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사단법인 에너지나눔과평화 사무처장

좀처럼 보기드문 전문 일간지의 출발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기성 일간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전문지는 그 출발자체가 몇 가지 전제조건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여러가지가 필요할 것이다. 전문지로서의 내부적 전문성과 일간지가 필요로 하는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가는 중요한 요소가 될수 있다.


더불어 이것들이 만족된다 하더라도 광고주들의 마음을 뒤흔들수 있는 정보제공 능력과 흥미 등이 필요하며, 정론직필의 자기기강을 확립하면서 이미 구축된 광고시장을 개척하기엔 또다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주제는 좋다. 적절한 시기이다.


국내 경제성장과 안보, 세계경제 그리고 환경문제 등 주변의 주요 사안들이 에너지와 관련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관계와 각 사안의 본질을 독자가 매일 이해하고 진단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자로서 잘 정립된 자세로 선다면 그 역할과 가치는 충분히 있다 하겠다.


에너지와 관련한 최근의 중요성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일간지로서의 또다른 존재가치가 있을 수 있다.
북핵사안이 불거졌을 때 전문 주간지는 말할것도 없거니와 이사안을 정확히 보고 진단해준 일간지가 얼마나 되었던가. 모두가 지나치게 핵실험 자체에만 몰두한 나머지 아무관련 없는 햇빛정책과의 연관성을 들고 나오기까지 한 것은 국민적 성숙도에 못미치는 언론의 부적절한 접근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일간지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문지는 달랐어야 한다.


북한의 핵심험은 분명 정치적 사안이고 그리고 그것으로 끝날 수 있는 것이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남한의 핵안보는 어느수준에 있는지를 함께 진단했어야 한다. 더불어 북핵 문제를 미국을 포함한 핵보유국 전체의 문제로 확대하여 세계의 비핵화에 대한 정당성을 쟁점화 했어야 하지 않을까.


핵발전소 20기가 존재하는 우리나라, 지난 수십년간 부수되어 나온 고준위 핵폐기물, 이것들이 국가안보 문제와 어떻게 관련되는 것이며 전쟁 발발시 어떤 영향을 미칠 건지에 대해 어떤 언론이 지적해 보았던가. 핵미사일만 불안한 것인가. 일반 미사일이 날아와 발전소에 떨어졌을 때 그보다 더큰 위험을 앉아서 맞아야 하는 우리의 처지를 고민해 보았던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핵발전소를 보유한 모든 나라에게 마찬가지의 문제 아니던가.


이런 점에서 사안에 충실하면서 역할을 다하는 일간지의 존재는 필요하며 이제막 출발한 에너지일보가 그 역할을 담당해 줄때 일간지로서의 제대로된 위상을 정립해 나갈수 있을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간지로서 그것도 전문지로서 역할을 다하려면 신문은 분명한 자기의 철학 정립과 시대가치를 내재하여야 한다고 본다. 전문 일간지는 기존의 주간지처럼 소식지의 역할만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이미 웹상에 다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에너지에 대한 시대의 가치와 지향점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핵발전소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모든 에너지사안과 연계된 중요한 카테고리 일수 있다. 신재생도 좋다. 효율화 해야한다. 핵발전소도 필요하다.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말인가.


그리고 에너지믹스와 전력믹스에 대한 재대로된 자기 가치가 필요할 것이다. 이것이 에너지일보가 환경일보로서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일게다.


또한 에너지관련 부처와 산하기관, 기업 등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공무원을 대충 일하는 사람으로 놔둬서는 안된다. 정책이 거대기업의 로비로 기울어지도록 해서는 안된다. 더불어 에너지가격체계에 대한 특별한 관심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에너지가 가지고 있는 필수재로서의 특성을 재대로 이해해줘야 할 것이다. 이미 에너지는 의식주와 같은 필수재이며 복지의 4대 항목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에너지일보가 에너지정론지가 되느냐 일간지로서의 시대적 가치를 다하느냐는 전적으로 에너지일보가 결정할 문제이다.


반면, 전문지가 일간지로서 몇십년을 보장받을 수 있느냐 하는 본질은 신문의 가치와 철학을 어디에 두느냐에 있으리라 믿는다.


백년대계가 쉬움을 에너지일보가 증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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