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부진에 경쟁사 낙담할 때 미개척 시장 지속 노크
혁신기술로 스마트그리드 통합솔루션기업 위상 제고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이 아메르 압둘마지드

[이투뉴스] 2011년 11월 이라크 바그다드. 10시간 이상의 고된 비행을 마친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이 이라크 재건사업의 일환으로 전력인프라 구축사업이 한창인 현지를 직접 방문했다. 구 회장은 방탄복을 입고 방탄차를 타는 위험을 감수하고 현지일정을 소화했다. 이라크 변전소 1단계 프로젝트 수주와 후속사업 정지작업을 위해서다. LS산전은 CEO의 이같은 현장지원에 힘입어 유럽권 유수기업을 제치고 1,2차 사업을 모두 따냈다. 비(非)유럽권 기업이 현지 인프라 구축사업을 수주한 것은 60년만에 처음이다.

LS산전은 이번 수주 과정에 이라크 전력부(MOE)가 실시한 기술평가에서 쟁쟁한 경쟁사를 제치고 1위를 기록, 전력시스템 전 분야을 아우르는 기술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33kV 변전소 100개를 짓는 이 프로젝트에서 1차로 34개 물량을 수주했고, 뒤이어 2차 물량 35개 수주를 확정해 수도 바그다드 주변도시는 물론 중부, 남부, 북부 전역에 'Made in Korea' 변전소를 건설하게 된다.

이들 사업은 각종 전력기자재 납품과 변전소 설계, 조달,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이 턴키로 수행된다. 1차 사업은 오는 5월부터 제품을 출하해 연내 사업이 마무리된다. LS산전은 아메르 압둘마지드 MOE 차관 등 관계자 4명이 구 부회장의 자국 방문에 대한 답례로 지난 3월 방한해 협력관계를 공고히 함에 따라 나머지 30개 추가 발주 수주에 대해서도 기대를 걸고 있다. LS산전 관계자는 "MOE 추가 프로젝트는 물론 나머지 전력인프라·스마트그리드 분야 입찰에도 참여해 후속 수주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개척 니치마켓은 선점…신흥시장선 실속 영업
국내 전력·자동화 기업들이 글로벌 및 내수시장 업황 부진으로 전전긍긍할 때, CEO까지 합세한 글로벌 시장 진출로 연이어 승전보를 올리는 기업이 있다. 경쟁사들이 매출 감소와 실적 저조로 바짝 엎드려 있을 때 현지 밀착형 영업으로 미개척 니치마켓을 선점하고, 이머징마켓에선 발빠른 대응으로 캐시카우를 창출한 LS산전이 주인공이다. LS산전은 지난해 3분기 전년대비 2배의 영업이익과 4배 이상의 당기순익을 올려 불황속 나홀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구가했다. 4분기가 전통적인 업종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은 떼놓은 당상이다.

이같은 선전은 지난해 영문사명을 'LSIS'로 변경하고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LS산전의 전략이 주효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LS산전에 따르면 'LSIS'는 고객에게 혁신적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Innovative Solution', 기존 전력·자동화 분야에서 스마트그리드, 그린카, 태양광 등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Infra Solution', 모든 기술에 IT를 접목해 똑똑한 소비와 공급을 이끌겠다는 'Intelligent Solution'을 내포하는 함의적 새 사명이다.

현재 LS산전은 전력·자동화 분야의 안정적 국내 입지를 기반으로 락성산전유한공사, 호북호개전기유한공사 등 중국을 거점으로 한 8개 해외자회사와 유럽, 일본, 베트남, 중동 등 20여개 해외판매법인 및 지사를 통해 전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은 이미 확보돼 있다.

국내기업 중 유일하게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인증을 받은 국제공인시험및교정기관 '전력시험기술센터'를 청주사업장에 보유하고 있어 미국 UL, 네덜란드 KEMA, 이탈리아 CESI 등 해외 인증기관과 제휴해 자체시험을 실시하고 해당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LS산전은 이러한 글로벌 기반과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해 이라크 T&D(송배전시스템)와 일본·불가리아 등 해외 태양광 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송배전사업의 경우 국내외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단품 판매 중심의 영업방식에서 EPC 사업모델로의 전환을 추진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이밖에도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진행된 조이다푸 미밍싱 구간 13개 철도역 신호제어 시스템 입찰을 모조리 수주하는 한편 청주사업장에 국내 최초의 전기차릴레이(EV Relay) 전용공장을 준공해 이 분야에서 글로벌 TOP3 기업으로 도약하는 성과를 이뤘다.

LS산전 관계자는 "올해도 인도 12차 5개년 계획에 따른 인프라 집중 투자계획과 미국의 노후 송배전 전력장치 교체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각 나라에 특화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인도, 미국,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이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가리아 얌볼시티에서 ls산전 직원들이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종주국 유럽·일본에 태양광 깃발
스마트그리도 통합 솔루션 기업을 지향하는 중장기 좌표에 걸맞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성과도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불가리아에 14.5MW급 태양광발전소를 구축, 유럽 태양광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S산전이 태양광 모듈과 인버터, 엔지니어링 등 자재조달에서 현지 설계까지 턴키로 수행한 이 사업은 불가리아 얌볼시티의 하노보와 베즈메르 두 마을에 각각 3만1500평, 6만8800평 규모의 대형 발전소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3월부터 글로벌 태양광 시공업체들이 수주에 눈독을 들였으나 불가리아 정부가 내건 '단기완공'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LS산전은 현재까지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래밍(Ramming)' 공법을 이용해 40% 이상의 공정을 절검하고 기존 시공업체가 예상한 5개월 이상의 공기를 3개월로 단축시켜 성공적으로 발전소를 준공했다. LS산전은 불가리아 발전소 준공을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로 삼고, 현지에 최적화된 태양광 제품과 시스템을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신흥 시장으로 부상한 일본 태양광 시장도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2009년 일본 상장사인 S사와 연간 최소 15MW 이상 태양광발전시스템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매년 20MW 이상의 모듈과 인버터, 모니터 등시스템 전반을 공급하고 있다. 20MW는 일반가정 5000세대에 태양광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매출액으로는 500억원 상당에 해당한다. LS산전은 일본 주택시장에 연간 1만세대 이상의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연간 최대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분산형 전원구축과 에너지전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태양광 시장이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LS산전은 인증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JET 인증을 획득, 사용자가 발전량 및 인버터 운전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세트와 인버터를 공급하고 있다. 앞서 2009년 LS산전은 일본태양광발전협회(JPEA)로부터 자사 제품을 일본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공식 인정하는 JPEC(일본 태양광발전보급확대센터)인증을 획득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LS산전 관계자는 "송배전에서 수용가까지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써 태양광 모듈, 인버터, 에너지저장시스템, 송배전시스템 등 토털 솔루션을 가정용에서 상업용 패키지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을 토대로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VDC·EV릴레이 등 과감한 차세다 기술투자 시너지
LS산전의 글로벌시장 진출은 자사의 과감한 차세대 혁신 기술개발 투자와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 LS산전은 2011년 부산에 HVDC(초고압직류송전)공장을, 지난해 청주에 EV릴레이 전용공장을 준공하는 등 매출액의 9% 가량을 R&D 분야에 투자하는 기술혁신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제품과 기술개발을 위해 국제 전기기술위원회(IEC)에 10여명의 임직원이 분과위원을 맡아 국제표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다수의 표준특허를 확보했고, 국내외 특허 출원율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선 정부 녹색인증제 1호 및 최다 인증 취득기업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톰슨로이터로부터 '세계 100대 혁신기업' 인증서를 전달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혁신기업의 위상을 다지고 있다. LS산전은 글로벌컨설팅 그룹이자 통신사인 톰슨로이터에서 발표한 '세계 100대 혁신기업'에 2년 연속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세계 100대 혁신기업'은 특허승인 성공률, 특허 포트폴리오의 해외 접근성, 문헌에 언급된 특허 파급도, 특허 보유수 등을 기준으로 선정되는만큼 기업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S산전과 삼성전자, LG전자 등 3개사만이 랭크돼 있다.

LS산전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인력 강화, 세계적 수준의 품질확보를 통해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세계적인 혁신 기업으로의 명성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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