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롬니 '정책 실패론' 극복하고 재선할까 관심사

[이투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에너지 정책을 쟁점으로 뜨겁게 불붙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미트 롬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구해온 친 녹색에너지와 반대되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어 차기 정권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에너지 정책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롬니 후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개발을 우선시하는 에너지 정책으로 인해 혈세가 낭비됐다고 공격하며 석유와 가스 등 전통에너지원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4년 전 오바마 대통령은 녹색 혁명을 기조로 정부가 대체에너지 기술을 전폭 지원해 5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입산 석유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재 미국에서 에너지 분야는 고용률을 높이는 주된 동력 산업이다. 미국은 20년만에 에너지 소비를 자급자족할 수준으로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력 수요의 80% 이상이 미국내 에너지원으로 충족되고 있다.  

그러나 이 변화는 오바마가 추구하던 '녹색 에너지'가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의 생산량 증가로 이뤄지고 있어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미국 재무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지휘했던 빌립 버리거 에너지 산업 고문은 "미국은 우연하게 에너지 독립을 일궈내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과는 아무 상관도 없이 이뤄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은 신종 기술인 수력파괴법에 따라 크게 증가하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 시 동원되는 이 방법은 '프랙킹'으로 불린다. 수백만 갤런의 물과 모래, 화학물질을 수천피트 지면 아래 고압으로 쏘아 화석연료를 뽑아내는 신기술이다. 대기와 수질 오염 논란을 낳고 있어 오바마를 지지하는 환경론자들은 이 방법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랙킹은 미국 노스 다코다 주와 텍사스 주에 있는 셰일가스 저장고에서 사용되고 있다. <블룸버그> 등 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기회를 얻기 위해 천연가스 생산량 증가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폴 알랜 벡 오하이오 주립대 교수는 "천연가스 생산은 오바마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이 경제를 해치고 있다는 공격들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선 때마다 양당 지지를 오가는 오하이오 주와 펜실베니아 주에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 셰일가스 찬성은 필수라는 전망이다. 

◆셰일가스 개발로 '일자리' 증가

지난 7월 오하이오 주의 실업률은  7.2%였다. 2008년 9월 이후 최저치로 기록했으며 전국 실업률인 8.3% 보다 낮았다. 연방 정부에 의하면 이 지역의 일자리는 미국에서 4번째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3년 전 오하이오주 연관공 조합원들 396명 중 40%가 일자리를 잃었다. 그러나 현재 조합원 700명 모두가 셰일가스 붐 덕에 일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로랜드 테일러 조합 매니저는 말했다.

펜실베니아의 실업률은 7.9%로 2010년 3월 8.7%에서 하락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내에서 압력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랙킹 기술을 중단 또는 지연시키는데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전 하원의원이자 리소시스 포 더 퓨쳐 환경연구단체장인 필립 샤프는 "프랙킹으로 발생한 많은 일자리를 다른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프랙킹을 멈추게할 행동을 전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오바마와 친환경에너지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했을 당시 그는 경기와 환경을 살리기 위해 녹색 기술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후보였던 그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에 투자해 향후 10년간 5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09년 대통령이 된 그는 경기회복책으로 900억달러를 청정에너지 분야에 쏟아부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두 배로 늘어나고 100만명 이상의 가정이 냉난방 비용이 절감됐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과 맺은 연료 효율 향상을 위한 협약도 향후 탄소 배출과 석유 수입량을 줄이는데 일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부양책을 통해 2010년 녹색 일자리는 22만5000개가 창출돼 공약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미 언론은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공화당 측은 정부 대출보조로 5억3500만달러를 받은 태양광 패널 제조사 솔린드라가 파산한 것을 두고 오바마 정책이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캐나다 알버타 주에서 샌드오일을 미국 걸프만 정유소까지 수송할 키스톤 XL 관로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BP의 2010년 석유 유출 이후 심해 시추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를 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재생에너지원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 상공회의소의 캐런 하버트 21세기 에너지 연구소장은 "우리는 현재와 내일, 그리고 50년 후까지 바라본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며 "(오바마의) 50년 후만을 위한 정책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바마, 셰일가스 장려

1월 연두교서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천연가스 개발을 격찬하면서 이 산업을 통해 10년 후 60만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천연가스가 에너지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백악관 대변인 클락 스티븐스는 전했다.  스티븐스 대변인은 석유 생산 증가가 대통령 지원의 증거라고 덧붙였다.

2011년 천연가스 생산은 24조2000억 큐빅피트로 2008년 21조1000억 큐빅피트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10년만에 가격은 최저치로 하락했다.

EPA는 천연가스 개발로 인한 신규 대기배출 규제안 발표를 2년 뒤로 미뤘다. 이 발표는 엑손 모빌과 코노코필립스, 어빙 등 회원으로 구성된 미 석유협회로부터 드문 박수갈채를 터뜨렸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기후변화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는데 실패하더라도 온실가스가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천연가스는 석탄을 태울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반 정도 낮다.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장기적 절감을 올해 초 처음으로 전망했다.

미국내 석유 생산도 2008년 하루 500만 배럴에서 올해 620만 배럴로 증가했다.

수요 하락과 바이오연료 생산 확대, 자국내 생산량 증가는 원유 수입량을 낮춰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고 EIA는 밝혔다.

◆친(親)화석연료, 롬니

지난달 14일 오하이오 주 석탄 공장 앞에서 공화당의 미트 롬니 대통령 후보는 EPA의 온실가스 규제 등 오바마의 친환경 정책을 공식 비난했다. 롬니 후보는 청정에너지 보조금을 폐기하고 화석연료 개발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롬니는 2020년까지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성취하기 위해서 화석연료 육성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태양광 도시로 알려진 뉴멕시코 주에서도 석유와 가스, 석탄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 토지에서 시추를 확대하고 석탄 산업에 해가 되는 환경 법안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재생에너지원에 대해서는 대출보장제도와 보조금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풍력에너지에 kWh당 2.2센트씩 세금감면 혜택을 준 생산세금감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신 청정에너지를 방해하는 장벽을 완화시킬 것을 제안했다. 또 녹색 기술 연구에 대한 정부 보조는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최근 '콜롬버스 디스패치' 사설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풍력과 태양광 패널이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상상속의 세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는 실패한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