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오 델 토로·셀마 헤이엑 연기 압권

[이투뉴스] <파괴자들>은 올리버 스톤 감독의 장점과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영화다.

<플래툰(1986)>, <월드 트레이드 센터(2006)> 등 수많은 수작을 남긴 올리버 스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한다.

흑백톤의 화면과 강렬한 핏빛 배경은 대조를 이루며 비주얼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아날로그적인 액션 코드는 이번에도 계속된다.

이외에도 <파괴자들>은 기존 올리버 스톤 감독의 개인적 성향이 많이 반영돼 있다. 마약 시장을 둘러싼 멕시코 갱의 미국 진출, 부패한 FBI와 멕시코 정부 등 정치적 메시지를 풍자기법을 활용해 드러낸다.

평화주의자 '벤(애론 존슨)'과 용병출신 '촌(테일러 키취)'은 미국에서 마리화나를 재배, 판매한다.

하지만 남미 최대 마약조직의 보스 '엘레나(셀마 헤이엑)'은 킬러 '라도(베네치오 델 토로)'를 기용해 벤과 촌의 연인인 '오필리아(블레이크 라이블리)'를 납치한다.

벤과 촌은 오필리아를 구출하기 위해 총을 든다.

<파괴자들>은 2010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10년 최고의 소설 10권'에 선정됐던 돈 윈슬로의 <세비지스(SAVAGES)>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파괴자들>의 영어 원제도 <SAVAGES>인데 원래 뜻은 '야만적인, 몹시 사나운'이란 뜻이다.

원제처럼 <파괴자들> 속의 인물은 본성에 충실하게 움직인다. 벤과 촌, 오필리아는 쾌락에, 엘레나는 모성애, 라도는 돈에 이끌려 움직인다.

여기서 올리버 스톤 감독의 특징이 드러나는데 <파괴자들>에서는 관객에게 호감가는 캐릭터가 한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전부 올리버 스톤이 풍자할 대상일 뿐이다.

때문에 단순히 평범한 할리우드 오락영화를 기대한 관객은 웃음 포인트를 찾기 힘들다. 특히 강렬한 액션영화를 기대한 관객은 실망감이 클 수 밖에 없다. 액션을 비주얼로 보여주지 않고 말로 설명하는 식이다.

그래서 <파괴자들>의 장르는 액션이 아니다. 오히려 드라마에 가깝다.

특히 잔인한 악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다가도 가족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엘레나와 라도의 모습은 <우아한 세계>에서 '강인구'를 연기한 송강호를 떠올리게 한다.

풍자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는 강하지만 오락물로서의 큰 매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잔인함의 수위도 최근 트렌드에 비해서는 약하다. 또한 셀마 헤이엑과 베네치오 델 토로의 존재감이 너무 강해서인지 정작 주인공인 테일러 키취와 블레이크 라이블리, 애론 존슨 등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

<파괴자들>은 31일 개봉했다.

◆기자曰: "액션대신 풍자를 선사한다"

◆비교해보면 좋을 영화: <월 스트리트>, <알렉산더>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