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홍수 등 재해 대비 24시간 대응체계 구축
농업기반시설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 추진

[이투뉴스] 박재순<사진> 한국농어촌공사(이하 공사) 사장은 농촌에 익숙한 베테랑 공무원 출신이다. 전라남도에서만 43년을 공직생활에 몸담으며 농어촌 현황과 행정에 달인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10월 제6대 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우리나라 농어촌의 살림을 도맡아오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매년 홍수와 가뭄, 태풍 등 재해 피해가 늘어나고 이에 따른 환경 변화로 곡물가격이 요동치면서 농어촌의 시름이 깊어지는 만큼 박 사장의 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농어촌의 사회·경제적인 안정이 곧 국가의 안보로 이어질 만큼 식량 및 국토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박재순 사장은 재해 대비와 경쟁력 강화, 청정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농어촌 지원방안 모색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공사는 1908년 창립 이래 104년 동안 국민의 먹거리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환경친화적인 농어촌정비사업과 농지은행사업을 시행하며 농업생산성의 증대와 농어촌의 경제․사회적 발전에 주력해왔다.

농촌용수개발, 대단위 농업개발, 배수개선 및 밭 기반정비 등 농업생산기반을 정비하고 농업용수관리, 수리시설 유지관리, 시설물 안전진단 등 농업기반시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게 공사의 주된 임무다.

최근에는 농경지 리모델링, 저수지 둑 높이기 등 4대강 사업과 태양광, 풍력, 소수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국가역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사장은 "농어촌 경제가 안정돼야 국가가 바로 선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농어민들이 힘을 얻고 고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봄 가뭄과 가을장마, 태풍피해 등이 잇따르면서 재해 대비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농업기반시설의 대응 상황은 어떤가.

▶기후변화가 이변이 아닌 일상이 되면서 이에 따른 재해도 빈번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공사는 지난달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북상 예보를 접하고 전직원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는 등 재해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했다.

전국 각지의 농어업 기반시설을 점검하고 350개 저수지 사전 방류 및 82개 배수장을 가동해 홍수 피해에 대비했다. 또 재해 피해 최소화를 위해 시설 보수와 일손 돕기 등 가능한 모든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음달까지 재해대책본부를 상시 운영하며 전국 농경지에 농업용수 공급과 수리시설, 용배수로의 유지관리에 힘쓸 계획이다.

천재(天災)는 있더라도 인재(人災)는 없게 하겠다는 다짐으로 다가올 재해에도 농어촌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재난대응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최근 국제 곡물가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산업에도 영향이 적지 않다. 어떤 대응책이 있는가.

▶최근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주요 생산국에 심각한 가뭄이 발생하면서 국제 곡물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뭄 역시 심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파생되는 식품가격은 물론 전반적인 소비 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우리나라는 현저히 낮은 식량 자급률 때문에 타격이 더 크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50%, 곡물의 경우 26%에 불과하다. 밀은 1%, 옥수수는 5% 미만이다. 쌀을 제외하면 모든 곡물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셈이다.         

공사에서는 민간기업의 해외농업개발을 적극 지원해 식량기지 구축을 뒷받침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식량안보에 대응하고 있다. 곡물은 에너지 자원과 마찬가지로 자주개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우리 자본으로 생산하는 곡물은 자급 기반 확충을 의미한다.

공사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23개 기업에 665억원을 융자 지원했고, 올해는 300여억원의 융자가 이뤄졌다. 아울러 현지 환경조사, 전문인력 양성, 컨설팅 등 보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가 70여개 민간기업과 설립한 사단법인 '해외농업개발협회'를 기반으로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기업이 생산·확보한 곡물의 효율적인 국내반입 방안 등 관련 정책을 발굴하고 해외농업환경 조사와 투자환경 분석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

-원예농가에 지열을 활요한 냉난방 시설을 지원하고 있는데 어떤 장점이 있나.

▶지열 냉난방 설치 지원사업은 공사가 시설원예농가의 농업 경영비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진행하고 있다. 지열 냉난방 시설은 지하 150m 내외의 온도차를 통해 방출되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기존 유류를 사용한 시설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실제로 지열설비를 도입한 시설원예농가는 동절기에 기름보일러보다 70~80%의 난방비 절감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하절기 재배가 어려웠던 유리온실과 비닐하우스 냉방도 가능해 농가 소득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경남지역의 한 파프리카 농가의 경우 지열 냉난방시설 도입 후 농가 소득이 ha 당 9888만원에서 2억2600만원으로 2배 이상 높아졌다.

농립수산식품부와 공사는 지난해부터 지원 대상을 축산농가와 양식어가까지 확대했으며 향후 2017년까지 매년 2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고 60%와 지방비 20%, 자부담 20%로 진행되며 농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영세율을 적용하고 지열시설 인증제 도입, 시험기준 마련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농업기반시설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공사는 농어촌의 농업생산기반시설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개발로 온실가스 감축과 청정에너지 보급 달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저탄소 농어촌의 기틀을 마련하고 수익금을 농어촌의 유지관리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해 농어촌 경제·사회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저수지 3372개소, 양배수장 4199개소, 취입보 4151개소, 방조제 160개소 등의 풍부한 수자원과 유휴부지에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추진해 지난해까지 소수력·태양광 발전소 20개소, 1만5206㎾ 규모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연간 2만4590톤의 이산화탄소 감축과 함께 일반가정 1만1360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올초에는 신재생에너지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재설정해 향후 2016년까지 1272억원을 투입, 모두 34만8004㎾ 규모의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태양광발전의 경우 양배수장과 저수지 수면을 활용해 모두 11개 지구에서 시공하고 있으며 새만금 가력지구에서는 2014년까지 풍력발전소 건설이 계획돼 있다. 소수력은 모두 10개 지구에서 저수지와 취입보를 활용해 건설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공사 경영계획과 사업 추진방향은.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전례 없는 재해가 계속되고 있다. 또 한미FTA에 이어 한중 FTA 등 농업분야의 시장개방도 확대되고 있어 우리 농어업을 둘러싼 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급격한 환경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 농어촌이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제역할을 할 것이다. 위기를 발판 삼아 농어업이 새롭게 도약하는 데 힘을 싣는 것이 임기 동안의 가장 큰 목표다.

공사는 앞으로도 농어민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사업 추진에 적극 반영해나갈 것이다. 

김부민 기자 kbm02@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