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찬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강희찬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이투뉴스 칼럼] 2012년은 G2 국가의 지도부에 큰 전환기가 되었다. 우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였고, 중국에서는 시진핑이 중국 최고 지도자로 등극하였다. 경제, 외교, 국방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으나 특히 주목해야할 부분이 글로벌 환경·에너지 정책의 변화다.

따라서 지금까지 두 국가 지도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대내외 환경 정책 관련 정책과 주장을 살펴보고, 향후 G2 국가의 에너지·환경정책 변화를 예측해볼 필요가 있다. 그 속에서 한국이 준비해야할 대안들을 점검해 보자.

우선 오바마 정부가 지난 임기 동안 추진한 3대 공약을 살펴보면, 이라크戰 종결, 미국인 전체의 건강보험 보장, 그리고 기후변화 위협 경감이다. 첫 번째 임기 중 앞의 두 가지 공약에 대해서는 나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마지막 기후변화 위협 경감 부분에서는 자동차 연비 기준 마련 이후 큰 진보가 없었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오바마의 연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The best is yet to come(아직 최고지 오지 않았다)” 말처럼 이번 두 번째 임기에는 지난 임기에서 완수 하지 못한 기후변화 대응이 최대의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얼마 전 미국에 엄청난 피해를 준 허리케인 샌디, 기록적인 긴 가뭄 등  자연재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북극 빙하의 최저점 기록 등이 미국 시민사회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불러온 것도 오바마의 기후변화 정책을 뒤받쳐 줄 수 있는 기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정부가 중점 추진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것도 이 부분에서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우선 현재의 재생에너지 R&D 지원을 증가시키고,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에 지원되는 세금 지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 많은 미국 내 州 단위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의무 사용제도도 보다 확대되어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 법이 통과될 것도 점쳐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몇몇 주 연합으로 추진되고 있는 탄소에 가격을 부여하는 배출권거래제나 탄소세의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저번 임기에서 마련한 자동차 및 트럭 연비기준이 강화되고 메탄 등 非이산화탄소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대외적인 기후변화협상 부분에서도 지금껏 보여준 미국의 역할에 변화가 예상되어, 현재의 독자노선에서 다소 선회하여 UN 체제 내에서의 기후변화 협상에 보다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경우 2012년 말에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COP18에서 기대와는 달리 협상 진전의 획기적 변화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음으로 중국 시진핑은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하여 환경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강한 정치적 리더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환경·에너지 분야의 변화가능성에는 지속적인 경제성장 속에서도, 현재의 과도한 화석 에너지 사용과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지 못할 경우, 중국 내 불만을 잠식시킬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 2012년 10월에 있었던 닝보(Ningbo) 시민의 씨노펙(Sinopec)社 석유화학공장 유치 반대 시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제 중국 내에서도 환경문제에 대한 국민적 의식수준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과 환경 비용이 중국 전체 GNI의 8.9%(참고로 독일은 0.5%)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도 중국 내 환경정책의 변화를 예상해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중국은 2012년 10월에 발표한 ‘새로운 에너지 정책 2012’에서 2005년 대비 2020년까지 GDP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5%까지 줄인다고 공언하였고, 재생에너지(수력, 바이오매스, 풍력, 태양광) 등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그동안 발표를 유보한 원자력 발전도 전체 에너지의 2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 육성을 위해서도 향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기준 재생에너지 장비 매매액수는 570억 유로로 유럽(470억 유로), 미국(370억 유로)을 이미 앞질렀으며, 관련 녹색 R&D에서도 미국, 유럽, 일본 등 다른 나라가 경기침체와 함께 축소시킨 것과 달리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기후변화 협상 부분에 있어서는 중국의 현재 입장이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등 다른 선진국과의 협력 속에서도 경쟁하고 있는 점과 아시아를 둘러싼 미국과의 강경외교, 중국이 주도하는 개도국 연합에서 탈퇴 움직임을 보이는 몇몇 개도국을 아우르려 하는 중국의 포섭외교 등을 바탕으로 중국은 현재의 대외적인 개도국 지위를 놓으려 할 가능성은 낮으며, 중국 경제 성장에 혹여나 방해가 될 수도 있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받는 것에 대해서도 현재의 반대 입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환경정책 기조 전망을 바탕으로 한국은 크게 두 가지 부분에서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미국과 중국이 한국의 주요 교역국인 점에서, 향후 두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 관련 규제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이에 맞춘 녹색기술 R&D 로드맵 작성과 산업의 수출경쟁력 제고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국내적으로도 환경 규제를 보다 선진화하여, 이에서 파생되는 관련 국내 시장의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고, 선제적인 국제 표준화 선도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둘째, 기후변화 협상과정에서 두 가지 극단적인 시나리오(협상 진전 對 협상 교착)에 맞추어 각각의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의 가교적 역할을 십분 발휘하여 글로벌 기후변화 협상에서의 한국의 역할과 협상 진전을 모두 달성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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