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많이 잡아먹는 수세변기를 깨자
물 많이 잡아먹는 수세변기를 깨자
  • 한무영
  • 승인 2012.11.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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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무영 서울대 교수
[이투뉴스 칼럼] 지난 6월 신안군의 기도라는 작은 섬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여 아주 쉽게 섬지방의 물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해 주었다. 기도에는 9가구 20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물의 사용처에 따라 필요로 하는 수질이 다르므로 공급방법을 다르게 하였다.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은 4000리터짜리 빗물저장조에 보관되어 침전처리가 된다. 이물은 별도의 처리없이 세수, 세탁, 설거지 등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먹는 물만은 자외선 소독을 한다. 화장실물은 짠 지하수를 사용한다.

하루에 주민 한 사람이 40리터를 쓴다고 하면, 기도의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로 일년내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여름에 온 많은 비는 이들에게는 축복이었다. 평생 소원이던 짜지 않은 물로 마음껏 목욕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빗물시설의 진가를 더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최근에 지하수가 고갈되어 안 나오는 것이다. 모든 주민들은 만약에 빗물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호사를 누리면서 유지관리 비용을 하나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에 또 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빗물이 모자란 것이다. 그 원인은 다름아닌 수세식 변기이다. 지하수가 안 나와서 빗물로 대체하다 보니 수세변기에서 엄청난 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설치된 수세변기는 일회당 13리터로서 하루 세 번만 누른다고 해도 하루 물사용량이 없어진다. 설거지나 세탁할 때 아무리 아껴도 2~3리터밖에 안 되는 것을 보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셈이다.

섬지방의 물부족의 주범은 다름아닌 수세변기이다. 대부분의 섬지방에서는 비싼 돈을 들여 해수담수화 시설을 만든 다음 물을 최고로 많이 사용하는 수세변기를 사용하고 있다. 당연히 그 비용은 주민들의 수도요금으로 나온다. 변기에서 나온 물은 그대로 바다를 오염시키거나 하수처리비용으로 되돌아온다.

이곳 기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물부족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물을 많이 쓰는 수세변기를 물을 적게 쓰는 고효율의 변기로 바꾸는 것이다. 한번만 바꾸면 별도의 유지관리비를 들이지 않아도 전체 물사용량의 20~30%를 절약할 수 있다.

수세변기에 벽돌 한 장을 집어 넣으면 벽돌 한 장의 부피인 1리터를 절약하는 것이다. 6리터짜리 수세변기로 바꾸면 일회당 7리터, 하루에 한 사람당 약 50리터를 절약하는 셈이다. 대소변에 따라 자동으로 물의 양을 조정하여 내려주는 스마트한 변기 시트를 쓰면 하루에 약 30리터를 줄인다. 화장실을 많이 사용하는 학교나 공공시설부터 고치면 1~3년 만에 투자한 금액이 회수된다. 물을 전혀 안 쓰는 변기를 사용하면 하루에 70리터 이상을 절약한다. 전국민이 변기만 바꾼다면 우리나라에서 부족한 물의 양은 확보할 수 있다.

정부의 물관리 정책에 변경을 제안 한다. 즉,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모든 수세변기에 일회 물내림양이 표시되도록 의무화 해야 한다. 시중에 대용량의 수세변기가 유통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 대용량의 수세변기는 모두 다 6리터짜리로 교체하도록 보조금이나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 대소변을 구분하여 물을 내리는 자동 시트를 부착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시민들은 물을 절약하여 수도요금이 줄어든다. 하지만 이 절약되는 비용만큼 수도요금을 인상해도 시민들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

변기에서 내리는 물은 곧바로 하수가 된다. 변기에서 내리는 물의 양을 줄이면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하수의 양도 줄이고, 그것을 운반하고 처리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또 그만큼 물을 공급하거나 하수를 처리하는데 드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댐을 만드는데 생기는 갈등도 줄일 수 있다. 이야말로 모두가 행복한 물관리 정책이니 어느 누구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지금부터 정부와 시민이 합심하여 ‘물 많이 잡아먹는 수세변기 깨기’ 프로젝트를 시작하자. 그것이 우리나라 물부족과 시민의식을 깨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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