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관객 파격 공약, "뭐든지 할게요"

▲ 다리 부상에도 아시아 투어 콘서트, 영화 홍보 스케쥴을 강행하고 있는 임슬옹.

[이투뉴스] 임슬옹(25)에게 연기를 기대한 적은 없었다. 가수로서의 자리는 굳건했지만 그를 연기자로 바라보긴 어려웠다. 연기를 못해서라기 보단 그의 연기를 볼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개인의 취향>과 단막극 <도시락>, 독립영화 <어쿠스틱>에서 연기를 했지만 그리 인상 깊지 않았다. 처음부터 큰 배역을 맡아 못하면 쓴 소리라도 듣는 다른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과 달리 그는 조용하게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26년>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 <26년>, 연기자 임슬옹으로 재탄생 시켜준 작품

"가수를 할 때는 그냥 목표만 보고 달렸어요. 최고 그리고 1등이 되고 싶어서 뛰기만 했는데, 연기가 저를 여유롭게 만들어줬어요. 모니터에 비춘 모습을 보면서 나를 더 파악하게 되고, 새롭게 표현하게 되고 그러면서 심적인 여유가 생겼어요."

영화 <26년>은 그에게 터닝포인트가 되는 작품이다. 드라마와 영화가 어떻게 다르냐는 우문에 "드라마, 영화로 나눠서 보기 전에 작품 하나하나가 달라요. 특히 <26년> 전과 후로 크게 달라지는 것 같아요"는 현답이 나왔다.

"<26년> 전에 했던 작품들은 방법도 모르고 열심히만 했어요. 선배님들 말씀을 듣고 무작정 따라했죠. 반면 <26년>을 준비하는 동안은 연기 수업도 체계적으로 받고 영화, 연극, 뮤지컬을 많이 보면서 스스로 좀 더 심도있게 접근했어요. 배우로서 작품에 임하는 자세로 촬영했기 때문에 감회가 새로워요."

<26년>을 준비하며 연기 공부만 한 건 아니다. 그는 "전에는 정치, 사회에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신문을 2,3개씩 구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그 소재와 현실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 노력과 진심이 통해서일까? <26년>은 개봉 6일째인 4일 1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임슬옹은 "500만 넘으면 뭐든 할게요"라는 과감한 공약을 걸었다.

 

▲ 12월 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뉴스>와 인터뷰 중인 임슬옹.

 

◆ "이번 연기에 대한 아쉬움? 시행착오라고 생각"

그가 <26년>을 처음 접한 건 강풀의 원작 웹툰이라고 한다. "원작을 재밌게 봤고 시나리오도 너무 좋아서 꼭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시나리오 초고와 실제 영화로 제작된 시나리오가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특히 임슬옹이 맡은 정혁 역이 변질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평소 모니터링을 꼼꼼하게 한다는 그는 이미 이런 평들을 잘 알고 있었다.

"관객들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겠지만 저는 좋았어요. 초고는 웹툰이랑 비슷해서 정혁이가 싸이코 같을 만큼 감정 기복이 심했어요. 그래서 같은 장면을 두 번씩 찍었어요. 감정이 격하게 표출되는 것 하나, 덜 한 것 하나, 이렇게요. 영화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다 보니 감정이 약한 컷들을 고르게 된 것 같아요."

스스로의 연기에 대해 아쉬운 부분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아쉽다기 보다는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계장님이 저한테 우유랑 빵을 주시는 장면에서 제가 '저는 이제 어떻게 되나요?'하고 물어보거든요. 두려움에 가득차서 대사를 하는 건데 현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말도 제대로 못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차라리 눈빛으로 표현하거나 말투를 어눌하게 하는게 현실적이지 않을까 했는데 영화이기 때문에 대사에 대한 전달력도 필요하고. 고민 많이 했죠. 다음 영화에서는 그 적정선을 맞춰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 "대선? 20대 투표율 높아졌으면"

여전히 신문을 읽는다는 그에게 대선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봤다. 민감한 문제라 꺼리지 않을까 했던 우려와 달리 확고한 대답이 나왔다.

"누구를 뽑을지는 진짜로 모르겠어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건 확실해요. 투표는 해야돼요. 민주주의에서 당연히 행해져야 하는 국민의 권리잖아요. 무엇보다 20대 투표율이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임슬옹은 말을 참 잘한다. 질문을 던지면 대답이 청산유수로 이어진다. 게다가 그가 하는 대답에는 곧은 심지와 당당함이 배어있다. 데뷔 이후 숱한 인터뷰를 통해 '바른 청년'의 이미지가 세워졌다. 혹여나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부담스럽지는 않아요. 있는 그대로 제 모습이니까요. 성숙하다고 말씀해주시는 이유가 이 또래에 많이 나타나지 않는 포부나 꿈을 늘어놔서인 것 같아요. 그걸 이뤄야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부담을 느껴본 적은 없어요."

그런 그의 포부와 꿈은 뭘까.

"연기자로서는 좀 더 성숙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했던 역할이 모두 풋풋한 청년 역할이었거든요. 가수로서는 기존의 2AM이 가던 길을 가면서, 솔로로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장르의 제한 없이 해보고 싶어요."

내년 1월 말 2AM의 새 앨범으로 팬들을 다시 만날 예정이라는 임슬옹은 "내년 상반기에 꼭 영화를 찍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고운 기자 april040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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