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찬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강희찬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이투뉴스 칼럼] 올해 여름도 한국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6월과 7월에는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겪어야 했고, 짧은 장마 이후에 8월 하순부터는 집중호우와 두세 번의 태풍으로 전 국토가 수해의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가뭄은 주요 상수원에 조류가 증가하게 하여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으며, 집중호우로 인해 토사와 병원성 미생물이 증가하여 먹는 물의 안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외에도 서울시 강남구 등 도심지역에서는 하수가 범람하여 침수피해가 잇따랐으며, 여러 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여 피해를 입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유난히 무덥고 강수량의 변동이 컸던 것으로 밝혀졌다.
6월 초부터 시작된 여름 더위로 인해 올해 여름철 기온은 평균기온 보다 1.1℃높았던 것으로 집계된다. 이뿐만 아니라 평년 보다 장마는 짧아진 반면 장마 전 극심한 가뭄현상이 있었으며, 장마 이후에는 중부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와 연이은 태풍의 영향이 있었다. 이런 현상들로 인해 6월의 강수량은 평년에 비해 50% 수준인 반면 8월의 강수량은 평년에 비해 149%로 나타나 수량의 변동성이 매우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가뭄 현상에 대해 알아보자. 최근 피부로 느끼는 것이 가뭄의 빈도가 빈번해졌다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2~3년 주기의 국지적 가뭄과 7년 주기의 극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는 가뭄 발생 횟수가 과거에 비해 3.4배 증가하고, 이런 가뭄이 발생할 경우 하천유량이 현재의 57%로 줄어들어 심각한 물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물 부족 문제가 도시지역 보다는 해안, 도서 및 산간 지역 등 취약성이 높은 지역에서 더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물 공급에 있어 지역적 불균형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데 있다. 우선 가뭄이 발생하면 이번 여름에 겪은 바와 같이 녹조현상이 심각하게 발생하는 것 이외에도 산도(PH)가 증가하고, 암모니아 농도가 증가할 수 있으며, 셀레늄, 바륨, 수은, 아연, 카드뮴, 납, 니켈 등 금속류의 함유도가 높아질 수 있어 먹는 물 안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이외에도 제초제 등 농약물질이 토양과 결합하여 토양을 오염시키는 심각한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집중 호우 등 홍수와 관련하여서는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강수량의 편차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도 하루 강수량이 100㎜이상인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횟수가 과거에 비해 2.7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향후에는 하루 강수량이 1000㎜이상의 극대 홍수의 발생 가능성도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우선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상수원 지역에는 토사의 유입으로 탁도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유기물질, 영양염류, 병원성 미생물 등이 하천과 호소를 통해 유입되어 수돗물에 잔류하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로 국민의 먹는 물이 위협받고, 하수도 기능 마비가 향후에도 상존하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수재해를 가끔 발생하는 이변으로 받아들이는 정책은 더 이상 적절치 않다. 이를 위해 다음의 두 가지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그동안 추진된 가뭄과 홍수 대비 공급관리 중심의 정책에서 탈피해야 한다. 물분야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은 장기적으로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정부가 이 분야에 대한 대규모 예산을 마련하여 한꺼번에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이보다는 관련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상·하수도 요금 체계 내에서 충당하여, 차근차근 지속가능하게 기후변화 대응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2010년 현재 전국평균 상수도는 78.5%의 현실화율(생산 비용과 판매 가격의 차이)을 보이고, 하수도의 경우 38.1%의 현실화율에 그치고 있다. 부족분은 정부가 예산을 통해서 충당하고 있다. 이렇게 자금 상황이 열악한 상태에서 상·하수도 관련 인프라를 기후대응형으로 구축해 나간다는 것은 사실 상 불가능한 것이다.
둘째, 수질부분에 있어 현재까지 수인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수처리시설의 확대나 하천의 수질 개선 사업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최근 가뭄과 홍수로 인한 수질 오염 중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비점오염원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고랭지 밭에서 흘러들어가는 토사와 농약물질, 중소형 축산농가에서 유입되는 가축 분뇨, 물이 스며들지 않는 포장도로가 많은 도시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이 국민의 먹는 물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유역관리형 오염물질 총량제를 확대하는 동시에 각 부처별로 추진하는 비점오염관리 대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관련 정책간 연계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도로 등 인프라 관련 비점오염원은 국토해양부와, 산림 지역 토지이용의 변화에 대한 비점오염원은 산림청과 그리고 가축분뇨, 고랭지 농업 등 농업과 관련 된 부분에는 농림수산식품부와의 정책연계가 필요하다.
기후변화 대응형 물관리 대책은 이외에도 여러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국민과 정부가 기후변화로 인한 물환경의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일 것이며, 이에 따른 어떤 행동과 정책의 변화가 이어지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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