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시장 변화와 가스산업 역할 재조명

 

오전 주제발표가 끝난 후 패널토의에서 하동명 세명대 교수의 주재 아래 권영식 가스공사 도입처장, 정희용 도시가스협회 기획팀장,김태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투자, 셰일가스 동향 등 8개 주제발표
패널토의 세션 통해 대응 및 발전방안 의견도 수렴

[이투뉴스] 급변하는 국내외 에너지 환경 속에 가스산업의 역할과 능동적 대처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돼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한국가스연맹이 주최하는 제16회 가스산업회의가 22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정부를 비롯 관련기관 및 업계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매년 열려 올해로 16회를 맞이하는 ‘가스산업회의’는 에너지업계 저명인사의 기조연설과 각 분야 전문가의 주제발표를 통해 급변하는 에너지시장을 점검하고, 가스산업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가스분야의 대표적인 세미나 행사다.

개회사를 하는 주강수 한국가스연맹 회장
이날 행사는 주강수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문재도 지식경제부 산업자원협력실장의 축사에 이어 이봉서 연맹 명예회장(전 동자부·상공부 장관)의 기조연설이 진행됐다.

이어 ►국내 가스산업 정책방향(이용환 지식경제부 가스산업과장) ►국내 장기 에너지수급 전망(최도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도시가스 환경변화와 대응방안(정희용 한국도시가스협회 팀장) ►천연가스 도입현황 및 향후 계획(권영식 한국가스공사 도입처장) 등이 발표됐다.

또한 2부 프로그램에서는 ►해외 플랜트 진출과 금융지원 정책 방안(김영환 지식경제부 전략시장정책과장) ►셰일가스 개발현황과 에너지시장의 변화(김희집 액센츄어 대표) ►해외자원개발 투자 및 시사점(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책임연구원) ►국내 플랜트산업 육성을 위한 사모펀드 조성방안(김이동 삼성KPMG 상무) 등 모두 8개의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이와 함께 오전 주제발표 후 ►국내 가스산업의 현주소와 발전방안이, 오후 주제발표 후에는 ►해외자원개발 동향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한 패널토의 세션이 별도로 진행돼 참가자들과의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국내 장기 에너지수급 전망 (최도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에너지믹스 재검토, 수요관리·효율 향상 과제

최도영 연구위원
총에너지수요는 ’10~’35년 중 연평균 1.7% 증가해 2035년에 4억380만 TOE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1차 에너지기본계획의 ’06~’30년 간 총에너지 수요 증가율은 연평균 1.6%로 예상되어 있다.

 

에너지 다소비형 제조업 중심의 경제성장의 영향으로 제1차 에너기기본계획보다 경제성장률은 낮으나, 에너지수요 증가율은 높게 전망되고 있다.

1인당 에너지수요는 2010년 5.31 TOE에서 2020년에는 6.57 TOE, 2035년에는 7.78 TOE로 증가할 전망으로, 연평균 1.5%로 예상된다. 에너지원단위는 2010년 0.252(TOE/100만원)에서 2035년에는 0.181 수준으로 하락해 전망기간 중 연평균 1.3%의 개선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미국 DOE와 EIA는 우리나라 에너지원단위 개선율을 연평균 1.6%, 제1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연평균 2.1%로 잡았다.

이 기간 신재생에너지는 정부의 지속적인 보급 확대 정책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며, 원자력은 주요 발전원으로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정연료인 천연가스는 도시가스의 수요 둔화, 기저발전인 원자력 등의 역할 지속 등으로 장기적으로 수요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

석유 의존도는 고유가 지속 및 천연가스 등의 연료대체, ICT 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2010년 39.7%에서 2035년 28.5%로 11.3%포인트 감소할 전망이다.

제조업의 생산 활동을 위한 에너지 수요가 2035년까지 우리나라 수요 증가를 주도하고,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및 에너지효율 개선, 에너지가격의 시장기능 강화 등으로 산업용 에너지수요의 안정화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의 주요 이슈 및 과제로는 첫째, 에너지믹스 정책 재검토 및 안정적 공급 추구이며, 둘째, 에너지수요관리 및 에너지효율 향상을 들 수 있다.

에너지믹스 정책 재검토 및 안정적 공급 추구에서는 최적 에너지믹스에 관한 검토의 경우 ►원자력 발전 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 도출 ►원자력 운영 안전성 기준 개선 ►실현가능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검토가 필요하며, 새로운 에너지원 확보를 통한 에너지 안보 강화의 경우에는 ►비전통 에너지 확보 ►러시아-북한-한국 간 가스파이프라인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 ►해외자원개발 강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에너지수요관리 및 에너지효율 향상 측면에서 에너지가격결정의 시장 메커니즘 강화를 위해 ►에너지 및 환경정책의 효율성 강화를 위한 에너지세제, 규제 합리화 ►전력요금체계 개선이 모색돼야 하며, 합리적 에너지사용 및 효율개선 촉진을 위해 ►기업에 대한 효율 개선 지원 및 자발적 소비 감축 추진 ►그린카 보급, 연료효율기준 상향 조정 ►건물 및 가전기기에 대한 에너지효율 라벨링 프로그램 개선 등이 검토과제다.

◆도시가스 환경변화와 대응방안 (정희용 한국도시가스협회 팀장)

천연가스산업, 신재생시대의 가교역할 충실

정희용 박사
에너지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가스업계에 유례를 보기 드문 성장을 달성한 천연가스산업은 앞으로도 신재생에너지를 향한 교두보 및 가교적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연가스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에너지원별 역할분담 ►수송용 천연가스 보급확대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역할 등이 과제다.

난방시장의 경우 다양한 에너지원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중복투자 및 갈등 확대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천연가스와 지역난방의 경우 공급권역 내 중복투자가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인 가스 소비자가 고소득층 집단에너지 소비자를 교차보조해주는 왜곡된 구조를 가져오고 있다.

지역난방 내에서도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대규모사업자와 민간구역전기사업자 간 손익격차가 너무나 크다. 이는 집단에너지 지역지정제의 문제점에서 비롯된다.

최대 열부하가 수도권은 시간당 100G㎈, 비수도권은 150G㎈에 해당되는 경우 집단에너지공급대상 지역으로 지정되는데 주택건설호수 5000호 이상 및 60만㎡ 이상의 주택건설, 택지개발 등 일정규모 이상의 지역이면 무조건 집단에너지 공급타당성을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급타당성 협의 대상지역은 대부분 집단에너지 공급대상지역으로 지정 고시하는데 규모 미달지역을 연계하는 편법을 동원해 공급확대에 나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집단에너지공급 타당성 협의대상 기준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수송용의 경우 CNG는 가장 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수단이다. 하지만 님비현상 등 충전소 부지확보 애로와 설비의 효율적 운영 문제 등 충전인프라 구축 한계가 보급확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영차고지 조성단계에서부터 CNG부지를 반영하고, 선박용 보급확대, CNG 하이브리드 등 기술개발 등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기존시설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LPG와의 상생, 부지난 해소 차원에서 주유소와의 병렬설립 등 활성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역할도 적지 않다. 전력부하관리 기여로 발전소 추가건설을 해소할 수 있는 천연가스 냉방보급은 물론이거니와 단위건물 내에서 가스엔진이나 가스터빈을 구동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 종합에너지시스템인 자가열병합의 보급확대 필요성도 크다. 자가발전을 통한 동하절기 전력부하 관리 기여와 함께 발전소 추가건설비용 및 송전비용 절감, 분산형 열원 역할, 환경친화적 에너지 생산 등 기대효과가 높다.

녹색성장 시대에 이미 다양한 장점이 검증되고, 현존하는 최고의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는 천연가스가 IEA가 전망한 이상의 ‘가스황금기(Golden Age of Gas)’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셰일가스 개발현황과 에너지시장의 변화 (김희집 액센츄어 대표)

연관산업 대응책 전략적인 접근 이뤄져야

김희집 대표
셰일가스는 ‘가스의 황금 시대’를 가져오게 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기존 석유 에너지원을 대체할 혁명적인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셰일가스 개발은 에너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EIA 분석에 따르면 셰일가스 개발 증가로 인해 미국은 2020년경 천연가스 순 수출국이 되며, 2035년경에는 완전한 에너지 독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셰일가스 생산 급증은 에너지뿐만 아니라 제조업, 수송산업, 철강업 등 전 산업의 경쟁력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화학산업은 셰일가스를 원료로 한 북미 에탄 크랙커의 가격경쟁력 강화에 따라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따라 14개의 신규 크랙커 건설 ․증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10개 이상의 추가 프로젝트가 계획 중이다.

철강업도 활기를 찾아 수평 시추 증가에 따른 튜블러 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북미지역의 OCTG 수요는 2009년 320만톤에서 지난해는 620만톤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고강도, 내마모 등 고급 강재 및 프리미엄 커넥션 소요량은 기존 대비 4.2배나 늘어났다.

가스 원료 활용을 통한 원가 절감도 효과가 커 스틸의 경우 고로 가열 원료로 석탄 대신 가스를 활용해 톤당 8~10달러 수준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고, 고로 운용 외에서도 연간 8000만달러 수준의 에너지 비용 절감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자원 수송을 위한 대규모 파이프라인 인프라 수요도 증가해 2035년까지 1783억달러의 파이프라인 투자가 전망되고 있다.

발전시장도 저렴한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천연가스 발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저렴한 가스 발전 비중 확대로 2008년 이후 미국 내 전력 도매가격은 50% 이상 하락했으며, 엑슬론의 원자력 발전소 2기, CMS에너지의 2조 규모 석탄 발전 등 대규모 발전소 건설이 취소된 반면 복합발전을 포함한 가스 발전소는 향후 3년 내 258기가 신규 건설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아리조나에서 1000MW 급 대형 가스 발전소 건설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새롭게 부상되는 북미 화학산업, 철강산업 등 국내 산업에 영향이 예상되는 분야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 및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셰일가스 개발 시 엔지니어링, 기자재, 소재 등 연관 산업의 시스템 수출을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셰일가스 개발 외에도 자원의 저장 및 수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LNG터미널 등 인프라 사업기회에도 주목해야 한다.
셰일가스 도입의 경우 단순 도입차원이 아닌 LNG수출 터미널, 트레이딩 등 고수익 창출이 가능한 모델로 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해외자원개발 투자 및 시사점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책임연구원)

공기업 대형화와 민간기업 육성 병행해야

성동원 책임연구원
국제유가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신흥국 수요 증가 등으로 급등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락한 이후 점차 상승했으며, 올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변동폭이 확대됐다.

 

천연가스가격의 경우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 붐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10년래 최저치로 급락한 반면, 동남아 LNG 수입가격은 일본 원전 폐쇄 등에 따른 아시아 LNG 수요 급증 등으로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 에너지 비중이 75% 이상의 높은 비중을 유지해 석유, 가스 자원개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자원개발을 둘러싼 국제시장 환경은 자원보유국의 자원통제 강화, 경쟁 격화, 개발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나날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국 동향을 살펴보면 중국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3대 국영석유기업 주도로 해외자원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주요 전략국가들을 선정하고 지속적인 정상급 자원외교를 전개하는 한편 산유국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주요 자원보유국에 대한 대외원조를 확대하고, 3대 국영석유기업은 자산교환방식을 통한 수직계열화, 해외 주식상장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정책금융기관의 지원도 활발해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은 중국 국영석유기업과 전략적 동맹관계를 맺는 등 투자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본은 해외자원확보 지원체제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경제개발 원조를 포함한 자원외교를 펼치고 있다. 메이저 기업에 준하는 핵심기업 육성을 위해 기업통합에 나서 국영기업의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정책금융기관은 자원개발 전 단계, 자산인수 및 인프라 정비 사업에 걸쳐 출자, 보증, 대출 등을 제공하는 원스톱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외자원개발 투자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나 지난해는 글로벌 시장환경 악화에 따른 투자 지연, 철회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공기업이 해외자원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규모가 점차 대형화되고, 지역별로 선진국 투자 비중이 높은 특성이 나타난다. 과거 탐사 광구 중심에서 최근에는 생산광구 인수 및 M&A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공기업 단독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광종별로 살펴보면 원유 및 천연가스 투자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는 투자규모가 선진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미미한데다 메이저급 기업이 부재하며, 민간기업 참여가 부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자원확보 정책과 함께 공기업 대형화와 민간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확대가 병행돼 민관일체의 협력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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