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노호미쉬 공공전력청 시범사업 좌초 위기

[이투뉴스] 미국의 한 전력청이 시행하는 조력발전 사업이 일본 통신업체의 반대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미국 시애틀 북부에 위치한 스노호미쉬 카운티의 공공전력청은 미 서부에서는 처음으로 해류를 이용한 발전소를 계획했다. 이들은 시범사업을 위해 지름 6m, 무게 300톤 크기의 터빈 두 개를 북부 퓨젯 사운드 해저에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연방 에너지규제위원회(FER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공공전력청은 시범 사업을 통해 잠재 발전량을 측정하고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본 한 통신사가 조력 발전이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설치한 광섬유케이블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전력청이 6년간  공들여온 이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조력 사업으로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원으로 전력의 15%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고 증가하고 있는 전력 수요 충당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사업을 반대한 일본의 니폰 텔레그래프& 텔레폰 사(NTT)는 12년 전 미국과 일본 사이 2만1000km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을 설치해 2300만통에 달하는 전화를 연결하고 있다. 회사는 조력발전기 터빈을 설치하고 관리할 선박의 닻이 케이블을 훼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NTT의 케이블은 워싱턴 주와 일본의 통신망을 연결하는 유일한 회선이다. 다른 4개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은 캘리포니아와 오레곤 주에 연결돼 있다.

일본 통신사의 우려는 미국의 연방통신 위원회와 미 해군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어 전력청 사업 진행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방 통신위원회는 "36개 해저 케이블은 세계 통신과 미국 공공 안전, 안보에 매우 중요한 설비"라고 밝히고 있다.

국립 수력협회의 매트 나셀라 대변인은 "만약 이번 계획이 거부된다면 (업계 전체가) 큰 좌절을 맛보게될 것"이라며 ""6년간 준비한 일에 대해 규제자가 반대한다면, 다른 회사들은 시도할 가치가 없다고 보게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닻 쓰지 않고 프로젝트 진행

지난 8월 스노호미쉬 전력청은 닻을 사용하지 않는데 동의할 생각이 있으며, 닻 없이 발전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했고 원격 조정 장치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전력청의 크래그 콜러 간부는 "전력청은 닻 대신 엔진파워나 다른 시스템으로 강한 해류에도 배가 한 곳에 머무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6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한 전력청은 올해 말까지 FERC의 승인을 받아 2014년에는 3~5년간의 시범 사업을 진행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FERC의 셀레스트 밀러 담당자는 "사업 승인에 대한 마감 시한은 없다"고 밝혔다.

스노호미쉬 전력청은 시범 사업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터빈을 통신 케이블에서 558피트~781피트(1피트=약30cm) 떨어진 곳에 설치하길 희망하고 있다. 위치 선정에는 수심과 선박 운송로, 조류 강도 등이 고려됐다고 회사는 밝혔다.

그러나 NTT는 터빈을 최소 2460 피트 떨어진 곳에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방 정부의 보조금 수혜

스노호미쉬 전력청은 25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이번 사업에서 미 에너지부로부터 1000만 달러 보조금을 보장받았다.

만약 FERC가 터빈이 케이블에서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하도록 요구할 경우 이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콜러 간부는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의 리차드 헤이던 에너지 전문가는 FERC가 전력소와 NTT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본 뒤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헤이던은 "FERC는 분명 조력 발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NTT의 우려를 피하면서 사업을 조정할 방법을 찾는 식으로 두 회사가 합의를 보길 바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규제 당국 관계자는 2008년 4월 발표한 연구서에서 "소위 유체동력(hydrokinetic)은 굉장한 잠재성을 갖고 있으며 미국내 수력발전량을 두 배로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을 실었다. 

한편 댐이나 수력발전 투자에 대한 관할권을 소유한 FERC는 지난 1월 버댄트 파워 전력청으로부터 조력사업에 대한 첫 허가를 발급했다. 버댄트 파워는 2014년 뉴욕 이스트 리버에 발전 터빈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 사업으로 맨하탄과 퀸즈 사이에 있는 루즈벨트 섬에 거주하는 9500명 주민들에게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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