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차 연료 일괄구매로 10억원 혈세 절감…포상금 1500만원 투병 동료들에 '쾌척'

일선 경찰청의 한 직원이 기획예산처로부터 포상금 1500만원을 보따리 채로 받게 됐다. 서울시 관내 112 순찰차가 사용하는 유류를 저가로 일괄구매해 1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절감했다는 이유다. 취재결과 이 직원은 포상금 포상금 전액을 장기 투병중인 동료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져 공무원의 위상을 높였다.

 

훈훈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서울지방경찰청 경무과 장비보급계에서 차량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권원혁(53ㆍ사진) 경위. 권경위는 각 지구대와 파출소가 인근 3~4개의 주유소로부터 개별구매해 오던 112순찰차량의 유류를 최저가를 제시한 정유업체와 일괄 구매계약을 맺어 저렴한 가격에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서울경찰청은 소비자가격보다 리터당 78원 할인된 수준으로 유류를 공급받음으로써 올해만 약 7억600만원의 유류비를 절약했다. 게다가 권경위는 경찰청 산하 기동대 등의 차량이 사용하는 유류가 상당량이라는 사실에 착안, 서울 신월동 등 3개소에 자체 주유소를 운영토록 해 추가로 2억1800만원의 유류비를 절약했다.

 

그동안 일선 경찰서는 시중가에도 못미치는 예산을 받아 인근 주유소와 수의계약 형태로 순찰차를 운행해 왔다. 이렇다 보니 유가가 오를수록 예산이 부족해 졌고 일부 경찰서는 유류대금을 제때 내지못해 주유소가 거래를 꺼리는 문제까지 발생했었다.

 

장성국 기획예산처 예산낭비대응팀 주무관은 “유가가 상승하는 시점에 정유업체와 차량 유류 일괄구매 계약을 성사시켜 할인된 가격으로 순찰차 유류비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권경위의 사례는 기타 지방청에도 귀감이 되고 있다”며 “예산처는 이 같은 점을 인정해 권경위에게 예산성과금 1500만원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경위는 이미 성과금 전액을 투병중인 직원들에게 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상금을 받고 집사람과 상의 끝에 동료경찰 중 장기 투병중인 42명에게 포상금을 돌리기로 결정했다”면서 “포상금을 받은 직후 경찰청장과 상의해 이미 성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권경위는 “상금은 개인의 몫이라기보다 서울경찰 전부의 몫”이라며 “연간 100억원 규모의 차량 유류대금을 효율적으로 쓰게 된 것만도 기쁘다”고 말했다. 권경위는 1981년 경장 신분으로 경찰에 몸담아 1997년부터 경찰청에서 근무해 왔다. 고향은 강원도 홍천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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