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소, 美 전력연구소와 공급 계약 체결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원자력발전소 안전평가 기술이 원전 종주국으로 불리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공급된다. 우리의 원전 기술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희소식이다. 원전 관련 프로그램이 문턱 높은 미국에 수출되기는 1995년 안전성평가 컴퓨터 코드(KIRAP)에 이어 두 번째다.

 

과학기술부는 한국원자력연구소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FTREX’를 미국 전력연구소(FPRI)를 통해 세계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 미 플로리다주 전력회사인 FPL에 첫 판매를 개시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FTREX는 각 회원사들로부터 주문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부에 따르면 FTREX는 정우식 원자력연구소 종합안전평구부 박사 등이 주축이 돼 3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 소프트웨어의 핵심 계산엔진이다. 기존 엔진보다 최고 100배가량 속도가 빠르며 매우 독창적인 자동분석 기능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란 원자력 발전소와 같은 대규모 복합설비의 안전성을 확률과 통계 기법을 통해 정량적으로 분석해내는 엔지니어링 기법으로 정교한 계산이 필요해 고성능 소프트웨어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기존의 프로그램은 너무 많은 계산시간을 요구하거나 복잡안 모델을 아예 계산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 왔다.

 

이번 수출 계약에 따라 원자력연구소는 세계 40여개의 전력회사로부터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국제적기관 FPRI가 판매대행을 맡은 것은 유래가 없는 일로 FTREX의 기술력은 그만큼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재주 원자력연구소 박사는 “미국, 루마니아, 스페인, 캐나다 등의 원자력 전력회사가 FTREX의 구매를 요청하고 EPRI와 계약체결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는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자랑했다.

 

그는 “FTREX는 기존 프로그램의 장점만을 결합해 개발한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 정량화 엔진으로 원전이나 우주왕복선처럼 사고 통계가 많지 않아 통계기법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PRI(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

 

전력에너지와 환경분야 연구를 위해 1973년 설립된 비영리 민간연구소다. 매년 2억6000만달러를 전력 관련연구에 투입하고 있는 독보적 국제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내 원전 전력회사를 포함 전 세계 40여국의 1000여개 전력기업이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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