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스전 발견 9조 달러 가치
저개발 국가 진출 리스크도 존재

[이투뉴스] 탄자니아, 모잠비크 등에서 대규모의 석유·천연가스전이 발견되면서 동부 아프리카가 '제2의 중동'으로 부상하고 있다.

해외 매체 <뉴비전>에 따르면  작년 12월 30일 탄자니아와 모잠비크 등에서 석유·가스전이 발견되면서 동아프리카가 세계 3위의 가스 수출 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엑손모빌, 쉘, ENI, 토탈 등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이 자원개발에 참여하는 등 열기도 과열되고 있다. 하지만 저개발 국가 진출에 따른 리스크가 존재해 주의가 요구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높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동아프리카에 석유 280억 배럴, 천연가스 440Tcf, NGL(Natural Gas Liquid) 140억 배럴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 가치는 현재 기준으로 9조 달러에 달한다.

키라이투 무룽기 케냐 에너지부 장관은 "동부 아프리카가 '제2의 중동'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은 앞다퉈 동아프리카로 몰려 들고 있다. 토탈은 남수단에서 2020년 하루당 39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전망이고 스타토일은 탄자니아에서 매장량 10억 배럴의 가스전을 발견했다.

ENI도 모잠비크서 13억 BOE 추가 확보했으며, BG그룹은 탄자지아 연안서 가스전을 추가 발견했다. 툴로우는 에티오피아 투르카나 지역이 영국 북해와 비슷한 수준의 유망성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저개발 국가 진출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캐나다 오르카 익스플로네이션의 경우 탄자니아 자원개발 사업에 1억60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계약조건 변경을 요구하는 정부와 어음 부도로 인해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양측의 관계는 모두에게 유익한 계산을 바탕으로 시작됐지만 2011년 탄자니아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2000만 달러의 자금횡령 혐의를 제기한데 이어 탄자니아 전력공사가 가스 대금 지급을 중단하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툴로우의 우간다 진출 사례에서도 리스크를 확인할 수 있다. 툴로우는 우간다 광구에 대한 채굴권을 발급받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3억 달러라는 예상치 못한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 했다.

또 채굴한 석유 일부를 현지에서 정제하길 바라는 우간다 정부와 정유공장 건설 규모 및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의견 일치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동아프리카에서 진행된 사업들은 이들 프로젝트보다 규모가 더욱 클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같은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기업·전문가 대부분은 동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전면적인 에너지 산업 국유화를 감행하지는 않겠지만 관련 법규 및 제도를 변경할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던컨 클라크 글로벌 퍼스픽 파트너스 사장은 "이 같은 인식이 기업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안을 이유로 동부 아프리카에 대한 진출 및 투자가 주춤해질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동부 아프리카 국가들 입장에서도 악영향이 될 수 밖에 없다. 유망 자원을 보유하고도 제대로 개발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 및 국가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정치 불안이나 해적 출몰 등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도 안전하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자원개발 계약을 체결할 경우 당장에 자금을 손에 쥘 수 있겠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서두르기만 한다면 더 큰 리스크가 뒤따를 수 있는 만큼 주의도 요구된다.

카베위 주베리 지토 탄자니아 의원이 "우리는 탐사를 확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언급한 것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모잠비크와 탄자니아가 최선의 계약조건을 이끌어내고 자원개발 산업의 투명성을 확보할 때까지 신규 탐사권 발급을 연기하라고 권고한다.

제닉 레이든 컬럼비아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광구 분양을 서두르지 말고 더욱 치열한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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