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자력 안전ㆍ선진화의 일등공신 원자력연

원자력은 국내 전력 생산량의 40%를 담당하는 경제적인 에너지원이다. 뿐만 아니라 그 밖에 농학, 공학, 의학, 산업, 과학 폭넓게 활용되며 현대 인류에게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국의 과학자이자 저명한 환경운동가인 제임스 러브록은 "원자력의 확대만이 현재 기주촌의 이상기후와 자연재해의 원인인 지구 해수면 상승을 초래하는 지구 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자력이야말로 인류 희망의 불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는 한국원자연구소가 국가원자력 전문연구기관으로서 지난 1959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원자력 개발을 통한 기술자립과 다양한 연구영역의 확대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에 많은 기여를 하며 원자력 안전ㆍ선진화의 첨병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원자력연의 협조로 연구소가 활발히 추진중인 '고준위 폐기물 처리 연구', '원자력 수소개발', '방사선 활용' 과 관련한 연구와 성과에 대해 집중 점검하는 시간을 매주 1회 총 3회에 걸쳐 연재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선진국 반세기 처분연구 활동 실제처리 시설 없어
지하처리 실험시설 완공 한국형 시스템 초석 마련

우리나라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원자력연구소는 대전 연구소 부지내 선진국형 실험시설을 준공해 본격적인 관련 연구에 착수했다.

하루 속히 고준위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는 것은 원자력이 환경에게 해롭다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관건이 되고 있다. 이는 원자력발전이 진정한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원으로 뿌리를 내리는데 매우 중요하며, 국민과 후손에 대한 의무사항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국제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신뢰성이 높다고 인정되는 고준위폐기물 처분방법은 사용후 핵연료를 부식되지 않고 충격에도 강한 금속제 용기에 넣어 밀봉한 후 지하 수백 미터 이상의 깊이에 있는 견고한 암반에 건설된 동굴 형태의 처분장에 넣은 후, 불투수성 완충재와 밀봉재 및 뒷채움재로 빈 공간을 메워 생태계로부터 완전 격리시키는 '심지층처분방법'이다.

◆  고준위 폐기물 연구는 지하 시설 활용이 적합

고준위 폐기물 처분연구를 착수한 초기에는 실험실 실험과 이론적 연구가 주를 이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 고준위 폐기물 심지층처분장이 위치하는 곳은 지하 심부 암반으로 실험실 환경과는 다른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실험실에서 얻은 결과를 심지층처분장에 그대로 적용하기 곤란하고 적용해도 연구결과의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덧붙인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어느 실제 심지층처분장이 위치하는 심부지하 암반과 유사한 환경에 지하연구시설을 건설하고, 이를 통해 개발된 기술의 현장실험을 수행함으로써, 연구결과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 되고 있다.

따라서 고준위폐기물 처분연구가 이루어지는 원자력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규모의 지하연구시설을 건설하고 심지층처분과 관련된 각종 현장실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YMP, 스웨덴의 Aspo, 캐나다의 URL, 스위스의 Grimsel,  일본의 MIU 등, 세계 10개국에서 26개의 지하연구시설이 운영 중이거나 건설 또는 계획 중에 있다. 원자력 선진국이 운영하고 있거나, 건설 중인 대표적 지하연구시설은 표와 같다.

◆  선진국들 반세기 전부터 연구 시작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원자력 선진국들은 고준위폐기물 처분기술 개발을 위해 30년 이상 이른 곳은 반세기 전부터 기초연구 및 응용연구 그리고 현장실험 등의 단계별 연구를 추진해 왔다. 이러한 연구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수립했다.그러나 아직 전세계적으로 실제 처분 시설은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미국은 1950년대부터 처분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1982년에 핵폐기물관리법(NWPA, Nuclear Waste Policy Act)을 제정하여 처분관련 연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02년에 네바다주 유카산(Yucca Mtn)을 심지층처분장 부지로 선정하고, 1994년 부지특성평가를 위한 대규모 터널 건설에 착수했으며, 2008년 인허가 서류를 제출하고 2017년에 상용처분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스웨덴은 1977년부터 처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1992년에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법,  2000년에 고준위폐기물처분특별법을 제정하고, 현재 2020년에 상용처분장 운영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는 1970년대부터 처분관련 연구를 수행해 왔고 2002년에 사용후 핵연료 처분법을 제정하여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30년에 상용처분장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도 1970년대부터 처분연구를 수행해 왔고, 2000년에 고준위폐기물 처분특별법 제정한 후, 2002년 말에 처분장 부지 공모를 시작했다. 현재 2030내지 2040년 사이에 상용처분장을 운영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국내 고준위폐기물 처분연구 현주소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발전소의 숫자가 우리와 비슷한 선진국에 비해 고준위폐기물 처분에 관한 연구가 매우 늦게 착수된 상황이다.

즉 고준위폐기물 처분에 관한 연구는 1997년에야 원자력연에서 소규모로 시작됐다. 현재 실험실 연구를 일단락 짓고 2006년부터 지하처분연구시설을 이용한 현장실험 연구를 추진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는 단계에 와 있을 뿐이다. 또한 고준위폐기물 처분에 관한 국가적 종합적인 대책은 아직 수립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원자력연은 이런 늦은 연구 문제와 국가적 종합대책의 미비는 연구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고준위폐기물처분기술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하루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십 년간 고준위폐기물 처분관련 연구를 수행해 온 미국, 스웨덴, 캐나다, 일본 등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고준위폐기물 처분 관련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이므로 기술 격차가 존재하고 있다.원자력선진국들과 같이 고준위폐기물 처분의 국가관리 원칙 하에서 적극적인 투자가 선행된다면 후발 국가의 이점을 살려 단시일 내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해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원자력연을 중심으로 이러한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 중의 하나로 원자력 선진국의 처분관련 연구기관과 기술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원자력에 따르면 고준위폐기물 처분관련 연구 중, 심지층처분시스템 개념설계에 관한 연구는 핀란드의 POSIVA와 다차원 확률론적평가코드 개발에 관한 연구는 영국의 Serco와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균열암반에서의 방사성핵종 이동에 관한 연구는 독일의 INE가 스웨덴 Aspo HRL에서 수행중인 Chemlab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일본의 JAEA와는 고준위폐기물 처분시스템 개발, 처분안전성평가기술, 심부지질환경특성평가기술 및 처분시스템거동실증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방문 및 전문가회의를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하여 활발한 기술교류를 하고 있다.

배대석 원자력연 박사는 “지하 연구시설을 활용한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한국형 처분시스템을 확립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며 “향후 성과 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장익창ㆍ최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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