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에요? 세미나는 1시부터 하는 겁니까, 아님 2시부터 하는 겁니까?”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내용으로 열리는 세미나인데 주최기관은 각각 다르니 뭐가 뭔지!”

 

“2부 행사로 열리는 세미나가 LPG의 날 행사 일환입니까, 전국LPG판매사업자 안전관리 결의대회 행사로 열리는 겁니까?”
“주제발표자조차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헛갈리네요”

지난 12일 천안상록리조트에서 열린 제8회 LPG의 날 행사장에서 참석자들 사이에 오고 간 대화들이다.

‘LPG의 날’은 국내에 처음으로 LPG가 들어온 날을 기념하고, LPG산업의 대국민 이해 제고와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2005년 첫 행사가 열렸다. 이후 행사 규모는 차이가 있지만 매년 이어져 올해가 8회째다.

지식경제부의 후원 아래 LPG산업 관련단체인 대한LPG협회, 한국LP가스산업협회, 한국LP가스판매협회가 공동주최하고 있다. 한마디로 수입사, 충전업계, 판매업계 등 LPG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의 잔치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말이 영 무색하다. 축하의 말이 오고 가기보다는 의아스러움과 당혹스러움이 공간을 메운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매년 LPG의 날 행사는 1부 기념식과 2부 세미나로 진행됐다. 한국LP가스산업협회가 발송한 올해 초청장 프로그램도 다르지 않다. 오후 1시부터 진행되는 세미나에서는 LPG산업발전 정책방향, 서민층 LP가스시설 개선사업, LPG업계의 현안과 대응전략, LPG판매업계 발전방향 제언 등의 주제발표가 이뤄진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이날, 같은 곳에서 오후 2시부터 한국LP가스판매협회가 주최하는 ‘전국 LPG판매사업자 안전관리 결의대회’ 가 열리는데, 여기서도 2부 행사로 LPG의 날 행사와 동일한 세미나가 진행된다고 적혀 있는 것이다.

똑같은 세미나를 놓고 각자가 주도권을 내세우다보니 벌어진 해프닝이다.

SK가스, E1 등 LPG수입사가 회원인 대한LPG협회도 자유롭지 못하다.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LPG산업을 둘러싼 기상도는 먹구름이 가득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는 것이다. 프로판은 경쟁연료인 도시가스에 밀려 갈수록 수요 감소폭이 커지고 있으며, 부탄도 기저수요인 자동차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청정연료라 자처하면서도 친환경정책에서 사실상 겉돌고 있는데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도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사소한 부분에서도 단체 또는 사업자 간 종종 오해와 갈등이 빚어져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LPG업계가 처한 실상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해 안타깝기 그지없다. 모두가 힘을 합해도 버거운 판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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