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지역 아파트 밀집…주민들 "대책 마련해야" 불안

[이투뉴스] 경북 구미지역의 불산 누출사고가 기억에서 가시기도 전에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불산이 누출돼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구나 사상자가 5명이나 되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삼성전자 측은 사업장 근무 직원들을 대피시키지 않았음은 물론 관계 기관에 이를 신고하지 않고 있다가 사고 발생 15시간이 넘어 경기도청과 경찰, 소방당국의 확인 요청이 들어올 때야 비로서 사고 사실을 확인해준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화성사업장 생산 11라인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된 시각은 27일 오후 1시30분경으로, 생산 라인 외부에 있는 화학물질중앙 공급시설에서 액체 상태로 50% 농도의 불산인 ‘불화수소희석액’ 공급장치에 이상이 있음을 알려주는 경보기 센서가 작동했다.

경찰은 생산라인에서 500ℓ규모의 불산 저장탱크로 연결되는 밸브관 가스킷이 너무 낡아 불산이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누출된 불화수소희석액은 2~10ℓ 가량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상징후가 확인됐을 당시 불화수소희석액이 배관에서 조금씩 떨어지는 상태여서 협력사인 STI서비스를 통해 밤 11시부터 수리에 들어가 다음날인 28일 새벽 4시46분 수리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리를 마친 뒤 박모(34)씨 등 작업자 5명이 오전 7시30분께 목과 가슴의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치료를 받던 박씨는 오후 1시55분께 끝내 숨졌다. 같이 치료를 받던 다른 작업자 4명은 오후 7시35분께 '이상이 없다'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퇴원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수습을 고집하며 유관기관에 제때 신고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경기도청은 오후 4시10분께 재난대책과에서 소방본부로 불산가스 누출에 대한 확인 요청을 했으며, 화성사업장과 인접한 수원 및 화성소방서는 2분 뒤 불산누출사고와 관련한 신고 내용이 없다고 도청에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발생 17시간이 넘도록 도청과 소방당국은 전혀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화성사업장은 주변이 반월동과 병점동, 동탄신도시 등 아파트 밀집 지역이다.

이에 따라 뒤늦게 불산 누출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구미 불산 사고에서 봤듯이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사고인데 어떻게 자신할 수 있느냐”고 불안해하며 “만의 하나라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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