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자원ㆍ사회간접자본 투자열기 '후끈'

지난달 29일과 30일 양일간 선보인 '베트남 15-1 유전개발펀드 1호'는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단 이틀 만에 총 공모액 2040억 중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금액 1240억원의 3배가 넘는 3870억원이 집중됐다. 베트남엔 원유와 천연자원 개발붐이 일고 있는 데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이른바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시쳇말로 베트남이 뜨고 있다. 인구 8400만명인 베트남은 각종 천연자원이 풍부해 '아시아의 브라질'로 통한다. 최근 베트남의 경제성장과 맞물린 상수도와 전력산업 등 사회간접자본(SOC)이 확대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은 이제 우리 기업이 놓칠 수 없는 황금시장으로 변모한 것이다.
정종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시장전략팀장은 "우리나라와 베트남 간 무역은 1983년 양국 교역이 본격화된 이래 해마다 27%씩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전체 교역 중 대(對)베트남 교역 비중은 0.76%에 지나지 않는다"며 "양국간의 교역 관계는 지금부터가 진정한 시작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황금시장 진출 여지가 많다는 방증이다.

 

◆유전ㆍ광물자원 확보게임=베트남 붕따우 남부 해상 280㎞에 위치한 '베트남 11-2 광구' 내 롱도이 가스전. 국제 컨소시엄 없이 국내 업체들이 단독으로 개발한 이 가스전이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의 1년치 가스 수입량의 80%에 달하는 천연가스 1900만톤과 초경질원유(켄덴세이트) 2300만배럴이 매장된 이 광구는 지난 1992년부터 개발이 진행된 이래 14년 만에 거둔 쾌거다. 우리나라의 자원개발 역사를 다시 쓴 11-2광구는 수익성 측면에서도 대박이다.
 
국내업체들은 총 투자비 3억6800만달러 중 2억5800만달러를 투입해 앞으로 16억4400만달러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또 총 투자비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가스전 생산시설 공사는 현대중공업이 맡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에 유전개발펀드 1호로 선보인 '베트남 15-1광구'는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와 우리나라의 석유공사ㆍSK 등이 2003년부터 공동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이 광구는 하루 5만7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또 추가 개발을 통해 2008년부터 하루 생산량을 현재의 3배까지 늘릴 계획이다. 영국의 BPㆍ미국의 셰브론텍사코ㆍ말레이시아의 페크로나스 등 전 세계 28개 석유기업이 앞다퉈 베트남 해상에 진을 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또 풍부한 광물자원은 세계적인 기업이 베트남으로 몰리게 하는 매력이다. 무연탄 세계 최대 생산국인 베트남은 보크사이트도 전 세계 매장량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석회석ㆍ대리석ㆍ망간ㆍ니켈ㆍ아연 등 광물자원이 베트남 지하에 묻혀있다.

우리 기업의 베트남 자연광물 확보게임이 시작됐다. 금호타이어가 2008년 가동할 예정인 현지 타이어공장 옆에 타이어 원료로 쓰일 고무공장을 짓고 베트남 천연고무 '사냥'에 나선다.
 
포스코도 최근 베트남 냉연공정 건설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연간 150만톤 규모의 냉연공장과 연간 300만톤 규모의 열연공장을 건설하는 등 2012년까지 2단계에 걸쳐 진행한다. 이 공장은 베트남 최대 철강 수요지인 호치민시 부근 붕따우성에 건설된다. 생산제품은 고급 건축자재용 소재인 냉간압연강대 30만톤과 오토바이ㆍ상용차ㆍ드럼용 냉연제품 40만톤 등이다.

한편 중국은 현재 베트남 유전사업에 진출하지 못한 상황이며, 일본은 2개의 탐사광구에 진출해 있다.

 

◆충부한 SOC 공략게임=전력산업과 상수도산업 등 SOC 사업이 오히려 큰 시선을 끌고 있다. 이미 세계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천연자원 시장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베트남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기회가 더 높아진 때문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에 비해 베트남의 천연자원 시장은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진출 가능성은 높은 만큼 각 산업별로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전했다.

원유와 관련해 세계 석유 메이저사들의 원유 개발전의 틈바구니에 우리나라 SK그룹도 원유 정세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베트남 정부에 제안했다. 최태원 SK회장은 "SK는 이미 베트남을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선정했고 앞으로 투자기회 확대를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밝혀 본격적인 진출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음을 시사했다.
툭하면 끊어지는 베트남의 전력 시장은 이미 한판 대결에 들어갔다. 베트남이 연평균 7~8%에 이르는 고도 경제성장에 접어든 만큼 전력수요 급증은 필연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우리 기업은 일본ㆍ러시아ㆍ프랑스 업체들과 2015년경 시작될 베트남 원자력발전 시장에 활시위를 겨누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베트남 '물 시장' 공략에 나섰다. 베트남 하노이시 남서쪽 호아빈성 2개 지역에 하루 2억톤의 생ㆍ공용수를 공급하는 상수도 시설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베트남 호아빈 상수도 개발사업 타당성 조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수자원공사는 내년 2월까지 타당성 조사를 완료 후 내년 7월경 약 3년간의 건설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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