셰일가스 잠재매장국인 폴란드는 지난 3월 실제 셰일가스 매장량이 과거 예측했던 것의 10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연구원들은 유럽의 셰일가스 실패가 재생에너지 산업에게는 희소식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연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셰일가스가 시장서 사라질때 재생에너지가 강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는 전년대비 5% 가량 오른 2600억달러로 기록됐다. 비록 성장률은 경제 성장 둔화와 함께 미미했지만 향후 운명은 정부 보조에 달려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재생에너지 보조금이 삭감될 경우 유럽에서는 천연가스가 아닌 저렴한 석탄이 시장을 장악하고 탄소 배출도를 높일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대부분의 유럽 전력소들이 현재 가스로 발전할 경우 전력생산으로 이윤을 발생시키지 못한다. 미국의 저렴한 가스에 비해 유럽에서 유통되는 가스는 값이 비싸다. 석탄과 탄소배출권을 구입하는게 더 경제적이다.

DONG의 톰슨 CEO는 "현재 가스와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석탄에 비해 덜 매력적인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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