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LNG도입량 20% 셰일가스로 확보
민간사 투자 유도, 잉여물량 트레이딩 허용

6일 홍석우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정부과천청사 초정실에서 셰일가스 개발 및 도입 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진행돼 서문규 석유공사 사장, 민영우 가스공사 부사장, 정규창 해외자원개발협회 부회장, 최길선 플랜트협회장이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세계 에너지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한 셰일가스의 개발 및 도입을 위해 우리 정부가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다.

지식경제부는 이같은 대응전략을 담은 ‘셰일가스 개발·도입 및 활용전략’을 수립했다. 일종의 셰일가스 로드맵인 셈이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국내 LNG도입량의 20%를 셰일가스로 확보해 중동․동남아에 치중된 천연가스 도입선을 다원화하고 국내 가스가격 안정화를 도모하는 한편 자주개발물량 중 셰일가스의 비중을 20%로 확대하게 된다.

특히 셰일가스 투자 확대를 위해 석유공사․가스공사의 투자재원 확충을 추진하고, 민간에 대한 수출입은행 여신규모를 올해 2조8000억원에서 2020년 21조원으로 대폭 늘리고, 올해 2000억원 규모인 해외자원개발융자사업 대상을 확대해 셰일가스 분야의 융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확보된 셰일가스의 탄력적 활용을 위해 국내 소요물량 외 잉여물량에 대한 트레이딩 허용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동북아지역이 전 세계 LNG단기거래 물량의 53%가 거래되는 최대 스팟 시장으로 단기 트레이딩 기회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가스공사․민간기업의 국내 LNG 저장시설 확충도 추진해 올해 하반기 중 ‘동북아 LNG허브 구축방안’ 용역을 통해 세부 추진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20년까지 셰일가스 개발기술을 선진국 대비 80% 수준으로 확보하기 위한 ‘셰일가스 개발기술 마스터플랜’을 연내 수립하고, 내년에 현장중심의 대형 R&D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한편 자원개발사업의 핵심영역인 운영부문 진출을 위해 셰일가스 개발현장 파견교육 등을 통한 핵심 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선다.

아울러 에너지자원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셰일가스 민관협의회를 통해 공기업․민간 협력을 강화함으로서 가스개발과 액화플랜트 건설․운영, 수송․도입을 연계한 한국형 셰일가스 개발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종합전략 추진 배경은
매장량이 풍부한 셰일가스가 본격 개발될 경우 세계는 천연가스 황금시대 이른 바 ‘Golden Age of Gas’ 로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셰일가스 가채자원량은 1500억톤으로 세계가 60년간 사용 가능한 규모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35년에는 가스가 석탄을 제치고 석유에 이어 2위의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셰일가스 생산증가로 천연가스 순수출국으로 전환되는 등 중동․러시아 중심의 국제 가스 공급구조가 재편될 전망이다. 미국의 천연가스 수입물량은 2009년 6000만톤에서 지난해 4300만톤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추세는 더욱 빨라져 오히려 2022년에는 600만톤, 2035년에는 3100만톤 상당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측면에서도 셰일가스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가스발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대비 절반 수준이며 석유에 비해서는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은 2035년까지 신규 발전설비의 60%가 가스발전으로 확충되고 나머지를 신재생 29%, 석탄 7%, 원자력 4%로 구성될 전망이다.

이처럼 셰일가스에 기반한 저가 원료․전력 공급으로 셰일가스 생산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산업부문의 대응방안 마련도 절실해졌다.

미국 석유화학업계는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원료로 활용해 원가절감에 나서고 있으며, 철강업계는 원료를 석탄에서 가스로 전환하고 전력비용 절감 등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셰일가스 적기 도입으로 천연가스 도입선을 다원화하고, 국내 공기업․민간의 자원개발 역량을 확충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각국 개발동향 및 전망
셰일가스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곳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이다. 일본, 중국 등 동북아 국가는 안정적이고 저렴한 가스 도입과 개발 기술력 확보를 위해 해외 자산매입, 기업인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유럽도 개발 움직임이 있으나 수자원 및 기술력 부족, 환경규제 등으로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셰일가스 혁명의 진원지로 정부의 적극적 의지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셰일가스 생산량의 91%를 차지하고 있다. 저렴한 셰일가스 공급 확대로 발전에서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21%에서 올해 30%로 크게 늘어났으며 전력가격도 2008년 대비 절반수준으로 낮아졌다.

캐나다는 아직 상업적 생산은 미미하나, 대미 수출물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신규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LNG프로젝트를 적극 추진 중이다.

최대 셰일가스 매장국으로 평가받는 중국은 올해 3월 셰일가스 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기술력 확보를 위해 미국 기업인수, 자산매입에 공격적인 투자를 꾀하고 있다. 2035년까지 중국 내 가스 생산량의 62%를 셰일가스로 생산한다는 목표다.

일본은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미국, 캐나다 기업인수 및 자산매입, 수출용 LNG 액화플랜트 설비 사용권 확보에 적극적이다.

유럽은 강력한 환경규제, 인프라 부족 등으로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도입 및 활용 여건
미국산 LNG의 경우 미국 내 가스가격이 4~7달러, 국제유가가 100~120달러 대를 유지할 경우 국내 도입가격은 11~15달러로 기존계약 대비 25% 안팎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제유가가 8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캐나다산 LNG는 액화플랜트․배관 투자비가 소요되나, 미국 대비 수송비가 저렴하고 수출통제 가능성이 낮다는 게 장점이다.

셰일가스 도입이 발전과 에너지믹스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발전원가만을 고려하면 셰일가스 도입 이후에도 가스발전이 원전․석탄발전 등의 기저발전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가격 이외에 타 에너지원의 사회․환경적 비용, 분산형 전원 필요성 등을 추가로 고려하면 LNG 발전소의 비중확대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는 원전은 지역주민 수용성, 안전성 기준 강화, 사용 후 연료 처분비용,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유발 등의 비용이 들어가고, 석탄은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비용과 지역주민 수용성 등이 난제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분산형 전원 필요성 등을 올해 말 수립하는 제6차 전력수급계획에 고려하고, 제반요소를 감안한 최적 에너지믹스를 내년 초 수립하는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말 수립하는 제11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수립 시 구체적인 수요전망을 확정할 예정으로, 기존 계약물량 이외의 추가도입 물량은 북미산 셰일가스 가격의 비교우위가 유지될 경우 북미산 셰일가스로 우선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선제적 전략의 추진과제
셰일가스 개발․도입을 위한 필요성은 공감하나 적기 투자를 위한 공기업 자본여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국내 공기업의 자본금 및 투자비는 글로벌 메이저 기업이나 중국과 일본기업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2010년 기준으로 주요 자원개발기업 자본금과 투자비를 비교해보면 자본금의 경우 석유공사 89억달러, 가스공사 3억달러에 비해 엑손모빌 1527억달러, 중국 시노펙 662억달러, 일본 미쓰이 298억달라다. 투자비는 석유공사 43억달러, 가스공사 4억달러에 그치고 있으나 엑손모빌은 717억달러, 중국 시노펙 94억달러, 일본 미쓰이 10억달러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기업 투자재원 확충과 함께 공기업․민간 공동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개발․도입 물량의 탄력적 처분이 쉽지 않은 점도 숙제다. 저렴한 셰일가스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더라도 국내 소요물량 외 잉여물량에 대한 탄력적 처분이 어렵고, 국내 저장시설도 부족한 실정이다.

동북아지역은 LNG단기거래 물량이 지난해 3200만톤에 달해 세계 거래물량의 53%를 차지하는 최대 스팟시장으로 단기 트레이딩 기회를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높다. 일본은 원전사태 이후 단기거래가 2010년 730만톤에서 지난해 1600만톤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동북아 LNG 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저장시설 확충 및 해외재판매․트레이딩 허용 등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 구체적인 개발·도입 전략은
우선 북미산 셰일가스 도입을 통해 도입선을 다원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LNG도입량 중 셰일가스 비중을 오는 2017년 7%에서 2020년에는 20%까지 늘린다는 것이다. 2017년부터 북미산 셰일가스를 도입하고, 북미산 셰일가스 가격이 현재와 같이 하향 안정될 경우 2020년부터 가스공사 및 민간 직수입 물량을 포함해 연간 800만톤 이상을 도입하게 된다.

이미 올해 1월 가스공사는 미국 사빈 패스 LNG프로젝트와 2017년부터 2036년까지 20년간 연간 350만톤의 구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캐나다산 셰일가스 수입을 위해 LNG 액화플랜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같은 저렴한 북미산 셰일가스 도입으로 기존 중동․동남아 위주의 LNG도입선을 다원화하고, 향후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한다는 포석이다. 지난해 기준 LNG도입 비중은 중동 42%, 동남아 35%, 러시아 8%, 중남미 6%, 아프리카 6%이다.

이와 함께 셰일가스전 개발 확대를 통해 자주개발물량 중 셰일가스 비중을 지난해 3.4%에서 2020년에는 2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북미 가스가격 하락으로 셰일가스 개발기업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기술력 있는 해외 유망기업 조기 인수를 추진하고, 2020년까지 셰일가스 생산광구 매입 등 투자확대를 통해 셰일가스 일일생산량을 15만배럴 이상 확보한다.

아울러 공기업․민간이 협력해 ‘가스개발 - 액화플랜트 건설․운영 - 수송․도입’을 연계하는 수직일관형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상류부문은 석유공사․가스공사․민간이 협력, 셰일가스 기업 인수 및 가스전 개발에 나서고 중・하류부문은 가스공사 주도로 액화플랜트 사업을 추진하고 국내 건조 수송선을 통해 LNG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현재 캐나다산 LNG 수출을 위한 액화플랜트 건설사업 타당성을 공동연구 중으로 가스공사 20%, 쉘 40%, 미쓰비시 20%, CNPC 20%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플랜트의 경우에도 액화플랜트 건설, 기자재 공급사업 등에 국내 EPC, 철강업체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민간․공기업 간 협력을 강화한다.

셰일가스 투자 확대를 위한 재원 확충도 추진된다. 증자, 차입, 민간투자 유치 등 다양한 재원확보를 통해 석유공사 및 가스공사의 셰일가스 투자를 확대해 해외 셰일가스 전문기업 인수 및 가스전 매입, 액화플랜트 건설 등 상․중류 사업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도 확대된다. 2020년까지 셰일가스 분야 투자확대를 위해 자원개발분야 수출입은행 여신 규모를 21조원으로 대폭 확대한다.

또 셰일가스 관련 민간펀드 활성화를 위해 무역보험공사의 민간펀드 투자위험보증 규모를 올해 1조5000억원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민간 투자수요 조사를 통해 셰일가스 분야를 최우선 융자 대상으로 고려하게 된다.

아울러 LNG 트레이딩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나서 동북아 스팟시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민간 직수입 물량의 해외 재판매 및 트레이딩 사업자의 국내 저장시설 건설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연내 동북아 LNG 허브 구축방안 용역을 통해 세부 추진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가스공사의 해외 액화플랜트 사업은 국내 도입을 우선하되 국내 도입시기․물량을 고려, 잔여물량은 해외 트레이딩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천연가스 저장 인프라도 확충해 100만톤 규모인 가스공사의 제5인수기지 입지를 조기 확정하고 내년에 건설계획을 수립한다.

또 민간 LNG 저장시설의 해외 임대를 허용해 저장시설 투자 확대 및 비상시 국가 수급안정 장치로 활용함은 물론 민간 직수입자의 저장탱크 시설기준을 완화하고 자가소비용 저장시설을 민간이 직접 건설․확보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