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로 에너지와 돈 버는 방법
빗물로 에너지와 돈 버는 방법
  • 한무영
  • 승인 2012.09.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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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빗물의 에너지를 이용하자
컵에 물을 가득 담아 놓고 물에게 물어본다.
‘너 여기까지 오느라고 에너지가 얼마나 들었니?’하고…
서울과 수도권의 수돗물의 경우 한강상류의 팔당의 정수장에서 처리를 한 후, 펌프로 운반을 하는데 이때 에너지가 엄청나게 들어간다. 에너지는 원수 수질이 나쁠수록 거리가 멀수록 더 들어간다. 서울의 경우 수송거리를 15km로 가정하면 수돗물 1 톤당 0.24KWh가 사용된다. 정수장의 자료에 의하면 처리에 약 10%, 운반에 약 90%의 에너지가 소비된다. 전 국민이 하루라도 수돗물을 사용하지 않는 날이 없으니 수돗물이야 말로 에너지 잡아먹는 하마인 셈이다.
요즈음 정부에서는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지저분한 하수를 처리할 때의 에너지는 1 톤당 1.2 KWh 이다. 멀리서 사용하면 그만큼 운반에너지가 들어간다. 섬지방에서는 해수담수화 시설로 수돗물을 생산한다. 이때 드는 에너지는 1톤당 4~8 KWh 이다. 정수하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드는 것은 물론 멀리 내륙까지 공급하는데 드는 운반에너지는 별도이다. 지하수의 경우 처리는 안한다고 쳐도 지하에서 수직으로 뽑아 올리는 에너지가 상당하다. 200미터 깊이의 경우 톤당 1.0KWh가 들어간다. 외국산 생수는 배나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오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이미 버린 셈이다. 앞으로 이 병을 모아서 처분하는데 드는 에너지는 엄청나다.
그런데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을 빗물저금통에 받아두면 생활용수로 쓸 수 있다. 중력을 이용한 침전처리를 하므로 처리에 드는 에너지는 없다. 운반 에너지는 단지 지하에서 1층까지 올리는데 0.0012KWh만 사용돼 수돗물의 1/200만 사용될 뿐이다. 따라서 빗물을 사용하는 만큼 에너지를 줄이는 셈이 되고, 애국하는 셈이다.

◆도시관리에서의 빗물
빗물을 이용하면 홍수방지 뿐만이 아니라, 수자원 활용, 비상시 이용 뿐 만이 아니라 에너지도 엄청나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뿐만이 아니다. 더울 때 지붕면이나 도로면에 모아둔 빗물을 뿌려주면 냉방의 효과도 있다. 실제로 축사에서 빗물을 모았다가 더운 여름에 지붕에 뿌려주어 축사내의 온도를 2도 정도 낮추어준 경우가 있다. 하수처리장으로 흘러들어가지 않으므로 하수처리에너지도 줄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빗물이 에너지 측면에서도 효자이다. 그런데 이 효자 빗물이 모든 정부정책에서 외면 받아오거나, 저평가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시를 유지관리 하는데 전력, 교통, 냉난방, 물류수송 등에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 그 중의 3~5%가 상하수도 등 물관리에 드는 에너지라고 한다. 기존의 에너지 수요처는 일정하므로 시민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 하면서 새로 줄일 곳을 찾을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기존의 물관리에 적극적으로 빗물을 고려한다면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농사에도 사용할 수 있다. 물이 없을 때 지하수를 퍼서 농사를 짓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도 에너지가 많이 든다. 빗물을 받으면 그만큼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더욱 좋은 것은 빗물을 이용하면 식물이 훨씬 더 잘 자란다는 것이다. 농사에서도 빗물을 모아서 써서 에너지를 줄이기에 엄청난 가능성이 있다. 빗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도 있다. 산중턱에서 빗물을 모으면 그 위치에너지를 이용하여 수력발전도 할 수 있다.

◆빗물, 위에서 받으면 흑자, 밑에서 받으면 적자
빗물을 모을 때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상류에서 모을 것인가? 하류에서 모을 것인가? 이다. 상류에서 받으면 오염도 덜하고, 위치에너지도 확보해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에 빗물을 하류에서 받으면 오염도 심하고, 위치에너지도 잃어버려 사용용도가 제한이 되고 사용하려면 별도의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빗물을 모아 왔다. 댐도 빗물을 모으는 것이고, 빗물유수지도 빗물을 모았다가 퍼서 버리는 것이다. 강남역등 서울시에 침수에 대비해 대심도 지하터널도 구상중이다.
그런데 모두다 에너지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더러워진 물을 처리하는데 에너지가 들며, 지하 40미터 밑에 집어넣은 물을 푸기 위해서는 또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 대규모 빗물저류시설을 하고자 결정하기 전에 그 건설비는 물론 엄청난 유지관리비가 들어야 한다는 것과 그 비용은 고스란히 우리 자녀에게 부담시킨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빗물, 가능하면 위에서 더럽혀지기 전에 위치에너지를 유지하면서 받자. 그것이 공짜로 하늘에서 주신 선물을 잘 받아서 사용하는 원칙이다.
빗물은 돈이자 에너지이다. 우리 후손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반드시 잘 관리해야 하고, 그 관리방법을 우리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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