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년 여성의 80%가 비만환자임은 이미 잘 알려진 바 이다. 그런데 이 80%의 여성 대부분이 출산 직후 체중이 불어났다고 말한다. 즉 살이 찐 것이 아니라  임신 중 부기가 빠지지 않아 그런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출산 후 부기가 100일 후에도 빠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경우라면, ‘산후비만’으로 보고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보통 임신 기간 중 정상적인 체중 증가는 10-13kg 정도로 보고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산모들의 체중 증가율은 평균 14kg 정도가 되고, 최근 보고에 따르면 15-16kg 까지도 증가되고 있다. 이것은 음식 습관이나 체질이 다른 미국 등의 서구권 국가의 평균 12kg 증가폭보다도 많고, 특히 우리와 생활 습관이 거의 비슷하면서도 10kg 내외의 체중 증가를 보이고 있는 일본에 비해서 큰 폭의 체중 증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주된 이유가 바로 우리나라의 전통적 산후 관리 인식 때문이다.


임신이 되면 무조건 많이 먹고 푹 쉬어야 아이가 잘 자란다는 믿음 때문으로 고열량의 음식을 과잉으로 섭취하며, 출산 이후에도 한 달 이상을 집안에서 평균 5끼 이상의 고열량 식사를 하면서 활동량 또한 줄이기 때문에 급격한 체중 증가가 발생하게 된다. 이것은 마치 스모 선수가 체중을 늘리는 방식과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급격하게 체중이 증가할 경우는 대개 체지방량이 증가한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아무리 살을 빼려고 다이어트를 시도해도 늘어난 체지방만을 감소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몸짱 아줌마처럼 2-3년간의 꾸준한 노력과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날씬한 몸매로 살아가겠다는 여성으로서의 욕심은 당장 버리는 게 현명할 것이다.


또한 출산 후 이어지는 산후비만은 일반 여성비만과는 차이점이 있어 다이어트 방법에도 차이를 두어야 한다. 보통의 여성 비만자들의 경우는 유전적인 요인이라던가, 장기간 동안의 섭취 과잉과 운동 부족 등의 생활습관의 문제, 다이어트의 반복된 실패로 인한 요요현상,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 등의 원인이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산후 비만의 경우는 임신과 출산이라는 여성의 생리적인 전환점을 거치면서 발생되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복부와 엉덩이 허벅지를 중심으로 해서 많은 양의 체지방이 단시간 내에 축적되고, 출산 이후에 태반의 배출과 수유로 인한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것이다.


그래서 산후비만의 경우 그 치료법도 일반비만과는 차별성을 두어야 한다. 단순히 체지방량만을 감량하는데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산후 몸 상태를 산후 종합 검진을 통해 정확히 파악한 후 체중 감량 뿐 아니라, 임신과 출산을 통해 발생한 이상 상태까지 모두 교정하여 출산 전보다 더욱 건강한 몸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후비만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이어트 시작의 시기이다. 그래서 산후 3개월을 놓치지 않고 빨리 체중 감량을 시켜 늘어나 있는 체중조절점(우리의 몸이 현재 체중을 평생 체중으로 인식하는 시점)을 임신 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은 임신기간은 물론이고 산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안에서 꾸준한 운동을 통해 활동량을 많이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산후 다이어트는 건강을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비만 치료로는 기혈이 허하고, 어혈이 쉽게 정체되어 신진대사 체계가 무너져 있는 산후의 특수한 상황을 개선시키지 못하거나, 체중은 감량시킨다고 하더라도 산모의 건강을 망가뜨리기 쉽기 때문이다. 산후 산모의 신체는 간과 신장의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고, 혈액이 부족하기 쉽다. 따라서 담, 탁기, 지, 어혈 등을 치료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신을 보강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결국 비만 치료와 산후 보양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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