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실태조사 결과 놓고 입장따라 시각차
KG알뜰 출범 드라이브 vs 실패한 정책 비난

[이투뉴스] 알뜰주유소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정착단계까지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여전히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소비자 단체는 자체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알뜰주유소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의견을 내놓은 반면 반대 입장에서는 알뜰주유소 관련 예산이 내년에는 삭감될 것이라며 결국 실패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은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2012년 휘발유 소비자 행태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소비자 석유시장 이용형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및 경기지역 소비자 103명을 대상으로 4월부터 10월까지 이들이 사용한 주유소의 영수증을 수집해 분석한 자료다.

이날 발표한 조사결과에는 주유시 특정상표 이용 여부, 이용 횟수, 단골 주유소 여부, 휘발유 가격 적정성, 정유사 관련 인식, 알뜰 및 대형마트 주유소에 대한 인식, 주유소 형태별 가격 인식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따르면 알뜰 및 대형마트 주유소가 주변 주유소의 가격을 낮춘다는 질문에 약간 그렇다(45.93%), 매우 그렇다(14.81%)로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 60% 이상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

조사대상이 103명으로 적었지만 6개월간 동안 실제 주유소를 이용한 실적과 경험을 기준으로 조사를 한 만큼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알뜰주유소에 대해 실효성 논란 등 부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었는데, 정작 소비자들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셈이다.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된 이후 알뜰주유소를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조사가 신뢰성을 가질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103명의 의견은 전체 소비자의 의견을 대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소시모 조사결과에서 알뜰주유소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질문에 41.86%가 보통이다라고 답했을 정도로 알뜰주유소 자체는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같은 사안에 대한 조사결과를 두고 양측의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알뜰주유소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찬성측과 반대측은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다.  찬성 측은 새 정부가 들어서도 알뜰주유소는 계속될 것으로 낙관하는 반면 반대 측은 예산 등 모든 면에서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알뜰주유소를 찬성하는 한국자영주유소연합회(이하 한자연)는 민간 알뜰주유소인 KG알뜰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식경제부 및 한자연 등에 따르면 KG알뜰 출범을 위한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와있으며 이르면 12월초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KG알뜰은 기존 알뜰주유소처럼 50% 물량을 한국석유공사에서 받지만 나머지는 공동구매를 통해 해외에서 수입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한자연은 이 경우 국내 정유사에 휘둘릴 필요가 없어 가격면에서 좀 더 자유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회원사들을 주주로 편입시켜 민간이 주도하는 유통시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자연이 무엇보다 정부가 바뀌어도 알뜰주유소 정책은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KG알뜰 출범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알뜰주유소를 반대하는 쪽은 내년 알뜰주유소 예산삭감이 예정돼 있다며 결국 실패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 내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예산안 예비심사 보고서에 따르면 알뜰주유소 관련 예산이 기획재정부 심사단계에서 전액 또는 대폭 삭감됐다.

보고서는 알뜰주유소의 가격인하 효과가 사실상 없으므로 '유통시장 경쟁촉진' 예산 81억2000만원 중 56억2000만원을 감액한 25억원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알뜰주유소 지원 예산이 기획재정부 심사단계에서 전액 또는 대폭 삭감됐는데, 알뜰주유소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예비심사 보고서일뿐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앞서갈 필요는 없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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