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왈도 에머슨 <세상의 중심에 너 홀로 서라> 일독 추천

▲ 최근 서울 압구정에서 <이투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모델 안재현.

[이투뉴스] 안재현은 얼마 전까지 많은 대한민국 여성들의 남자친구였다. 그의 얼굴이 지금보다 덜 알려졌을 때, 많은 여성들이 그의 일상을 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게재하면서 일명 '남친짤'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메신저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면 "남자친구야?"하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다. 그는 자신의 사진이 '남친짤'로 사용되는 걸 알고 있었다.

"너무 감사하죠.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프로필 사진으로 써주시는 거잖아요.  평범한 얼굴이라 편하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요. 개성 없다고 보실 수도 있는데, 전 그 평범함이 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친구들처럼 잘 생기고 카리스마 있진 않지만 그래서 화보도 그런 편안한 이미지로 많이 한 것 같아요. 일부러 헤어스타일에도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어요. 어떤 화보를 찍어도 무난하게 어울리고 싶어서."

그는 데뷔 초 오디션을 보러가면 "성형부터 하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직업인만큼 고민도 많았으나 결국 성형수술은 응하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매력은 있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쌍커풀 없는 눈이 좋고, 휜 코가 좋고, 비대칭인 얼굴이 좋아요. 왜냐면 (왼쪽 얼굴을 보여주며) 여기 얼굴 다르고 (오른쪽 보여주며) 여기 열굴 다르고 정면에서 보면 좀 삐뚤빼뚤 해보이지만 '그럼 난 여러 가지 이미지가 있네. 여기 봤다, 저기 봤다 1초 볼 거, 2초 볼 수 있겠네' 이렇게 생각했어요."

▲ '왼쪽과 오른쪽이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안재현의 옆모습.

◆ 27살 예비역 모델의 꿈은 '멋진 아빠'

모델이 안 됐다면 정말 평범한 회사원이 됐을 거라는 그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다니던 학교를 그만뒀다.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도 그랬지만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이유도 한몫했다.

"모델 일을 정말 열심히 하고 싶었어요. 괜히 학업 분위기 흐리는 것 같기도 했고요. 교수님들 중에 좋게 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안 좋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셨고... '이럴 바에는 이 일에 집중해야겠다' 싶어 자퇴했어요."

그런데 일을 준비하던 그에게 더럭 찾아온 건 한 장의 입영통지서였다. 대학을 자퇴해 미룰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고 나중 일을 생각하면 빨리 다녀오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꿈을 물었다. 권위 있는 무대, 최고의 모델 등의 답이 예상했는데 '멋진 아빠', '행복한 가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지금까지 자기소개서에 장래희망, 꿈 이런 거에 쓰던 말이 늘 같아요. 오디션에 나갔을 때도 다른 분들은 '탑 모델'이라고 쓰실 때 저는 '멋진 아빠', '행복한 가정' 이렇게 썼어요. 지금도 정말 그렇고요. 빨리 가정 꾸리고 싶어요. 멋진 아빠, 친근한 아빠가 되어 아이랑 놀러 다니고 싶어요."

하루 빨리 자신의 가정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이상형은 한결 같다.

"단발머리에 눈이 크고 입술이 붉은 분이 이상형이에요. 내적으로는 제가 존경할 수 있고 저를 자랑스러워하고 응원해주는 사람이요. 제가 기댈 수도 있는 편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 예상보다 길어진 인터뷰에 성실하게 응한 안재현은 '팬'과 '책' 이야기를 할 때 눈이 가장 빛났다.

◆ 안재현의 '나만 보고 싶은 책'

그는 쉬는 날엔 주로 책을 읽고 집안일을 한다고 했다.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고. 요즘은 일이 바빠 읽고 싶은 책도 집안일도 밀려있다며 아쉬워했다.

평소 다독으로 유명한 그에게 책 추천을 부탁하자 "솔직히 말씀드리면 진짜 좋아하는 책은 저만 보고 싶은 욕심이 좀 있어서..."라며 웃는다.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말을 잇는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세상의 중심에 너 홀로 서라>를 오디션이나 회의 갈 때 항상 읽어요. 어디서든 당당하라는 내용의 책이에요. '나는 당신에게 가서 내가 구걸하길 바라지 않는다. 당신과 내가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에너지를 받기를 원한다' 이런 내용이에요. 좀 건방지다고 느끼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좋았어요. 자신감 얻고 싶으신 분들한테 이 책이 좋을 것 같아요."

 쉴 틈 없이 말이 이어졌다. 읽었던 책을 반복해서 읽기 좋아하는 그는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구절이 많았다. 팬들이 SNS, 팬카페 등을 통해 고민을 토로하면 힘이 될 만한 얘기를 직접 전하기도 한다.

"고3 친구들이나 취업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많이 얘기해준 구절이 있는데, 우리가 이렇게 삐뚤빼뚤 가는 것 같잖아요. '제대로 나가는 게 맞나?' 싶고. 그런데 아주 멀리서 보면 일직선이라는 얘기가 있어요."

그는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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