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코캄 각축전
'황금어장' 선점 위해 시장개척 사활

[이투뉴스] 에너지저장(ESS. Energy Storage System) 시장이 태동기를 지나 성장기로 진입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 ESS시장은 지난해 3조원에서 오는 2017년 120조원으로 약 40배 성장할 전망이다. 이 황금어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이유다.

각축전의 중심에는 내로라하는 국내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이차전지 시장을 주름잡으며 적수없는 강자로 군림한 LG화학과 삼성SDI는 물론 시장이 무르익기를 기다려온 SK이노베이션도 양보없는 경쟁에 가세하고있다. 여기에 일찍이 이 시장의 잠재력을 간파하고 독자적 경쟁력을 키워온 중견기업 코캄의 활약도 눈부시다. 세계 ESS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국내기업들의 움직임을 들여다봤다.

[LG화학] ESS 특허 장악, 강력한 인프라 구축

▲ lg화학의 lesu 설비
"누가 뭐래도 우리가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ESS시장을 향한 LG화학의 자신감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위상을 다진 LG화학이 다음 먹을거리로 지목한 것도 ESS다.

LG화학은 LG전자 GS칼텍스, 한전, 포스코 등과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의 3개 프로젝트에 참여해 ▶태양광설비에서 생산된 전력 및 심야전력을 저장·사용하는 시스템 ▶전기차 충전 등 교통 인프라 ▶풍력 등 재생에너지용 ESS배터리 실증설비를 구축하고 고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사인 SCE社에 10kWh 가정용 ESS를 납품한데 이어 2011년말에는 ABB와 MW급 ESS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독일 IBC솔라와 태양광발전용 ESS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기업들과 미래시장을 이끌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2010년부터 3년간 SCE에 공급한 ESS배터리 실증실적을 바탕으로 대량공급 및 양산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높다. 전력계통 안정화용 ESS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

LG화학은 ABB가 스위스 전력사와 추진하는 계통안정화 실증 프로젝트에 MW급 배터리를 납품하고 ESS 선도시장인 미국과 유럽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가정용부터 산업용, 전력망용까지 전 영역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시장 선점을 향한 준비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LG화학에 따르면 2001~2010년까지 특허청에 출원된 ESS 관련특허 944건 가운데 ESS용 리튬배터리 특허의 41%, ESS용 BMS(배터리관리시스템) 특허의 34%가 자사 소유다.

LG화학 관계자는 "ESS 배터리 기술면에서 다른 기업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면서 "리튬인산철 양극재 분야 세계 최대기업인 독일 수드케미사와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해 ESS배터리 핵심소재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이차전지 선점 노하우 바탕 ESS장악 노려
LG화학의 맞수는 누가 뭐래도 삼성SDI다. 1등과 2등을 구분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다. 삼성SDI는 'Smart Solution fot a Green World'를 모토로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전력저장시스템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삼성SDI는 이미 세계 시장서 1위를 점유한 소형 IT용을 비롯 상용화 단계에 이른 전기차용, 중대형 전력저장용전지까지 2차전지 사업의 풀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ESS의 경우 10kWh 미만 가정용부터 100kWh 상업용 및 1MWh 이상 산업용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앞서 삼성SDI는 2010년 지식경제부 연구과제인 '세계 시장을 선점할 10대 핵심소재(WPM)' 개발사업의 '고(高)에너지용 이차전지용 전극 소재' 주관기업을 선정돼 ESS소재 관련기술을 다수 개발했다.

▲ 삼성sdi 상업용 ess 설비

2011년 10월에는 일본 니치콘사와 가정용 ESS 독점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2014년까지 일본내 가정용 ESS 시장에서 점유율 30% 이상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한 지난해 6월에는 독일 카코(KACO)사와 ESS 공급 및 R&D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유럽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SDI가 공급하는 제품은 가정용 5.8kWh급과 산업용 100kW급 이상 용량이며 올초부터 유럽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내수시장에서는 무정전공급장치용(UPS) 배터리 시장에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신한은행 데이터센터 UPS용 배터리 공급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같은해 8월 기흥사업장에 산업용 ESS를 설치·운영하면서 국내 최초로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향후 국내 산업현장 뿐 아니라 금융권과 일반빌딩까지 다양한 영역에 ESS를 확대·공
급할 계획"이라며 "특히 아시아 지역 통신기지국용 ESS 등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활발한 수주활동을 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자체 기술개발과 양산체제로 선두 추격
SK이노베이션은 화학과 이차전지 등 관련 사업을 영위하던 LG화학과 삼성SDI보다 뒤늦게 ESS시장 경쟁에 뛰어든 케이스다. 1996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검토에 나서 2006년 첫 생산을 시작했다. ESS로 시장에 문을 두드린 것은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이 시작된 2009년부터다.

▲ sk이노베이션의 40ft 대용량 ess 컨테이너(855kwh)

하지만 시장 성숙기를 기다려온 SK이노베이션은 자체 기술개발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 대량 양산체제를 조기구축함으로써 선도업체를 추격하고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세계 3번째로 독자 개발·상업화한 LiBS(리튬이온배터리선별기)를 기반으로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사업에 집중하고 지난해 9월 충남 서산에 연산 전기차 1만대분 플랜트를 구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16년까지 2500억원을 투입해 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1.7GWh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아울러 2011년 10월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 국내 최대규모 발전용 ESS를 설치한 이래 5kWh, 빌딩용 150kWh, 대용량 855kWh ESS를 공급하고 있다. 향후 SK이노베이션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모델을 구축하고 전력품질 향상 및 계통 안정화를 통한 에너지 최적화의 가능성을 구체화 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대형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에서 ESS까지 사업역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될 경우 ESS를 통한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관련 사업에 적극 투자해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캄] 대기업 틈바구니서 당당한 '작은거인'
쟁쟁한 대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이 시장에서 당당히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견기업도 있다. ESS업계의 '작은거인'으로 불리는 코캄이 그 주인공이다. 

1989년 창립된 코캄은 최첨단 기계설비의 엔지니어링 기술을 바탕으로 1998년 차세대 이차 전지인 리튬 폴리머 전지를 독자기술로 개발하고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미국, 유럽,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50여개국에 대용량 배터리 및 응용 분야 장치를 수출하고 있다.

▲ 듀크 에너지사에 납품된 코캄의 ess 설비

코캄은 KCP&L사와 듀크에너지사에 각각 1MW, 750kW급 ESS를 보급했고, DTE에너지와 AEP사에도 각각 50kW, 25kW급 CES를 납품하는 등 북미지역 10여개 전력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매년 매출을 키워가고 있다.

또 최근에는 미국와 유럽시장에 5kW~10kW급 가정용 ESS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제 2공장 증축에 나서 현재 연간 160MW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코캄 관계자는 "향후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공격적 투자로 우수 ESS기술과 기기성능을 확보하고 유럽, 아시아까지 시장을 넓혀 ESS 종합 솔루션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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