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화설비시설 영향 커

국내 정유사는 올해 3분기 악화된 정제마진으로 고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 원유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유지한반면 석유제품가격은 이에 비해 다소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고도화설비 비율이 높은 정유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등 차별화된 경향을 나타냈다.


에쓰오일은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6% 상승한 4조10억원으로 영억이익은 56.6% 증가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96.9% 감소했다.


따라서 국내외 정유사는 최근 유가가 다소 안정된 양상을 보이면서 수익성 향상을 위해 고도화설비 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고도화설비 증설을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는 데다 준공시점에는 제품간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가격하락 가능성이 있는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순이익과 판매실적의 불일치=올해 3분기 정유사의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내수, 국제벙커링, 수출 모두 지난해 동기보다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국제원유가격이 급등하고 국내에서는 제2차 에너지세제개편으로 인한 세금인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유사 판매는 오히려 증가했다.


그러나 정유사별로 세분화해보면 순이익 증가가 판매 증가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가장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한 에쓰오일이 내수는 오히려 감소하고 수출도 평균이하의 증가율을 보였다. SK도 판매량 증가율과 비슷한 5.1%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SK 석유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20.7% 감소한 966억원에 그쳤으며 화학 및 윤활유, 해외자언개발 등의 부문에서 이익이 증가했다.

Sk인천정유와 현대오일뱅크도 평균이상의 판매량 증가율을 보였으나 순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했다.


◆고도화설비 비율 관건=최근 수년간 고유가상황에서도 정유사가 높은 이익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국제제품가격의 급등으로 정제마진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해 들어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물량 중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경유·항공유·벙커C유의 분기별 평균수출간가와 원유가격과의 차이가 큰 영향을 미쳤다.


경유·항공유는 지난 2분기까지는 차액이 약간 상승했으나 3분기에는 하락했다. 반면 벙커C유는 평균 수출단가가 통상적으로 원유가격보다 낮은데다 그 차이가 올해 지속적으로 확대돼 고도화설비를 통해 벙커C유를 경질석유제품으로 전환 판매할 경우의 크랙마진(벙커C유를 경질유로 만들어 남는 이익)은 오히려 상승해 정유사의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에쓰오일은 고도화설비비율이 국내 정유사 평균인 22.2%에 비해 높은 32.4%로, 3분기 수출물량 중 벙커C유가 차지하는 비중도 15.4%로 정유사 평균 20.5%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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