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의 ‘사회적책임’ 인식과 국민의 선택
대선 후보들의 ‘사회적책임’ 인식과 국민의 선택
  • 황상규
  • 승인 2012.10.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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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규 SR코리아 대표
[이투뉴스 칼럼] 사회적 책임이란 말은 원래 일반 명사였지만, ISO26000(Social Responsibility)이 지난 8월말 국내 KS규격으로 고시되면서 ‘사회적책임’으로 고유명사가 되었다. 국제표준화기구(ISO)가 그동안 기술, 제품, 품질, 환경 등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정해 오다가, 급기야 사회·문화와 관련한 표준을 제정한 것이다.

대선 기간을 맞아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선거 시기에 난무하고 있는 여러 사회적, 경제적 약속들을 보면, ISO26000(사회적책임)의 내용들과 자주 오버랩된다. 어떤 때는 파편화된 약속을 나열하지 말고, 향후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신뢰가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회적 책임 관련해서는 그 동안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으로 널리 회자되었고, 이번 선거과정에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모든 후보들이 동의하고 있고,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ISO26000 제정 과정에서 가장 크게 논점이 되었던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논의에서 ‘모든 조직’의 사회적 책임으로 그 적용 범위를 넓히는 문제였다. 이것의 의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모든 조직 - 대선 캠프나 정부 조직을 포함하여 - 들이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글로벌스탠더드의 관점에서 보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사회적책임을 다하는 정부’를 만드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다. 그렇다면, ‘사회적책임’을 다하는 정부의 조건은 무엇인가?  ISO26000의 7대 핵심 주제로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 각 부분에서 제대로 된 거버넌스(지배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대부분의 사회문제와 부조리는 왜곡된 거버넌스에서 파생한다. 이 대목에서 유권자들은 어느 후보가 사회 전반에 제대로 된 거버넌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인지 꼼꼼히 보아야 한다. 과거의 행적도 보고, 새로운 상황과 미래도 함께 봐야 한다.

둘째, 인권 감수성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인권 분야에서는 후진국 수준이란 평가를 많이 받는다. 용산, 쌍용차, 국가인권위원회 사태 등에 대한 후보들의 태도와 눈빛을 들여야 보고, 감수성이 어떤지도 느껴봐야 한다. 인간에 대한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정책을 알 수 있고, 판단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인권보호의 태도는 모든 정책에 녹아들게 마련이다.

셋째, 노동권 보호의 관점이다. 노동을 강조하면 보통 ‘좌파’로 치부하지만, 유럽 선진국 사회에서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노동권 보호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알고 보면 노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ISO에서는 ILO(국제노동기구)등과 함께 노동권 보호를 글로벌스탠더드로 정한 것이다. 노동 분야에서는 특히,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정민위원회 등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내야 한다.

넷째, 환경보호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 4대강 사업의 명암은 새 정부의 환경보호 정책이 어떠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기후변화의 충격과 대응과 적응 정책은 국민들의 삶과 생태계 안전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의제다. 미래세대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기후보호정책에 대해 후보들의 생각에 귀기울여 보자.

다섯째, 소비자보호의 관점이다. 현대 사회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의 특징이 있다. 사회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제 쌍방향으로 소비자도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부합하는 소비자 운동이 동시에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제 값을 지불하는 공정무역, 공정여행 프로그램은 지구촌 전체의 균형발전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좋은 사례다.

여섯째, 공정운영 관행을 사회 모든 부분에 뿌리내려야 한다.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는 여전히 세계 40위권이다. 담합 등 불공정거래 행위가 일상화하고 있고, 돈을 벌 수만 있다면, 범법 행위를 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도 있는데 사회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문제는 제대로 된 거버넌스와 페어(fair)한 공정운영 관행 확립이 관건이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관점이다. 모든 것은 지역에서 나와서 지역으로 돌아가면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도록 해야 한다.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하고, 지역자치를 더욱 활성화하고, 전국 구석구석에 젊은이들의 활력이 넘쳐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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