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자력 안전ㆍ선진화의 일등공신 원자력연

한국형 고준위 폐기물 처분 시스템 검증 위한 연구시설 준공
지하 암반 지질 조건, 지하수 유동 등 다양한 실험 시행
원자력 처분연구 국민 신뢰도 제고 폐기물 처분 연구 일조

우리나라에서도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 핵연료)을 안전하게 처분하기 위한 관련 연구가 선진국과 같은 지하시설의 완공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지난달 8일 대전시 유성구 덕진동 원자력연구소내 부지에서 지하 연구시설(KURT, KAERI Underground Research Tunnel)' 을 준공했다.


원자력연에 따르면 KURT는 향후 국민적 합의속에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이 건설될 경우에 대비해 개발중인 한국형 처분 시스템의 기술적 타당성과 안전성 적합성을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기초 연구시설이다.

고준위 폐기물 처분의 안전성 확보는 방사선적 안전 기준 측면에서 기술적인 문제는 없지만 평가 결과를 현상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최대 현안 과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지하 연구시설은 지금까지 다듬어온 한국형 처분 시스템을 실제로 구축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전중인 원전은 20기로 2005년말 현재 원자력 발전소 4개 부지(고리, 영광, 월성, 울진)에 약 7960통의 사용후 핵연료가 임시 보관돼 있지만 오는 2006년 이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

KURT는 1997~2002년 과학기술부 원자력 중장기연구 1,2 단계 연구 결과 한국 현실에 맞는 고준위 폐기물 기준처분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2003년 1월 한국원자력연구소 부지 내에 기준처분 시스템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시설로 건설됐다.

이 시설 건설에 앞서 원자력연은 사전 부지조사와 시설 설계를 마친 뒤 2004년 11월 과학기술부와 대전시, 유성구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건설허가를 취득했다. 이후 2005년 3월 지하처분 연구시설 건설에 착수해 총 사업비 34억원을 들여 1년 8개월 만에 준공식을 갖고 본격 연구에 착수했다.

KURT는 원자력연 부지 후면 산 중턱에 폭 6m, 높이 6m의 말굽형 단면으로 굴착된 10%의 하향경사를 갖는 총 길이 255m의  T자형 지하터널로 180m 길이의 진입터널과 처분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모듈 75m(좌측 연구모듈 30m, 우측 연구 모듈 45m)로 이루어져 있다. 터널의 단면은 폭과 높이가 각각 6m인 말굽형이다.

현재까지 도출된 고준위폐기물 처분기준개념에 따르면 처분장은 지하 500 m에 위치하는 결정질 암반에 위치하며 수직 및 경사터널을 통해 지상시설과 연결된다.



처분 터널을 포함한 각종 터널은 조절발파기법을 통해 굴착되며 처분장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처분용기, 완충재, 뒷채움재로 구성되는 공학적방벽과 암반층 및 토양층으로 구성되는 자연방벽에 의해 안전이 보장되는 다중방벽 개념이 적용되고 있다.

준공에 앞서 제시될 처분시스템의 성능을 실험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하암반에 설치된  처분연구용 지하연구시설의 확보가 요구돼 왔다. KURTSMS 향후 고준위 폐기물을 지하에 처분하는 경우에 대비해 지하수의 흐름 등 심부 지하환경에서 각종 물질의 거동을 실험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환경오염 우려가 없는 일반 염료와 소금물(NaCl) 등을 사용하게 된다.

배대석 원자력연 박사는 " 지하연구시설이 심부 지하환경과 유사한 지하 조건을 구현하려면, 지하 수백 미터의 깊이에 있는 신선한 암반층에 건설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이에는 막대한 건설과 운영비가 소요되고 부지 확보가 어려워 현실적으로 곤란했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소규모의 지하연구시설인 KURT를 원자력연 부지 내에 건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배박사는 "KURT는 시설 내에서 어떠한 방사성 물질도 사용할 수 없는 '일반 시설'로 과기부와 대전시, 유성구의 인허가 조건에도 명시돼 있다"며 " 현행법상 방사설 물질의 집입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원자력연은 KURT를 이용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기술들이 실제 처분장에 적용됐을 때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현장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암반 내 균열을 통한 유체 이동 ▲지하 환경에서 이온 및 콜로이드의 거동 연구 ▲일반 대기와는 다른 지하 환경의 지하수 체계와 지질 조건 등에 대한 분석, 지하 구조물의 장기적 안정성 평가▲ 지하수의 화학적 조성 평가가 이루어지게 된다.

원자력연은 이같은 연구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국가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심부 지하환경의 특성 규명과 이해 증진을 통해 지하 공간 개발 및 자연환경 보존 등 학문 분양의 수준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제책임을 맡고 있는 조원진 원자력연 박사는 "1997년부터 고준위폐기물 처분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중장기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미 2002년에 기준처분시스템 (reference disposal system)을 도출했고 이 시설을 통한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한국형처분시스템의 모범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박사는 "심지층처분시스템의 성능을 현장실험을 통해 입증함으로써, 처분 연구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것이며 나아가 원자력 발전의 안정적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고준위폐기물의 처분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장익창ㆍ최영수기자>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