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원장 “전력위기, 설비부족보다 수요급증이 원인”
김진우 원장 “전력위기, 설비부족보다 수요급증이 원인”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3.01.0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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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유지 불가피, 원가중심 가격체계 선행돼야
원전과 신재생 적대적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

▲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이투뉴스] “미국에선 제2기 오바마정부가 시작되고, 중국과 일본도 시진핑과 아베로 정권이 바뀝니다. 우리나라 역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설 예정이죠. 이처럼 우리는 물론 주요 국가의 권력변화가 에너지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합니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최근 국제 정세부터 강조했다. 세계 각국의 에너지전략 중 에너지 안보가 우선순위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새정부에 맡기기로 연기하는 등 원별 세부계획이 대부분 내년에 세워진다는 측면에서 전원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DJ정부 때 신규 원전을 1기도 못 해서 그 여파가 지금의 전력위기 상황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요. 누가 어떤 공약을 했느냐에 상관없이 원전은 상당기간 동안 전력의 중요부문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는 정치적인 접근을 통해 원전 폐지론이 거론되고 있지만, 폭증하는 전력수요를 감안할 때 지금과 같은 구조로 갈수밖에 없다며 원전 역할론을 고수했다. 고리 및 월성 1호기가 폐기되는 경우도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줘 훨씬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더불어 현재 계획에 잡혀있는 6기의 신규 원전까지는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그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검토하는게 합리적이며, 이같은 대책이 없으면 전력위기가 또 올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

대신 김 원장은 원가 중심의 에너지가격체계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의 포풀리즘에 편승해 특정인(장관)이 특정한 시점(경제불황, 물가)을 따져 가격결정을 하는 것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즉 외부요인이 과도하게 개입되면 가격왜곡이 심해지는 만큼 원칙에 따르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주요 메이커가 도산위기를 맞고 있는 등 신재생에너지분야가 침체에 빠졌지만 얼마 안돼 큰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재생산업의 위기와 관련해서는 버티면 기회가 온다는 말로 요약했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향후 기회가 왔을 때 접근이 쉽다는 것이다. 특히 원자력과 서로 대립하기보다, 보완재로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또 2년 연속 최우수기관장으로 선정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비결이 있다면.
▶2년 연속 최우수기관장이란 평가보다 연구원이 지난해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을 더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모든 임직원이 자신의 능력과 노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일궈낸 성과기 때문이다.
그동안 원장으로 있으면서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분석·연구능력 확충을 비롯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연구환경 조성, 지식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각종 분석 및 전망모형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고,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직원들이 원하는 점을 연구원 경영에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특히 연구보고서의 질적 향상과 고객만족 제고를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조만간 ­차기 정부가 출범한다. 에너지 분야에서 새 대통령이 풀어야 할 선결과제는 무엇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전력수요에 대해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공급,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는 원자력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러한 정책기조는 현재 우리나라 에너지수급 상황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한다.
원자력 등 에너지 문제 만큼은 감성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공급 안정성뿐만 아니라 발전원가, 기후변화 대응, 기술력, 공급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의 현실에 맞는 최적의 에너지 믹스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해외자원개발 등을 통한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확보와 에너지 절약 및 효율적 사용을 위한 수요관리 등 제대로 된 에너지정책을 펴야하고, 이를 위해선 관련 부처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또 기후변화협약 대응 등 환경대책과 에너지정책간의 조화와 균형이 필수적이다.

­-전력수급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현재의 수급난을 타개할 방법과 전망은.
▶전력수급 문제는 적기에 발전설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전력수요의 과도한 증가라고 볼 수 있다. 최근 10년 간 GDP 증가율은 4.5%에 불과하지만 전력수요는 6.5%가 늘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같은 전력수요 급증은 너무 낮은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이 지난 5년간 지속된데서 비롯됐다. 2015년쯤 새로운 발전설비가 들어오면서 수급긴장이 다소 해소될 것이지만, 그 이전에는 수요를 조절하는 것이 주된 대책일 수밖에 없다. 대책의 출발은 결국 석유가격 보다 낮은 전기요금을 원가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중장기적으로는 발전능력 확충을 위해 사업자에게 투자유인이 제대로 주어질 수 있도록 도매전력가격 결정방식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여기에 에너지 저소비형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스마트그리드를 구축하고, 에너지절약을 생활화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원전 해체철거비용, 핵폐기물 처분비용 사회적 갈등비용 등을 모두 포함시키면 원자력이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원전 발전단가에는 발전소 건설·운영비, 폐로 및 방사성 폐기물 처리비, 주변지역 지원금, 연구개발기금 출연금 등을 포함하고 있다. 발전단가 산정 시 계상되는 사후처리비용도 한국이 3251억(1000M)으로 미국 2960억(1155M), 스위스 2380억원(1020M) 등과 비교할 때 낮지 않은 수준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분충당금 역시 미국과 캐나다에 비해 높게 책정됐다.
원전사고 피해보상처리비용의 경우 일본이 유일하게 후쿠시마사고 이후 사고처리비용을 포함시켜 발전원가를 산정했지만, 원전이 8.9엔/kWh으로 석탄(10.3∼10.6엔)이나 가스(10.9∼11.4엔) 보다 낮다.
하지만 현실적인 폐로비용을 비롯해 사고처리비, 사회적 갈등비용 등과 같은 사회적비용의 산정 및 적립에 대해서는 좀 더 심도 깊은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현재 연구원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보다 객관적인 원전 발전비용을 산정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신재생에너지와의 관계 역시 서로 대체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닌 만큼 적대적 관계에서 벗어나 상호 보완적 관계로 끌어가야 한다. 지금은 신재생이 어렵지만 반드시 붐이 오는 만큼 정책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 원전을 통해 저렴한 전기를 생산하고, 여기서 나오는 재원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본다.

­-정부가 경쟁체제 도입을 목적으로 도입한 구역전기사업이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등 전력산업구조개편 중단 후유증이 크다.
▶많은 사람들이 전력산업구조개편을 한전의 민영화로 이해하고 있으나 구조개편의 핵심은 민영화가 아니라 경쟁도입이다. 공기업이냐, 사기업이냐 보다는 누구든 시장에 들어와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고 그것이 결국 소비자의 편익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경쟁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발전부문 분할이라는 시작단계서부터 전원구성이 균형에서 크게 벗어났다. 구조개편 과도기에도 정부가 개입해 도매시장가격 및 소매요금 안정화 조치를 함으로써 틀이 엉망이 됐다. 특히 개입방식이 잘못돼 시장과 정부가 각각 맡아야 할 부분이 제대로 구분되지 않았다. 전원별, 사업자별 수익을 사후 조정할 수 있도록 도매시장을 운영하면서 시장의 가격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따라서 앞으로 전력산업 여건을 감안해 중단된 소매경쟁으로의 이행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판매부문의 소매경쟁은 제대로 된 전기요금을 형성하는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개발되는 등 발전부문에서도 제대로 된 경쟁구조를 만드는 핵심적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 PNG사업은 더딘 대신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세계 에너지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북미지역의 셰일가스 기반 LNG프로젝트는 대부분 동북아 프리미엄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고, 러시아도 판매시장 다변화를 위해 동북아 가스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가스시장 여건변화로 아시아지역 가스가격은 하향 안정화되고 계약조건의 경직성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동북아 국가가 지급하는 아시아 프리미엄을 최소화하고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선 지역 내 가스배관망 건설과 가스 허브 구축이 필요하다. 동북아 관련국간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가스부문 협력을 위한 체계적인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PNG 도입은 비용절감과 도입선 다변화 등 장점이 많은 만큼 남·북·러 3국 모두에게 경제적 이익을 줄 것이다. 결국 ‘북한통과 리스크’를 경감시킬 수 있도록 3국 협약 및 공급의무조항 명시, 배관감시위원회 구성 등 다각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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