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 활용 기업에 현지 고급정보 제공
해외 전문인력 네트워킹 지원 및 DB강화

[이투뉴스] 전세계적으로 에너지자원 확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원전쟁이다. 아프리카, 동남아, 남미 등 자원부국으로 알려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세계 각국의 로비는 한층 거세지고 있다.

세계 5위의 에너지자원 엔드유저인 우리에게 이 같은 상황은 달가울리 없다. 경쟁은 곧 비용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국가차원에서 에너지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나라는 엄두도 못낼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자원확보를 위한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규모는 약 5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금면에서는 우리와 비교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결국 우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자원부국에 대한 지속적인 접근과 스킨십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또 자원개발과 광해방지를 패키지화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제안한다.

최근에는 외교를 바탕으로 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신민족주의 경향 확산, 자원부국 국영기업 권한 확대, 전세계 에너지자원진출 진입 장벽 강화, 국제적 에너지자원 확보 경쟁 가속화 등으로 인해 외교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재외공관을 통해 현지 핵심관료과의 인적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등 정지척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다.

또 아직 자원개발 기술력이 국제수준의 60∼70%에 불과하고 경험을 갖춘 전문인력도 절대 부족한 우리와 같은 후발주자의 경우 외교와 같은 국가차원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요건을 갖춰 세계를 무대로 뛰는 대표적인 곳이 외교통상부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GECC)다.

GECC는 재외공관을 통해 우리 에너지기업의 해외 진출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작년 1월 출범했다. 재외공관의 축적된 에너지 정보와 인적 네트워트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GECC의 주요 역할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재외공관에서 수집한 최신 에너지자원 정보 제공, 에너지기업 해외진출지원을 위한 상담 및 자문 제공, 우리 기업과 외국 에너지기업 간 인적 네트워킹 지원 등이 그것이다.

출범한지 일년도 안됐지만 사업실적은 두드러진다. 작년 10월말 기준 현지에서 수집한 최신 에너지·자원 정보를 일일동향 215호, 특집동향 72호, 입찰 56건 등을 제공했다.

현지에서 직접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료를 작성하는 만큼 수치 등 모든 면에서 정확성도 높다. GECC 관계자는 "2차, 3차에 걸쳐 데이터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작년 12월 17일 주시드시총영사관이 제공한 국제에너지자원동향에 따르면 세계 최대 광업기업인 리오틴토는 퀸즈랜드 소재 블레어 이톨 지역 석탄 광산이 조기 폐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 배경은 국제석탄(특히 발전용 열석탄) 가격 침체 등 외부적 요인과 최근 급등한 인건비 및 잦은 노사분규 등 호주 경제 내부적요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처럼 현지를 기반으로 한 자료는 해외진출 및 투자를 노리는 기업들에게 더없이 귀중한 정보가 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주캐나다대사관이 공개한 서브캐나다 오일샌드·가스분야 대규모 프로젝트 현황은 민간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오일샌드·셰일가스 등이 비전통에너지자원이 대세로 떠올랐지만 정작 현지의 자세한 정보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단순히 자료를 전달하는 차원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기업들의 추가 정보 요청이 있으면 재외공관을 통해 이를 파악, 추가 답신을 보내기도 한다.

또 에너지 전문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재외공관에 제공하고 재외공관장과 에너지기업간 1대1 개별상담회 개최 및 에너지기업 B2B 미팅도 주선했다.

서울대 에너지전문인력양성프로그램에 참가중인 외국인 연구생과의 교류를 통해 인적네트워크 형성 및 관리강화에도 나섰다.

작년 11월에는 '2012 주요국 에너지자원 현황 및 정책'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에너지자원 정보 제공과 외교를 바탕으로 한 인적 네트워크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이같은 GECC의 차별화된 접근과 정보제공 및 활동은 호평을 받았다.

작년말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된 '해외자원개발의 정채과제 및 발전전략' 포럼 참석자들은 GECC의 수행능력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GECC 구성원이 모두 5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GECC는 센터장, 부센터장, 연구원 3명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예산 증액 등을 통해 GECC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작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최악의 경우 오히려 낮아질 소지도 없지 않다. 자원개발에 배정된 전체 예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원개발과 관련된 이런 저런 사안으로 몸살을 앓았던 것이 원인이다. CNK인터내셔널의 아프리카 카메룬 다이아 개발사업 관련 주가조작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이에 대해 GECC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오성환 GECC 센터장은 "(상황이 여의치 않겠지만) 최소한 작년에 했던 만큼은 일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쉬워만 할 수 없는 것은 출범 이후 3년간은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평가를 받자는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출범 첫해 결과가 좋은 만큼 일단 첫 단추는 잘 끼운 셈이다. 에너지자원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춰나가는데 힘을 보태고 있는 GECC의 올해 활동이 더욱 주목된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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